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AI는 오랫동안 판독과 문서화에 머물렀다. 화면 위에서 병변을 찾고, 차트 안에서 문장을 정리하는 쪽이 먼저 열렸다. 그런데 다음 전장은 수술실의 물리 세계이고, 코넥티브는 그 전장에 서울대 로보틱스연구소·서울대학교병원·KIST·ETRI·KAIST와 같은 테이블로 들어갔다1. 약 130억원 규모 피지컬 AI 국책과제까지 붙으면서, 이 회사는 정형외과 AI 스타트업에서 자율수술 로봇의 실험 파트너로 위치가 바뀌었다1.

정형외과 데이터근거 중심 AI 모델피지컬 AI 로봇 협력자율수술 기술 검증
130억과기정통부·IITP 피지컬 AI 핵심기술개발 사업 규모1
4곳전국 공모에서 선정된 NRL 2.0 연구소 수 · 최대 10년, 연 100억원 지원1
10만장+코넥티브가 밝힌 검증 데이터 기반 AI 모델 규모3

왜 정형외과 수술이었나 — 몸을 움직이는 AI에는 데이터의 질서가 필요했다

AI가 의료에 들어오는 순서는 대체로 예측 가능한 쪽부터였다. 흉부 X-ray, CT, 병리 이미지처럼 입력과 출력이 비교적 분명한 영역에서 먼저 성과가 나왔다. 그러나 수술은 다르다. 절개, 절삭, 삽입, 고정처럼 손과 기구와 조직이 동시에 움직이고, 같은 질환이라도 환자의 해부학적 조건과 집도의의 판단이 매번 달라진다.

그래서 자율수술 로봇은 단순히 로봇 팔을 잘 만드는 문제가 아니다. 수술 전 영상, 수술 중 위치, 기구의 움직임, 환자별 해부 구조, 결과 예측이 하나의 데이터 흐름으로 묶여야 한다. 코넥티브가 주목받는 지점은 로봇을 말하기 전에 정형외과 데이터를 먼저 쌓아온 회사라는 점이다. 회사는 홈페이지에서 10만장 이상의 데이터로 검증된 근거 중심 AI 모델을 개발한다고 설명한다3.

이번 국책과제의 언어도 이 방향과 맞물린다. 코넥티브는 정형외과 수술 기반 멀티모달 데이터 구축과 합성데이터 고도화를 맡는다1. 수술실의 실제 데이터는 적고 비싸며, 개인정보와 임상 윤리의 제약이 크다. 따라서 자율수술 AI는 실제 데이터만으로는 느리고, 합성데이터만으로는 위험하다. 두 층을 함께 설계할 수 있는 회사가 필요하다.

서울대 로보틱스연구소가 이끄는 H-PAIR Institute, 서울대학교병원과의 대규모 임상 데이터 공동 연구, KIST 총괄 주관 과제, ETRI·한국원자력의학원 등 기관 참여는 이 회사를 단독 플레이어가 아니라 컨소시엄 안의 데이터·도메인 노드로 읽게 만든다1. 피지컬 AI의 핵심은 모델 크기가 아니라, 물리 세계에서 실패 비용을 줄이는 검증 구조다.

전통 수술로봇과 무엇이 다른가

영역전통 수술로봇 접근코넥티브가 들어간 피지컬 AI 접근
핵심 레이어집도의가 조작하는 기구·플랫폼 중심정형외과 수술 데이터와 로봇 지능의 결합1
데이터장비 운용 로그와 병원별 제한 데이터에 의존수술 기반 멀티모달 데이터 구축과 합성데이터 고도화 담당1
검증기기 안전성과 술기 보조 효용 중심무릎 AI의 정확도·임상 효용·비용절감이 국제 학술지에서 검증됐다는 공개 이력2
협력 구조병원 또는 장비사 중심의 폐쇄형 개발서울대 로보틱스연구소·서울대병원·KIST·ETRI 등 연구 네트워크 참여1
목표수술자의 손을 더 정밀하게 보조자율수술 기술 확보를 향한 피지컬 AI 기반 로봇 협력1

코넥티브가 이 테이블에 앉은 세 가지 이유

  1. 정형외과라는 좁은 문제를 택했다. 범용 의료 AI는 넓어 보이지만 임상 워크플로에 깊게 들어가기 어렵다. 코넥티브는 무릎을 포함한 정형외과 영역에서 AI 모델과 수술 데이터 문제를 좁게 잡았다23. 좁은 문제는 시장을 작게 보이게 하지만, 수술로봇에서는 오히려 검증 가능한 단위가 된다.
  2. AI 모델의 근거를 숫자로 공개했다. 회사는 10만장 이상의 데이터 기반 모델, 기술 관련 특허 출원 14건, 이미지 특허 출원 10건, 이미지 저작권 등록 25건, 기술 논문 50건을 공식 홈페이지에 제시한다3. 이 숫자가 제품 성능을 자동으로 보장하지는 않는다. 다만 수술 AI에서 중요한 것은 주장보다 검증 가능한 축적이고, 이 축적은 파트너가 실사를 시작할 수 있는 최소 단서다.
  3. 연구소와 병원의 중간 언어를 갖췄다. 피지컬 AI 과제는 로봇공학, 임상 데이터, 합성데이터, 병원 검증이 함께 움직여야 한다. 코넥티브가 맡은 멀티모달 데이터와 합성데이터 고도화는 연구실의 알고리즘과 수술실의 실제 조건 사이를 잇는 역할이다1. 이 회사가 파는 것은 단순한 소프트웨어가 아니라, 수술 AI가 배울 수 있는 데이터의 문법이다.
근거 중심 AI 모델을 기반으로 정형외과 수술과 로봇 기술을 연결한다는 것이 코넥티브의 공식 포지셔닝에 가깝다.— 코넥티브 공식 홈페이지 및 과제 발표 요약13

왜 이 파트너들이 코넥티브를 골랐나

The Bet

이번 베팅은 코넥티브가 곧바로 완전 자율수술을 상용화한다는 뜻이 아니다. 더 정확히는, 정형외과 수술이라는 제한된 고위험 영역에서 피지컬 AI가 학습할 데이터 구조를 만들 수 있느냐에 대한 베팅이다. 서울대 로보틱스연구소가 이끄는 NRL 2.0은 전국 공모에서 4곳만 선정된 국가 연구 거점이고, 최대 10년간 연 100억원 연구비를 받는 장기 사업이다1. 이런 판에 스타트업이 협력 기업으로 들어갔다는 것은, 기술의 완성보다도 실험의 필수 부품으로 인정받았다는 신호다.

파트너 입장에서도 이유는 분명하다. 피지컬 AI 로봇은 실제 세계에서 움직여야 하고, 의료 영역에서는 그 실패 비용이 다른 산업보다 높다. 병원은 데이터를 갖고 있지만 제품화 속도가 느리고, 연구소는 알고리즘을 갖고 있지만 임상 도메인과 제품 루프가 부족할 수 있다. 코넥티브는 그 사이에서 정형외과 데이터, AI 모델, 수술로봇 적용 가능성을 묶는 역할을 맡는다13.

물론 리스크는 크다. 자율수술은 규제, 임상시험, 책임 소재, 병원 도입 비용을 모두 넘어야 한다. 이번 과제의 참여 기간도 2029년 12월까지 이어지는 장기전이다1. 그래서 지금의 의미는 매출보다 좌표다. 코넥티브가 어느 문제의 중심에 배치됐는지가 달라졌다.

다음 12개월에 지켜볼 지표 3개

  1. 멀티모달 수술 데이터의 실제 범위 공개된 설명은 정형외과 수술 기반 멀티모달 데이터 구축이다1. 앞으로 봐야 할 것은 영상, 수술 계획, 기구 위치, 결과 지표가 어느 수준까지 연결되는지다. 데이터 종류가 많다는 말보다, 수술 의사결정에 쓰일 수 있는 형태인지가 중요하다.
  2. 서울대병원 공동 연구의 임상 결과 회사는 서울대병원과 대규모 임상 데이터 공동 연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1. 다음 신호는 논문, 임상 프로토콜, 후향·전향 연구의 구체성이다. 무릎 AI에서 정확도·임상 효용·비용절감 검증 이력이 언급된 만큼, 로봇 영역에서도 같은 방식의 근거가 필요하다2.
  3. 로봇 파트너십의 제품화 단계 미래컴퍼니 등 로봇·연구 기관이 함께 거론된 만큼, 과제의 산출물이 데모에 머무는지 병원 워크플로와 연결되는지가 관건이다1. 자율수술은 발표보다 검증 시간이 긴 시장이다. 12개월 안에는 완성품보다 데이터 파이프라인, 시뮬레이션, 제한된 술기 단위의 진척을 보는 편이 현실적이다.
결국 코넥티브는 수술실에서 AI가 배울 수 있는 데이터를 판다.
다음은 그 데이터가 로봇의 손끝까지 도달하는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