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이 세상에 나온 지 20년이 흘렀다. 검색창·앱 아이콘·키보드—사람이 기계의 언어에 맞추는 구조는 그대로다. 그 구조를 AI로 근본부터 다시 설계하겠다는 스타트업이 등장했고, 거기에 11개 기관이 7억 달러를 붙였다1. 직원 70명짜리 회사의 기업가치가 60억 달러로 찍혔다.
왜 이 창업자였나 — 로봇·비행기를 만든 사람이 'AI 어시스턴트'를 세 번째로 선택한 이유
브렛 애드콕의 이력은 단선적이지 않다. 전기 비행기 스타트업 Archer와 휴머노이드 로봇 기업 Figure AI를 잇달아 창업한 그가 2025년 말 다음 문제로 고른 것은 소비자 AI 퍼스널 어시스턴트였다1. 거대 하드웨어 두 분야를 연속으로 베팅한 창업자가 소프트웨어·인터페이스 레이어로 방향을 꺾었다는 것은 타이밍 계산이다. 하드웨어 슈퍼사이클이 임계점을 넘을 때 가치는 인터페이스로 이동한다—그 전환점을 지금으로 본 것이다.
그는 외부 투자자를 설득하기 전에 자기 돈 1억 달러를 먼저 넣었다1. 시리즈A 이전 단계에서 창업자 본인이 최대 단일 베터가 됐다는 신호는 VC 업계에서 희소하다. 스킨 인 더 게임이 이 규모면 라운드 협상력이 창업자 쪽으로 기울고, 투자 조건과 보드 구성이 달라진다.
이번 라운드가 oversubscribed로 마감된 구조는 수요 측면을 보여준다1. 파크웨이 벤처 캐피탈이 리드를 잡고 엔비디아·AMD 벤처스·퀄컴 벤처스·인텔 캐피탈이 한 테이블에 앉았다. 칩 공급망 경쟁사 전체가 같은 딜에 들어간 라운드—이것은 재무 투자가 아니라 플랫폼 사전 확보에 가깝다. 여기에 세일즈포스 벤처스·ARK 인베스트·그레이크로프트·브룩필드·프라임 무버스 랩·타마랙 글로벌이 더해졌다.
하크의 현재 몸집은 직원 70명이다1. 기업가치 60억 달러, 직원 70명—1인당 기업가치가 약 857억원이다. 이 숫자는 프로덕트보다 기대에 먼저 값이 붙은 단계임을 말한다. 동시에 70명이 엔비디아 B200 GPU 기반 자체 데이터센터를 직접 운영한다는 사실은, 이 팀의 인프라 밀도가 이미 비범하다는 방증이다.
세 개의 내기 — 왜 지금, 왜 소비자, 왜 인프라 직접 보유인가
| 비교 영역 | 기존 AI 어시스턴트 | 하크 |
|---|---|---|
| 인터페이스 전략 | 기존 앱·OS 위에 얹히는 래퍼 | 인터페이스 레이어 자체 재설계 |
| 컴퓨팅 구조 | 클라우드 API(오픈AI·구글 등) 의존 | 엔비디아 B200 GPU 자체 데이터센터 직접 운영 |
| 모델 전략 | 서드파티 모델 호출 | 자체 멀티모달 AI 모델 올여름 출시 예정 |
| 창업자 포지션 | VC 자본으로 시작 | 창업자 자기 자본 1억 달러 선투입 후 외부 유치 |
| 투자자 구성 | 재무 투자자 중심 | 칩 공급망(엔비디아·AMD·퀄컴·인텔) + 소프트웨어(세일즈포스) 전략적 결합 |
- 인터페이스 전환점 선점 모바일 앱 생태계는 2008년 이후 17년간 구조가 사실상 고정됐다. AI 에이전트가 앱을 대리 실행하는 레이어가 생기면, 사용자가 앱을 직접 조작하지 않아도 되는 새로운 인터페이스가 탄생한다. 하크는 그 레이어를 OS 수준에서 선점하려 한다1. 온디바이스 AI 추론 칩이 상용화되는 2026~2027년이 그 임계점이라는 계산이다.
- 자체 컴퓨팅 독립성 확보 하크는 엔비디아 B200 GPU 기반 자체 데이터센터를 운영한다1. 클라우드 API를 사지 않고 컴퓨팅을 직접 쌓는 전략은 초기엔 고비용이지만, 모델 커스터마이징·레이턴시·원가 구조에서 외부 의존성을 제거한다. 엔비디아가 이 라운드에 투자자로 참여한 것은 그 전략에 대한 공급자 측 승인이기도 하다.
- 멀티모달 모델 직접 개발 하크는 올여름 자체 멀티모달 AI 모델을 출시할 예정이다1. API 래퍼가 아닌 모델 레이어까지 보유하겠다는 선언이다. 70명 팀이 B200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며 모델을 직접 훈련하는 구조는—성공하면—경쟁자가 단기간에 복제하기 어려운 수직 통합을 만든다.
The Bet — 왜 파크웨이와 11개 기관이 이 베팅을 샀나
이 라운드의 핵심 가설은 인터페이스 레이어의 재편이다. 엔비디아·AMD·퀄컴·인텔이 같은 딜에 나란히 들어갔다는 것은, 칩 업계가 소비자 AI 퍼스널 어시스턴트를 다음 대형 컴퓨팅 수요처로 보고 있다는 뜻이다1. 세일즈포스 벤처스의 참여는 기업용 확장 가능성에 대한 옵션 베팅이다. Figure AI와 Archer를 실제로 만들어낸 브렛 애드콕이 세 번째로 선택한 문제에—자기 돈 1억 달러를 먼저 집어넣고—11개 기관이 초과 청약으로 따라붙었다. 이 베팅의 반대편은 단 하나의 질문이다: 애플·구글·오픈AI의 분산 인프라와 기존 사용자 기반이, 하크의 수직 통합 인프라와 인터페이스 재설계보다 빠르게 같은 결과를 낼 수 있는가.
다음 12개월에 지켜볼 지표 3개
- 올여름 멀티모달 모델 성능 벤치마크 하크가 예고한 자체 멀티모달 AI 모델이 공개 벤치마크에서 어느 위치를 기록하는지가 첫 번째 검증점이다1. GPT-4o·제미나이·클로드 대비 상대 성능이 "자체 인프라 투자"의 정당성을 묻는다. 수치가 공개되지 않으면 그 자체가 시그널이다.
- 사용자 규모와 리텐션 공개 여부 현재 기업가치 60억 달러를 뒷받침하는 MAU·리텐션 지표는 공개되지 않았다1. 시리즈B를 준비하는 시점에 이 숫자가 나올 때, 밸류에이션이 유지되는지 재조정되는지가 결정된다. 공개 지표 없이 다음 라운드로 넘어간다면 물음표가 커진다.
- 70명 팀의 헤드카운트 확장 속도와 배분 구조 7억 달러 자금이 인재 확보·인프라 확장·모델 훈련 중 어느 쪽에 집중되는지가 실행 우선순위를 보여준다1. 1년 안에 팀이 300명을 넘기면 제품 출시 중심, 인프라 투자 비중이 높으면 모델 경쟁력 우선 전략으로 해석할 수 있다.
브렛 애드콕이 세 번째로 선택한 문제가 맞는 문제인지는, 올여름 모델이 처음으로 말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