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재해처벌법 이후 산업현장의 안전관리는 상당 부분 '서류 업무'가 됐다. 위험성평가, 점검표, 교육 기록, 회의록, 전자서명까지 — 안전·보건담당자는 현장보다 사무실 책상에 묶이는 시간이 길어졌다. 그 반복 문서를 AI 안전비서가 대신 쓰게 만든 회사 새임에, 액셀러레이터 씨엔티테크가 투자했다. 금액은 비공개다13.
왜 '안전문서'였나 — 법이 만든 반복 업무가 가장 큰 입구였다
산업안전 소프트웨어 시장에서 가장 꾸준한 수요는 센서나 CCTV 같은 하드웨어가 아니라, 법이 요구하는 '증빙'에서 나온다. 새임이 겨냥한 것도 이 지점이다. 2021년 설립된 이 회사는 스스로를 중대재해처벌법 대응 안전경영 ERP와 AI 안전문서·교육콘텐츠 생성 소프트웨어 개발사로 규정한다13.
핵심 제품 세이프버디(SAFE BUDDY)는 위험성평가 수행, 안전보건예산 관리, 안전보건점검, 안전보건교육, 회의록 작성, 전자서명, 근로자 안전제안 참여, 반기별 이행점검까지 반복 업무를 하나의 흐름으로 표준화·전산화한다. 업종·규모별로 의무 관리해야 하는 안전문서 양식 60여종 이상을 최신 법령 기준으로 제공한다1. 양식을 찾는 일부터 서명을 받는 일까지, 담당자가 손으로 돌리던 공정 전체가 소프트웨어 안으로 들어왔다.
AI가 붙는 자리는 '초안'이다. 산업안전 법령·매뉴얼과 고객사별 지침·기준을 반영한 RAG(검색증강생성) 기반 AI가 고객사 현장 상황을 반영한 안전문서 초안을 자동으로 작성·추천한다13. 범용 챗봇이 아니라 법령과 사내 기준을 참조 데이터로 묶었다는 점이, 이 회사가 '산업안전 특화'를 내세우는 근거다. 법령 문서에서 틀린 초안은 곧 법적 리스크이므로, 참조 범위를 좁힌 설계는 선택이 아니라 전제에 가깝다.
두 번째 축은 교육이다. AI 안전보건교육 시스템 세이프에듀와 스마트건설 안전 통합 대시보드가 세이프버디 옆에 놓인다1. 회사 홈페이지는 세이프에듀에 AI 안면인식 기반 집중도 분석과 다국어 교육자료 자동 생성 기능을 소개한다. 문서·교육·점검·전자서명·증빙 관리를 한 흐름으로 묶는 것 — 투자자 씨엔티테크가 이 팀의 실행력을 평가한 문장도 정확히 이 구조를 가리킨다3.
타깃도 분명하다. 회사는 투자 발표에서 국내·외 중·소규모 사업장의 스마트 안전관리체계 구축을 목표로 들었다. 안전관리자가 없거나 한 명이 여러 현장을 맡는 사업장에서, 양식과 법령을 아는 소프트웨어가 안전관리자 역할의 일부를 대신한다는 구상이다. 담당자를 사무실 문서작업에서 빼내 현장으로 돌려보내는 것이 회사가 말하는 효용이다1.
전통 안전관리 vs 새임 — 5개 영역에서 무엇이 달라지나
아래 표의 '전통' 열은 안전관리자가 없거나 한 명뿐인 중소 사업장의 일반적인 모습이다. 새임이 투자금 용도로 중·소규모 사업장을 지목한 것도 이 간극 때문이다1.
| 업무 영역 | 전통 안전관리 | 새임 연결 사업장 |
|---|---|---|
| 안전문서 작성 | 담당자가 양식을 찾아 수기·엑셀로 작성 | 60여종 양식 기본 제공 · RAG AI가 초안 자동 작성1 |
| 법령 변경 반영 | 개정 때마다 담당자가 직접 확인·수정 | 최신 법령 기반으로 양식 유지1 |
| 안전보건교육 | 집체교육 · 종이 출석부 · 자료 수작업 | 세이프에듀 AI 안전보건교육 시스템1 |
| 서명·증빙 | 종이 서명, 파일 보관, 점검 때 재취합 | 전자서명 · 반기별 이행점검을 한 흐름에서 처리1 |
| 현장 데이터 | 현장별 분산, 수기 집계 | 스마트건설 안전 통합 대시보드1 |
레퍼런스를 쌓은 순서 — 대기업 PoC에서 제3자 검증까지
- 대기업 PoC로 검증 현대건설과는 PoC와 실증을 통한 서비스 검증·고도화를 수년째 이어오고 있다. 대기업·스타트업 협업 사례로 소개될 만큼 긴 호흡의 실증이다13. 회사 홈페이지 연혁에는 2023년 DL이앤씨 오픈이노베이션 1위와 2025년 4월 현대건설과의 AI 기반 스마트 안전보건교육 시스템 공동 특허 등록이 올라 있다. 실증 파트너가 공동 특허권자가 된 셈이다.
- 고객사를 업종별로 넓혔다 현대건설, DL이앤씨, 알스퀘어디자인, 신일, 한국수자원조사기술원, 씨에이치엠 등을 고객사로 확보해 건설·제조업 현장관리, 대형건축물 안전 유지관리, 공공기관 안전관리 세 영역에서 초기 레퍼런스를 만들었다1. 건설 한 업종에 머물지 않고 제조·시설관리·공공으로 레퍼런스를 분산한 것이, 이 회사를 '건설 솔루션'이 아니라 '산업안전 SaaS'로 읽게 만드는 이유다.
- 제3자 검증을 쌓았다 2025년 세이프버디 GS인증 1등급 획득, 2025 스마트건설 EXPO 공모전 최우수상, 한국건설안전학회 국회의원 표창이 이어졌다. 2026년에는 K-StartHub(SVC) 입주사 선정과 창업성장기술개발사업 디딤돌 서울형 R&D 선정이 더해졌다1. 수상은 매출이 아니다. 다만 공공·대기업 조달에서 '인증 없는 SaaS'가 겪는 문턱을 낮추는 장치이긴 하다.
The Bet — 씨엔티테크는 '규제 대응'이 아니라 '업무흐름'을 샀다
씨엔티테크의 평가는 명확하다. 새임을 규제 대응 솔루션이 아니라, 산업현장의 반복적인 안전관리 업무를 데이터와 AI 기반 업무흐름으로 전환하는 기업으로 봤다. 근거로 든 것은 대기업·공공기관 레퍼런스, 현장 친화적인 UX, AI 문서 자동화 역량 세 가지다3. 전화성 대표는 중대재해처벌법 대응을 넘어 건설·제조·시설관리 등 고위험 산업군 전반으로 확장될 잠재력을 짚었다1. 법이 만든 수요로 들어가 업무흐름을 장악하면, 법이 바뀌어도 자리는 남는다 — 이것이 이 베팅의 논리다. 다만 규모는 작게 봐야 한다. 금액은 비공개이고, 와우테일의 3분기 집계에서 새임은 '단계 비공개 · 건설'로 분류된 비공개 거래 57건 중 하나다2.
시장 지형도 같이 읽어야 한다. 2026년 3분기 국내 스타트업 투자는 124건, 공개 금액 합계 1조 6,935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29% 줄었다. 시드 단계는 39건으로 가장 많았지만 합계는 131억원에 그쳤고, 메가딜은 로보틱스로 쏠렸다2. 안전 SaaS 같은 버티컬 B2B는 이 지형에서 액셀러레이터 단계 투자로 출발하는 경우가 많다. 새임의 라운드도 금액을 공개하지 않은 액셀러레이터 투자이고, 씨엔티테크는 '스마트건설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팅 및 오픈 이노베이션' 프로그램을 통해 사업모델 고도화와 투자 역량 제고를 함께 돕고 있다13.
리스크도 같은 자리에 있다. 법령 기반 수요는 규제가 완화되면 줄어들고, RAG 초안의 오류는 소프트웨어 버그가 아니라 법적 책임 문제로 번진다. 대기업 PoC가 길어질수록 레퍼런스와 리스크가 동시에 커진다는 점도 마찬가지다. 씨엔티테크가 산 것은 이 리스크를 감수할 만큼 '업무흐름 장악'이 가치 있다는 판단이다3.
다음 12개월에 지켜볼 지표 3개
- 중소 사업장 유료 도입 수 회사가 투자금 용도로 명시한 것은 세이프버디·세이프에듀의 현장 도입 확대다1. 회사 홈페이지는 적용사업장 47곳, 가입 근로자 9,000명 이상을 표시한다. 대기업 레퍼런스가 아니라 안전관리자 없는 사업장의 유료 전환이 실제로 늘어나는지가 핵심이다.
- 현대건설 PoC의 다음 단계 수년째 이어진 PoC·실증이 정식 계약이나 전사 확산으로 이어지는지 봐야 한다13. 전환되면 레퍼런스가 매출로 바뀌고, 전환되지 않으면 '긴 실증'이 '긴 무상 검증'으로 읽히기 시작한다.
- AI 자동작성의 정확도와 후속 라운드 RAG 기반 초안 작성 기능의 고도화가 투자 용도에 들어 있다1. 법령 문서에서 AI의 오류는 곧 법적 리스크다. 이 기능이 어디까지 검증되는지, 그리고 다음 라운드에서 금액과 리드 투자자가 공개되는지가 이 회사의 티어를 가른다.
그 서류가 현장의 사고를 실제로 줄였다는 데이터가, 다음 이야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