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 시장의 AI 는 오랫동안 공고 작성과 지원자 추천이라는 주변부에 머물렀다. 정작 담당자의 시간을 가장 많이 잡아먹는 서류 평가는, 기업마다 합격 기준이 달라 자동화가 뚫지 못한 마지막 영역으로 남아 있었다. 기업 고객 2,300개사와 구직 회원 9만명을 쌓아 온 그룹바이가 바로 그 영역을 겨냥했다1. 거기에 정부가 3년간 최대 15억원의 검증을 붙였다1.

채용 플랫폼으로 데이터 축적 기업별 합격 기준 학습 자기 진화형 서류 평가 채용 업무 AI 에이전트
15억 딥테크 팁스 R&D 자금 · 3년간 최대, 중소벤처기업부 선정
2,300개사 기업 고객 · 구직 회원 9만명 확보
5배 타사 대비 서류합격률 · 회사 공개 기준

왜 '서류 평가'였나 — 채용 AI 가 마지막까지 뚫지 못한 방

채용 분야의 AI 활용은 이제 공고 작성이나 지원자 추천을 넘어 실제 평가 업무로 들어가고 있다1. 문제는 평가가 추천과 전혀 다른 난이도라는 점이다. 합격과 불합격을 가르려면 기업마다 다른 인재 기준과 과거 채용 데이터를 AI 가 얼마나 정확하게 이해하느냐가 관건이 되고, 업계에서는 바로 이 지점이 기술 경쟁력을 가르는 경계로 꼽힌다1.

더 까다로운 문제는 그 '기준'이 문서로 존재하지 않는다는 데 있다. 어떤 지원서가 통과되는지는 채용 담당자와 면접관의 머릿속에, 회사의 과거 결정 속에 암묵지로 흩어져 있다. 그룹바이가 개발하는 시스템의 핵심은 하나의 평가 기준을 모든 기업에 강제하는 대신, 각 기업의 채용 과정에서 축적되는 데이터를 학습한다는 데 있다1. 명시적으로 정리되지 않은 합격 기준과 면접관 피드백을 AI 가 흡수해 이후 평가에 반영하고, 정확도를 지속적으로 끌어올리는 구조다1.

이 과제로 그룹바이(대표 임진하·박상민)는 중소벤처기업부의 민간투자 주도형 기술창업 지원 프로그램 '딥테크 팁스(TIPS)'에 최종 선정됐다1. 딥테크 팁스는 '초격차 스타트업 1000+'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기술력을 보유한 스타트업에 3년간 최대 15억원의 연구개발 자금과 사업화·마케팅 자금을 연계 지원한다1. 합류 경로도 눈여겨볼 만하다. 초기 투자사 더벤처스의 추천으로 딥테크 트랙에 들어갔다1. 민간 투자사의 베팅 위에 정부 검증이 얹힌 셈이다.

수행 과제명은 '기업 채용 데이터를 활용한 자기 진화형 AI 서류 평가 시스템 개발'. 현재 개발 중인 채용 업무 AI 에이전트 리플로(Reflo) 를 기반으로 한다1. 평가라는 채용의 심장부로 들어가려는 시도이고, 그 재료는 이미 플랫폼에 쌓여 있는 실제 기업 채용 데이터다1.

범용 평가 툴과 무엇이 다른가 — '기준을 배우는' 구조

기존 채용 솔루션과 그룹바이가 만들려는 시스템의 차이는 표로 정리하면 선명하다. 분기점은 평가 기준을 누가, 어떻게 정의하느냐다.

영역범용 채용 솔루션그룹바이 · 리플로
평가 기준하나의 표준 기준을 모든 기업에 적용기업별 합격 기준을 개별 학습
기준의 소재담당자·면접관의 암묵지로 잔존채용 데이터에서 AI 가 추출
면접관 피드백평가가 끝나면 소멸다음 평가에 반영되는 학습 신호
서류 검토 업무담당자가 지원서를 반복 수검토AI 에이전트가 검토·평가 지원
정확도도입 시점에 고정평가가 쌓일수록 지속 개선

이 구조의 함의는 도입 장벽에도 있다. 표준 기준형 솔루션은 도입 즉시 성능이 정해지지만, 학습형 구조는 쓸수록 그 기업에 맞게 정교해진다. 제품 성능이 사용 기간에 비례해 올라가는 구조는 B2B SaaS 에서 이탈을 누르는 가장 확실한 장치다. 다만 이는 설계의 방향이고, 실제 정확도 개선 폭은 3년 R&D 로 증명해야 할 몫이다. 관련 수치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플랫폼에서 에이전트로 — 그룹바이의 3단 구조

이번 선정은 단발 이벤트가 아니라, 플랫폼 회사가 데이터 회사를 거쳐 에이전트 회사로 이동하는 경로 위에 있다.

  1. 플랫폼으로 수요를 모았다 스타트업 채용 플랫폼으로 기업 고객 2,300개사와 구직 회원 9만명을 확보했다1. 홈페이지 기준 2,018개 스타트업이 입점해 있고, 타사 대비 서류합격률 5배를 내세운다4.
  2. 데이터로 기준을 배운다 기업 내부에 명시적으로 정리되지 않은 합격 기준과 면접관의 피드백을 AI 가 학습하고, 이후 평가에 반영해 정확도를 지속 개선한다1. 기술 개발 과정에서 실제 기업 채용 데이터를 활용한다1.
  3. 에이전트로 업무에 들어간다 채용 담당자가 반복 수행하는 지원서 검토와 평가 업무를 AI 에이전트 리플로 가 지원하도록 만드는 것이 3년 과제의 목표다1.
"하나의 평가 기준을 모든 기업에 적용하는 대신, 각 기업의 채용 과정에서 축적되는 데이터를 학습해 평가 정확도를 지속적으로 개선한다." — 그룹바이 딥테크 팁스 수행 과제 요지1

The Bet — 왜 정부 검증이 지금 의미 있나

AI 서류 평가의 역설은, 만들려면 실제 기업의 채용 데이터가 필요한데 그 데이터는 쓸 만한 제품 없이는 모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룹바이는 이 닭과 달걀의 문제를 플랫폼으로 이미 절반쯤 풀어 놓은 상태에서 R&D 에 들어간다.

The Bet

딥테크 팁스가 사 주는 것은 돈이 아니라 시간이다. 3년·최대 15억원의 R&D 자금은 매출 압박 없이 평가 모델을 실제 데이터로 담금질할 유예 기간이고1, 더벤처스의 추천이라는 민간 검증과 중소벤처기업부 선정이라는 공적 검증이 겹치며 초기 B2B 영업에서 가장 비싼 자원인 신뢰를 선지급한다1. 이미 확보한 2,300개사의 채용 과정에서 흘러나오는 평가 데이터가 학습 루프에 들어가는 순간1, 후발 주자가 같은 정확도에 도달하려면 기술이 아니라 데이터 축적의 시간 자체를 따라잡아야 한다.

다음 12개월에 지켜볼 지표 3개

  1. 리플로의 상용 출시 리플로 는 아직 '개발 중'인 에이전트다1. 과제 초년도에 실제 기업 채용 프로세스에 투입되는 버전이 나오는지가 첫 관문이다.
  2. 기업 고객 수의 증가 속도 자기 진화형 구조에서 고객 수는 곧 학습 데이터의 공급량이다. 2,300개사1에서 얼마나 늘어나느냐가 모델 개선 속도를 결정한다.
  3. 정확도의 제3자 지표화 서류합격률 5배는 회사가 공개한 수치다4. R&D 과제를 거치며 평가 정확도가 외부에서 검증 가능한 지표로 나오는지가 기술 신뢰의 분수령이다.
결국 그룹바이는 담당자의 머릿속에만 있던 '합격 기준'을 데이터로 꺼내 파는 회사다.
15억원짜리 3년 동안 리플로가 그 기준을 얼마나 정확히 읽어내는지가, 다음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