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반도체 시장은 오래도록 데이터센터의 전력과 메모리 대역폭 문제를 중심으로 설명돼 왔다. 그런데 생성형 AI가 단말 안으로 들어오면서 질문이 바뀌었다. 클라우드가 아니라 기기 내부에서 LLM을 돌릴 수 있느냐, 그리고 그 연산을 배터리와 면적 안에서 버틸 수 있느냐다. 그 문제를 SRAM-CIM 기반 NPU IP로 풀겠다는 아티크론에, 정부가 3년·40억원 검증을 붙였다1.
왜 SRAM-CIM 이었나 — 메모리를 줄이는 것이 곧 전력을 줄이는 일이었다
온디바이스 AI의 병목은 모델이 똑똑한가만이 아니다. 더 직접적인 질문은 데이터를 얼마나 자주 옮기느냐다. 일반적인 AI 연산은 메모리에서 데이터를 읽고, 연산기로 보내고, 다시 저장하는 이동 비용을 치른다. 단말 환경에서는 이 이동 자체가 전력과 지연의 핵심 비용이 된다.
아티크론이 겨냥한 SRAM-CIM은 이 비용 구조를 뒤집는 접근이다1. SRAM 내부에서 직접 AI 연산을 수행하면, 메모리와 연산기 사이를 오가는 데이터 이동을 줄일 수 있다. Edge LLM의 경제성은 모델 크기보다 먼저 전력 예산에서 결정된다. 그래서 이 회사가 말하는 NPU IP는 칩 하나의 성능 경쟁이 아니라, 단말 안에서 AI를 상시 구동할 수 있는 구조 경쟁에 가깝다.
이번 과제명은 길지만 핵심은 분명하다. ‘Edge LLM NPU IP 사업화를 위한 SRAM-CIM 기반 Multi-Core 아키텍처 및 자동화 설계 SDK 개발’이다1. 단순 연구 과제가 아니라 IP와 SDK를 함께 묶은 사업화 과제다. 하드웨어 아키텍처만으로는 고객사의 칩 설계에 들어가기 어렵고, SDK만으로는 실리콘 경제성을 설득하기 어렵다. 둘을 같이 제시해야 팹리스·세트업체가 실제 설계 흐름에 넣어볼 수 있다.
더 중요한 지점은 검증 이력이다. 아티크론은 실리콘 테이프아웃을 8회 검증했고, 5nm 삼성파운드리 공정 대응을 공개했다1. 딥테크 스타트업에서 이 숫자는 홍보용 성과가 아니라 리스크의 언어다. 반도체 IP는 데모가 아니라 테이프아웃과 공정 대응으로 신뢰가 쌓인다.
무엇이 다른가 — 전통 NPU 접근과 아티크론의 차이
| 비교 영역 | 전통 방식 | 아티크론 방식 |
|---|---|---|
| 연산 위치 | 메모리에서 데이터를 읽어 연산기로 이동 | SRAM 내부에서 직접 AI 연산을 수행하는 CIM 구조1 |
| 전력 경제성 | 데이터 이동 비용이 단말 전력 예산을 압박 | 약 20 TOPS/W 전력효율을 제시1 |
| 사업화 단위 | 개별 칩 또는 단일 IP 블록 중심 | 멀티코어 NPU IP와 자동화 설계 SDK를 함께 개발1 |
| 검증 신뢰 | 시뮬레이션·프로토타입 단계에서 고객 검토가 지연 | 8회 실리콘 테이프아웃 검증과 5nm 삼성파운드리 대응을 공개1 |
| 시장 타이밍 | AI 연산이 클라우드 중심으로 설계 | Edge LLM과 온디바이스 AI 반도체 IP 수요를 겨냥12 |
스케일업 팁스가 보는 세 가지 문턱
- 첫째, 기술은 단말 전력 예산 안으로 들어와야 한다. 아티크론이 제시한 약 20 TOPS/W 전력효율은 경쟁사 대비 2~6배 우수하다는 설명과 함께 공개됐다1. 이 수치가 중요한 이유는 단말 AI가 피크 성능보다 지속 구동 능력으로 평가되기 때문이다.
- 둘째, IP는 설계 흐름에 들어갈 도구가 있어야 팔린다. 이번 과제는 멀티코어 아키텍처뿐 아니라 자동화 설계 SDK 개발을 포함한다1. 반도체 고객은 새 IP를 사는 것이 아니라, 자사 칩 설계 일정 안에 들어올 수 있는 검증된 블록과 도구를 산다.
- 셋째, 딥테크는 투자와 정부 검증이 다른 리스크를 줄인다. 아티크론은 지난 4월 이노폴리스파트너스와 HB인베스트먼트로부터 30억원 규모 프리시리즈A 투자를 유치했고, 이번에는 중소벤처기업부 스케일업 팁스 R&D 특화형 과제에 선정됐다1. 민간 자본은 시장성을, 정부 과제는 장기 R&D 수행 가능성을 각각 본 셈이다.
The Bet — 정부 검증은 왜 지금 의미가 있나
스케일업 팁스의 의미는 보조금 자체가 아니다. 반도체 IP 회사가 고객사의 설계 채택까지 가려면 공정 대응, 반복 검증, SDK, 장기 R&D 인력이 동시에 필요하다. 3년·40억원 과제는 이 시간을 사는 장치다1. 아티크론의 베팅은 Edge LLM이 ‘앱 기능’이 아니라 ‘칩 설계 요구사항’이 된다는 쪽에 놓여 있다. 그 전제가 맞다면, 전력효율과 면적효율을 동시에 제시하는 IP는 단말 제조사와 팹리스의 검토 테이블에 오를 수 있다. 반대로 온디바이스 AI 수요가 일부 프리미엄 기기 기능에 머문다면, 이 회사의 시간표는 길어진다.
다음 12개월에 지켜볼 지표 3개
- 첫째, SDK가 실제 설계 흐름에 들어가는가. 과제는 자동화 설계 SDK 개발을 포함한다1. 공개 데모보다 중요한 것은 고객사가 자사 워크플로에 넣어 검토할 수 있는 수준의 툴체인이다.
- 둘째, 5nm 대응 이후 검증 범위가 넓어지는가. 아티크론은 5nm 삼성파운드리 공정 대응과 8회 테이프아웃 검증을 공개했다1. 다음 단계는 이 검증이 특정 공정의 성과를 넘어 재사용 가능한 IP 신뢰로 확장되는지다.
- 셋째, Edge LLM 고객군이 누구로 구체화되는가. 현재 공개된 방향은 온디바이스 AI 반도체와 Edge LLM NPU IP 사업화다1. 스마트폰, 자동차, 산업기기 중 어느 시장에서 먼저 채택 논리가 만들어지는지가 밸류에이션의 언어를 바꾼다.
다음은 40억원 과제가 실제 고객 설계 채택으로 이어지는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