게임 업계에서 신생 개발사의 첫 작품은 대개 시장의 검증대를 조용히 통과하지 못한다. 그런데 넥슨에서 프라시아 전기데이브 더 다이버를 총괄한 김대훤 대표가 세운 에이버튼의 첫 MMORPG 제우스: 오만의 신이 출시 직후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 매출 1위에 올랐다1. 거기에 크릿벤처스가 약 60억원 규모 프로젝트 펀드로 두 번째 베팅을 얹었다12. 첫 투자가 팀을 본 돈이었다면, 이번 투자는 숫자를 본 돈이다.

넥슨 출신 창업 첫 작품 양대 마켓 1위 60억 전용 펀드 후속 투자 멀티 타이틀 체제 전환
60억 크릿벤처스가 에이버튼 전용으로 결성한 프로젝트 펀드 규모
1위 '제우스: 오만의 신' 출시 직후 구글·애플 양대 마켓 매출 순위
2종 개발 중인 차기작 수 · 멀티 타이틀 전환의 명분

왜 두 번째 돈은 '전용 펀드'로 왔나

크릿벤처스가 에이버튼에 처음 투자한 것은 2024년이다1. 그 시점의 에이버튼은 시장에 내놓은 게임이 없는 회사였다. 첫 작품 제우스: 오만의 신의 정식 출시는 그로부터 약 2년 뒤인 지난 8월이다1. 즉 첫 투자는 제품이 아니라 사람에 건 돈이었다.

그 '사람'의 이력은 구체적이다. 김대훤 대표는 넥슨에서 프라시아 전기데이브 더 다이버를 비롯한 다수의 게임 개발을 총괄했다1. 대형 개발사 안에서 신규 IP 론칭과 장기 라이브 서비스를 모두 다뤄본 이력이, 결과물이 없던 시기의 신생사에 기관 자금이 들어온 근거였다.

이번 투자의 구조가 이 딜의 성격을 말해준다. 크릿벤처스는 에이버튼 투자를 위해 약 60억원 규모의 프로젝트 펀드를 별도로 결성했다12. 여러 회사에 나눠 담는 블라인드 펀드가 아니라, 이 회사 하나를 겨냥해 조성한 돈이다. 첫 투자가 팀에 대한 가설이었다면, 두 번째 투자는 양대 마켓 매출 1위라는 실측치 위에 놓인 단독 베팅이다.

투자 명분도 명확하다. 게임 개발사에게 첫 작품의 흥행은 기술력과 기획 역량을 시장에서 검증받는 계기이지만, 그 성과가 후속작 개발과 멀티 타이틀 체제 전환으로 이어지려면 장기 운영 역량과 추가 자금이 필요하다1. 이번 60억은 정확히 그 두 번째 문장을 위한 돈이다.

제우스는 기존 MMORPG 문법의 무엇을 바꿨나

제우스: 오만의 신은 언리얼 엔진 5 기반 아트워크와 그리스 신화를 재해석한 세계관, 대규모 전투를 구현한 게임이다1. 그러나 흥행의 설계는 그래픽보다 구조에 있다. 이용자 간 경쟁을 성장 단계가 비슷한 이용자끼리 이뤄지도록 붙여, 상위 소수가 성과를 독식하던 기존 경쟁형 MMORPG의 구조를 참여 기회가 열린 구조로 바꿨다1.

영역기존 경쟁형 MMORPG제우스: 오만의 신
경쟁 매칭성장 격차와 무관한 전면 경쟁성장 단계가 비슷한 이용자끼리 경쟁
성과 배분상위 소수의 성과 독식이용자 참여 기회 확대 설계
플레이 트랙전투 중심 단일 트랙경제 활동 특화 별도 클래스 제공
세계관·아트익숙한 판타지 관습의 반복그리스 신화 재해석 · 언리얼 엔진 5
개발 체제단일 타이틀 의존차기작 2종 병행 · 멀티 타이틀 전환

특히 경제 활동에 특화된 별도 클래스는 눈여겨볼 지점이다1. 전투가 아닌 방식으로도 게임 안에서 역할과 성취를 갖게 하는 설계는, 상위권 전투 이용자만 남고 나머지가 이탈하는 경쟁형 MMORPG의 고질적 이탈 구조를 겨냥한다. 매출 1위라는 결과가 마케팅 화력만의 산물이 아니라는 해석이 가능한 이유다.

검증에서 체제로 — 에이버튼이 밟은 3단계

  1. 이력으로 신뢰를 선매입 결과물이 없던 2024년, 넥슨에서 다수 게임 개발을 총괄한 김대훤 대표의 트랙레코드가 크릿벤처스의 첫 투자를 끌어냈다1. 신생사가 가장 넘기 어려운 '첫 기관 자금'의 벽을 창업자 이력으로 넘었다.
  2. 첫 작품으로 검증 지난 8월 정식 출시된 제우스: 오만의 신이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에서 매출 1위에 올랐다1. 신생 개발사의 기술력과 기획 역량을 시장에서 증명하겠다던 목표가 숫자로 확인된 구간이다.
  3. 자금으로 체제 전환 검증된 실적 위에 60억 후속 투자가 붙었다12. 에이버튼은 이 자금으로 개발 중인 차기작 2종의 완성도를 높이고 멀티 타이틀 개발사로 전환한다는 구상이다1.
"첫 작품으로 신생 개발사의 기술력과 기획 역량을 증명하는 것이 목표였고, 그 가능성을 확인했다."1 — 김대훤, 에이버튼 대표

The Bet — 흥행 한 번이 아니라, 흥행의 재현성

모바일 MMORPG에서 출시 직후 매출 1위는 순간의 스냅숏이다. 크릿벤처스가 산 것은 그 순간이 아니라, 그 순간을 만든 팀의 재현 가능성이다.

The Bet

넥슨에서 라이브 서비스와 신규 IP를 총괄한 팀이 첫 작품으로 양대 마켓 정상을 찍었다면, 같은 팀이 만드는 차기작 2종은 확률이 한 단계 높아진 게임이라는 계산이다1. 그래서 크릿벤처스는 포트폴리오의 한 줄이 아니라 에이버튼 전용 60억 펀드라는 형태를 택했다12. 흥행 한 번이 아니라, 흥행을 반복하는 체제에 건 돈이다.

다음 12개월에 지켜볼 지표 3개

  1. 제우스의 매출 순위 유지력 출시 직후 1위가 스파이크였는지 체력이었는지는 이후의 순위 곡선이 답한다. 김대훤 대표 스스로 "장기적으로 사랑받는 서비스로 운영"을 다음 과제로 꼽았다1. 경쟁 완화·경제 클래스 설계가 이탈률을 실제로 낮추는지가 관전 포인트다.
  2. 차기작 2종의 실체 장르·플랫폼·공개 시점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이번 투자의 명분이 차기작의 완성도와 멀티 타이틀 전환인 만큼1, 차기작의 첫 공개가 이 딜의 중간 성적표가 된다.
  3. 다음 라운드의 성격 프로젝트 펀드는 특정 회사를 겨냥한 자금이다. 제우스의 라이브 실적과 차기작 진척이 쌓인 뒤, 전용 펀드를 넘어선 본격 라운드가 열리는지 — 열린다면 어떤 밸류에이션인지가 이 회사의 티어를 결정한다.
결국 에이버튼이 증명한 것은 게임 한 편이 아니라, 신생사가 첫 작품으로 정상에 오르는 경로 그 자체다.
그 경로가 재현되는지 — 차기작 2종이 다음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