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업계는 오래전부터 지열을 안정적인 재생 전원으로 봤지만, 대개 육상 시추의 경제성과 입지 제약에 갇혀 있었다. 그런데 AI 데이터센터가 전력 수요를 다시 계산하게 만들었고, 전력망은 더 빠르고 더 큰 기저부하를 요구하기 시작했다2. Endurance Energy 는 그 해답을 육지가 아니라 지구 표면의 70%를 덮은 바다 아래에서 찾겠다고 말한다1. 거기에 파운더스 펀드가 주도한 5,400만 달러, 약 702억원의 Series A 가 붙었다1.
왜 해저 지열이었나 — 전력난은 땅 위에서만 풀리지 않는다
AI 인프라의 병목은 이제 모델만이 아니다. GPU 를 꽂을 건물, 냉각 설비, 송전망, 그리고 무엇보다 전기가 필요하다. SemiAnalysis 는 미국이 2030년까지 85기가와트의 전력 부족을 겪을 수 있다고 봤고, AI 인프라에는 하루 13억 달러 이상이 투입되고 있다고 분석했다2. 이 숫자가 중요한 이유는 간단하다. 전력은 더 이상 백오피스 비용이 아니라 AI 경쟁력의 원가 구조가 됐다.
Endurance Energy 가 겨냥하는 지점은 그래서 태양광이나 풍력의 증설 경쟁과 다르다. 회사는 환태평양 조산대의 해저 열수 자원을 활용해 기가와트급 기저부하 재생에너지를 생산하는 기술을 개발한다고 설명한다1. 핵심은 재생에너지라는 명칭이 아니라, 24시간 꺼지지 않는 전원을 바다 밑에서 꺼낼 수 있느냐다.
지열은 날씨에 덜 흔들리는 전원이다. 다만 지금까지 상업적 확장은 육상 시추, 지질 리스크, 입지 제약, 초기 투자비에 묶여 있었다. Endurance Energy 는 그 제약을 해저로 옮겨 다시 풀겠다는 쪽에 서 있다. 와우테일 보도에 따르면 환태평양 조산대에는 뜨거운 마그마가 해저 지각 곳곳으로 솟아오르지만, 이를 상업용 전력으로 바꾼 사례는 아직 없다고 설명됐다1.
그래서 이번 라운드는 단순한 딥테크 투자보다 더 공격적이다. Founders Fund, Ascend, Construct Capital, Felicis Ventures, First Round Capital, Point72 Ventures, Riot Ventures, Voyager Ventures 등 8개 투자사가 참여했다1. 이들이 산 것은 완성된 발전소가 아니라, AI 시대의 전력 부족이 기존 에너지 조달 방식으로는 충분히 빠르게 풀리지 않을 것이라는 가설이다.
전통 지열과 Endurance Energy 는 무엇이 다른가
| 비교 영역 | 전통 지열 접근 | Endurance Energy 접근 |
|---|---|---|
| 입지 | 육상 고온 지대와 허가 가능한 부지 중심 | 환태평양 조산대 해저 열수 자원에 초점1 |
| 전력 성격 | 지역 단위의 안정 전원으로 제한되는 경우가 많음 | 기가와트급 기저부하 재생에너지 생산을 목표로 제시1 |
| 수요 배경 | 재생에너지 포트폴리오 보완재 | AI 인프라 전력난과 도시 전력 공급 수요를 직접 겨냥12 |
| 실행 조직 | 에너지 개발사와 시추 전문 인력 중심 | 직원 25명 중 12명이 SpaceX 출신이고 CEO Andrew Red 도 SpaceX 출신1 |
| 확장 논리 | 프로젝트별 지질 조건과 허가에 따라 천천히 증설 | 환태평양 조산대에서 5~10년 내 6테라와트 개발 가능성을 주장1 |
이 회사가 풀어야 할 문제는 세 겹이다
- 자원을 전기로 바꾸는 공학 바다 아래 열수 자원은 존재 자체보다 회수 방식이 문제다. Endurance Energy 는 해저 지열을 상업용 전력으로 바꾸겠다고 하지만, 지금까지 이 에너지를 상업용 전력으로 전환한 사례는 보도 기준 공개되지 않았다1. 결국 첫 번째 검증은 열을 안정적으로 끌어올리고 전력으로 변환하는 시스템의 반복성이다.
- 기가와트 단위의 프로젝트 금융 5,400만 달러 Series A 는 딥테크 스타트업에는 큰돈이지만, 발전 인프라에는 시작 자금에 가깝다1. 회사가 주장하는 기가와트급 전원은 실증, 인허가, 해상 작업, 전력 구매 계약, 계통 연결을 모두 통과해야 한다. 기술이 맞아도 프로젝트가 금융상품이 되지 못하면 발전소는 세워지지 않는다.
- AI 전력 수요와의 시간표 AI 인프라 투자는 이미 하루 13억 달러 이상으로 거론된다2. 전력 수요는 지금 발생하는데, 해저 에너지 인프라는 장기 개발 성격을 띤다. Endurance Energy 의 관건은 5~10년 내 6테라와트 가능성이라는 회사 측 주장을 투자자와 전력 구매자가 믿을 수 있는 단계별 이정표로 쪼개는 것이다1.
The Bet — 왜 이 VC 들은 이 베팅을 샀나
Founders Fund 가 주도한 이번 Series A 의 본질은 해저 지열이라는 단일 기술보다, AI 시대 전력 부족이 새로운 에너지 인프라 회사를 만들 것이라는 판단에 가깝다12. 미국 산업 에너지 소비의 약 80%가 2022년 기준 화석연료와 석탄에 의존한다는 EIA 맥락은, 대규모 산업 전력이 아직 깨끗한 기저부하로 충분히 대체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보여준다2. 도서 국가는 전기요금이 미국의 약 7배이고 연료 수입이 GDP 의 최대 13%를 차지한다는 IEA 맥락도 같은 문제를 다른 각도에서 보여준다2. Endurance Energy 가 성공한다면 고객은 친환경 이미지를 사는 것이 아니라, 비싸고 불안정한 연료 의존을 줄이는 전력원을 산다.
투자자 입장에서 매력적인 대목은 기술팀의 출처도 있다. 보도에 따르면 직원 25명 중 12명이 SpaceX 출신이고, CEO Andrew Red 역시 SpaceX 출신이다1. 우주 발사체 경험이 해저 발전소 성공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다만 극한 환경의 하드웨어, 운영 자동화, 고장 허용 설계에 익숙한 팀이라는 신호는 된다. 이 회사의 프리미엄은 에너지 회사라서가 아니라, 어려운 물리 인프라를 빠르게 제품화할 팀이라는 기대에서 나온다.
다음 12개월에 지켜볼 지표 3개
- 해저 실증의 공개 범위 상업용 전력 전환 사례가 아직 공개되지 않은 영역인 만큼, 첫 번째 관찰 지표는 실증 위치, 출력, 운전 시간, 열 회수 방식의 공개 여부다1. 숫자가 공개되지 않으면 시장은 기술 리스크를 가격에 반영할 수밖에 없다.
- 전력 구매자의 등장 AI 데이터센터, 도서 국가, 산업 전력 소비자는 서로 다른 구매 논리를 가진다. 미국의 2030년 85기가와트 전력 부족 전망과 도서 국가의 높은 전기요금 구조가 실제 구매 논의로 연결되는지가 중요하다2.
- Series A 이후 자본의 성격 이번 라운드에는 Founders Fund 를 포함해 8개 투자사가 들어왔다1. 다음 자금은 벤처 라운드인지, 프로젝트 파이낸스인지, 전략적 전력 구매자와 연결된 자본인지가 회사를 다르게 평가하게 만든다.
다음은 기술 데모가 아니라, 전력 시장이 받아들일 수 있는 발전소의 증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