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보안은 오랫동안 "터지고 난 뒤"에 작동했다. EDR·XDR 솔루션은 악성 파일과 수상한 프로세스를 잡아내는 데 능하지만, 경보는 사고가 끝난 다음에야 울린다1. AI 에이전트가 사람을 대신해 앱·데이터·로컬 환경을 오가며 일을 처리하기 시작한 지금, 정상 작업과 위험한 행동의 경계는 갈수록 흐려지고 있다1. 그 빈틈을 파고든 샌프란시스코의 스텔스 스타트업 엔트(Ent)가 공개를 택했고, 거기에 시퀀어캐피털·In-Q-Tel을 포함한 7개 투자사가 1억 달러(약 1,300억원)를 넣었다1.

RiskIQ 창업 → MS 매각Security Copilot 주도엔트 창업 · 스텔스시드 1억 달러 공개
$1억시드 라운드 · 7개 투자사 참여 (약 1,300억원)1
2021RiskIQ → 마이크로소프트 매각 · 창업자 검증 엑싯1
Day 0스텔스 해제와 동시에 자금 공개 · 제품 출시 전 풀 조달

왜 '의도'였나 — AI 에이전트가 위협의 모습을 바꿨다

보안 업계의 오래된 가정은 "위협은 수상한 형태를 띤다"는 것이었다. 알려진 악성 코드 시그니처, 비정상 네트워크 트래픽, 권한 외 프로세스 — EDR과 XDR은 이런 이상 징후를 뒤지는 데 최적화돼 있다1. 그러나 이 방식에는 구조적 맹점이 있다. 탐지는 사고가 완료된 뒤에야 가능하고, 패치는 항상 공격보다 늦다.

AI 에이전트의 등장은 이 맹점을 치명적으로 확장시켰다. 에이전트는 사람처럼 메일을 읽고, 파일을 열고, 외부 API를 호출한다5. 겉모습만 보면 정상 업무와 구분이 안 된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자사 자율 에이전트의 파일 삭제 명령을 가로막는 시나리오를 시연한 것은4, 기업들이 이미 AI 행동 통제 문제를 현실로 체감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사람이 아니라 AI 에이전트가 내부 시스템을 오가며 데이터를 빼내는 공격은, 기존 보안 정책의 틀 바깥에 있다.

엔트가 제시하는 답은 레이어 하나를 더 추가하는 것이다. 기기 위에서 직접 AI 추론을 실행하는 경량 에이전트가 사람과 AI의 모든 행동을 실시간으로 살핀다. 행동이 끝나기 전에 그 의도(intent)를 읽어내고, 정책에 어긋난다면 완료 직전에 막는다. 탐지가 아니라 사전 차단이다1.

공동창업자 엘리아스 마누소스브랜든 딕슨은 이 문제를 안에서 본 사람들이다. 두 사람은 위협 인텔리전스 기업 RiskIQ를 공동 창업했고, 2021년 마이크로소프트에 매각한 뒤 Microsoft Security Copilot 개발을 주도했다1. 엔터프라이즈 보안의 AI 전환이 어떤 공백을 만드는지 직접 목격한 팀이다.

기존 보안 스택과 엔트 — 무엇이 다른가

영역기존 EDR/XDR엔트
탐지 시점사고 발생 후 사후 경보행동 실행 전 사전 차단
모니터링 대상악성 파일·프로세스·시그니처사람·AI 에이전트의 행동 의도
AI 에이전트 위협기존 정책으로 식별 어려움의도 레이어에서 직접 감지·차단
추론 위치클라우드 로그 수집·분석기기 내 온디바이스 AI 추론
대응 방식경보 후 보안팀 수동 개입정책 위반 직전 자동 개입

세 단계로 만들어진 베팅 — RiskIQ에서 엔트까지

  1. RiskIQ — 외부 위협 인텔리전스 전문가로 마누소스와 딕슨은 인터넷 자산 추적·위협 인텔리전스 전문 기업 RiskIQ를 공동 창업했다. 기업 바깥에서 어떤 위협이 오는지를 수년간 분석한 경험은, 나중에 "내부에서 일어나는 의도 기반 위협"을 설계할 때 역전된 시각으로 작동한다1.
  2. Microsoft Security Copilot — 엔터프라이즈 AI 보안의 안쪽 2021년 마이크로소프트 인수 후, 두 사람은 Security Copilot 개발을 주도했다1. 수억 명이 쓰는 플랫폼에서 AI와 보안이 교차하는 지점, 그리고 기존 아키텍처가 어디서 한계에 부딪히는지를 내부에서 확인했다. 그 경험이 엔트의 제품 테제로 이어졌다.
  3. 엔트 — 아무도 선점하지 않은 레이어 두 창업자가 MS를 나와 만든 엔트는 기존 EDR·XDR이 없는 레이어 — 행동 의도의 사전 검사 — 를 온디바이스 AI 추론으로 채운다. 조달된 자금은 엔지니어·영업 인력 확충과 AI 거버넌스 기능 고도화에 쓰일 예정이다1.
"사용자나 에이전트가 무엇을 하려는지 알 수 있다면, 사고가 완료되기 전에 막을 수 있다." — 엔트, 의도 기반 워크스페이스 보안 공식 포지셔닝

The Bet — 시퀀어와 In-Q-Tel이 스텔스 단계에 건 것

The Bet

시퀀어캐피털·In-Q-Tel을 포함한 7개 투자사가 제품이 공개되기 전 스텔스 단계에 1억 달러를 쐈다1. 그 베팅의 전제는 명료하다. AI 에이전트가 기업 환경 안에서 자율적으로 움직이는 시대가 오면, 기존 탐지 중심의 보안 스택은 구조적으로 뒤처진다. 엔트의 온디바이스 의도 추론은 아무도 선점하지 않은 레이어를 먼저 가져가려는 계산이다. 국방·정보 분야에 투자하는 In-Q-Tel의 참여는 정부 조달 수요라는 별개의 시장이 열려 있음을 암시한다1. 창업자 둘이 이미 한 번 빌드하고 한 번 매각한 이력은, 투자사들이 팀 리스크를 낮게 본 근거가 된다.

다음 12개월에 지켜볼 지표 3개

  1. 엔터프라이즈 고객 공개 스텔스 해제 직후 첫 고객사 발표 여부. 금융·헬스케어 등 규제 산업이 첫 레퍼런스로 나오는지가 시장 침투력의 첫 신호다.
  2. AI 거버넌스 표준 연계 NIST·ISO 등 AI 보안 표준화 움직임과 엔트의 정책 레이어가 어떻게 연결되는지. 표준이 엔트의 언어로 쓰인다면 플랫폼 선점 효과가 생긴다.
  3. 시리즈 A 전환 타이밍 시드 1억 달러가 주는 런웨이는 넉넉하지만, 다음 라운드의 조건이 제품·고객 지표에 얼마나 빨리 연결되는지가 밸류에이션 궤적을 결정한다. 공개되지 않았다.
결국 엔트는 AI 에이전트가 적이자 동료인 시대의 '의도 미들레이어'를 판다.
다음은 이 레이어가 기업 보안 스택의 기본값이 되느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