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코드 웹빌더는 오랫동안 "누구나 만든다"를 팔았다. 그리드에 블록을 얹으면 빠르지만, 대행사와 디자이너가 의도한 반응형 디자인을 픽셀까지 옮기는 일은 늘 빌더의 바깥이었다. 그 경계에 Qshop 운영사 스퀘어스가 스튜디오 에디터를 놓았다1. 초보자용 클래식 에디터 위에 전문 제작자용 층을 하나 더 얹어, 새 수요를 연 제품이다.
왜 '전문 제작자'였나 — 쉬운 빌더가 비워둔 두 번째 자리
큐샵의 출발점은 클래식 에디터다. 그리드 기반으로 프레젠테이션을 만들듯 사이트를 빠르게 구성하고, AI 홈페이지 생성 기능이 함께 붙어 있었다1. 진입 장벽을 낮추는 데는 충분한 설계다. 그러나 이 방식은 구조적으로 빠름을 정밀함과 맞바꾼다. 요소를 칸에 얹는 순간, 간격과 정렬은 사용자가 아니라 칸이 정한다.
웹 제작 대행사와 디자이너에게 이 제약은 부가 기능의 문제가 아니라 도구를 고르는 기준 자체다. 의도한 디자인이 반응형 화면에서 무너지면 결국 코드로 돌아가야 하고, 그 순간 노코드를 쓸 이유가 사라진다. 스퀘어스가 스튜디오 에디터에서 가장 먼저 내세운 것도 기능 목록이 아니라 전문 제작자가 의도한 디자인을 반응형 화면에 그대로 구현한다는 한 문장이었다1.
방법은 스택 구조다. 화면 요소의 크기·간격·정렬·배치 위치를 픽셀 단위로 조정할 수 있고, 폰트와 색상 값을 한 번 지정해 두면 페이지 전체에서 같은 값을 골라 쓴다1. 디자인이 제각각 흩어지지 않게 잡아 두는 이 장치가 전문 제작자를 반복 배치 작업에서 빼내 완성도에 집중하게 만든다는 것이 회사 설명이다1.
눈여겨볼 대목은 클래식 에디터를 버리지 않았다는 점이다. 큐샵은 초보자용 클래식과 전문가용 스튜디오를 함께 제공하며 제작 환경의 폭을 넓혔다고 밝혔다1. 한 플랫폼 안에 두 층의 고객을 두면, 초보자로 들어온 사용자가 제작을 대행사에 맡기거나 스스로 정밀 편집으로 올라갈 때 플랫폼을 떠나지 않아도 된다. 쉬운 빌더가 비워둔 두 번째 자리를 남에게 내주지 않고 같은 계정 안에서 채우는 구조다.
그리드 빌더 vs 스튜디오 에디터 — 무엇이 달라졌나
그리드와 스택의 차이는 화면이 좁아질 때 드러난다. 그리드는 칸을 기준으로 요소를 재배열하기 때문에 빠르게 반응형을 만들 수 있지만, 제작자가 정한 간격과 정렬이 칸의 규칙에 밀린다. 스택은 요소 사이의 관계를 제작자가 직접 지정하므로, 화면 크기가 바뀌어도 의도한 배치가 유지된다. 스퀘어스가 반응형 정밀 디자인을 이번 발표의 첫 번째 키워드로 둔 이유가 여기에 있다1.
차이는 다섯 지점에서 갈린다. 배치 방식, 디자인 값의 관리, AI가 개입하는 단위, 반복 요소의 처리, 그리고 누가 쓰느냐다. 왼쪽 열은 클래식 에디터를 포함한 그리드 기반 빌더의 일반적인 작업 방식이고, 오른쪽 열은 8월 14일 공개된 스튜디오 에디터의 사양이다1.
| 영역 | 그리드 기반 빌더 (클래식 에디터 포함) | 큐샵 스튜디오 에디터 |
|---|---|---|
| 레이아웃 방식 | 그리드 칸에 요소를 얹어 프레젠테이션처럼 구성 | 스택 구조 · 크기·간격·정렬·위치를 픽셀 단위로 조정1 |
| 디자인 일관성 | 페이지마다 폰트·색상을 따로 지정, 흩어지기 쉬움 | 폰트·색상 값을 한 번 지정해 페이지 전체가 공유1 |
| AI 개입 단위 | AI 홈페이지·이미지·텍스트 생성 (사이트 전체 단위) | 여기에 섹션·페이지 단위 AI 재구성·수정 추가1 |
| 반복 요소 관리 | 사이트마다 일일이 수정 | 마스터 컴포넌트 수정 → 모든 인스턴스에 자동 반영1 |
| 주 사용자 | 초보자 | 웹 제작 대행사 · 디자이너 · 브랜드/마케팅 조직1 |
표에서 가장 큰 변화는 네 번째 행이다. 사용자가 스택 블록으로 만든 배너·소개 카드·버튼 묶음·공통 안내 영역을 컴포넌트로 저장하면 여러 페이지에서 다시 쓸 수 있고, 원본인 마스터 컴포넌트를 고치면 연결된 모든 인스턴스 컴포넌트에 변경이 자동 반영된다1. 사이트마다 일일이 수정하던 반복 요소가 한 번의 작업으로 끝난다는 뜻이다1. 이것은 디자인 협업 도구의 문법이지, 지금까지 국내 노코드 웹빌더가 앞세우던 문법은 아니었다.
정밀함에서 운영으로 — 스튜디오 에디터가 굴러가는 세 단계
스튜디오 에디터의 기능은 제작에서 끝나지 않고 운영으로 이어지도록 배열돼 있다. 정밀하게 짓고, 값과 컴포넌트로 묶고, AI 와 담당자가 이어받는 순서다. 각 단계는 앞 단계가 만든 자산을 그대로 물려받는다1.
- 스택으로 정밀하게 짓는다 전문 제작자가 스택 구조 위에서 요소의 크기·간격·정렬·위치를 픽셀 단위로 잡는다1. 반응형 화면에서도 의도한 디자인이 그대로 유지되는 것이 이 단계의 목표다. 버튼과 이미지에 내부·외부 페이지 이동은 물론 전화·문자·이메일 연결을 거는 기능은 기존과 같지만, 더 정교하게 배치할 수 있어 제품 소개·이벤트·상담 신청 랜딩페이지처럼 방문자 행동을 유도하는 화면의 완성도가 올라간다1.
- 디자인 값과 컴포넌트로 묶는다 폰트·색상 값을 한 번 정해 페이지 전체가 공유하고, 반복되는 디자인은 컴포넌트로 저장한다1. 동일 계정으로 운영하는 여러 페이지와 사이트에 걸쳐 마스터를 고치면 인스턴스가 따라오는 구조가, 제작이 끝난 뒤 운영 단계의 비용을 결정한다1.
- AI 와 담당자가 이어서 운영한다 클래식 에디터의 AI 홈페이지·이미지·텍스트 생성에 더해, 스튜디오 에디터는 섹션·페이지 단위 AI 생성을 지원한다. 사이트 전체를 새로 만들지 않고 필요한 영역만 골라 다시 구성하거나 수정할 수 있다1. 브랜드·마케팅 담당자는 저장된 컴포넌트 안에서 문구·이미지·프로모션 영역만 직접 고쳐 캠페인과 상품 출시에 대응한다1.
The Bet — 왜 지금 이 제품이 타이밍인가
제품 하나를 더 낸 것으로 읽으면 이번 발표는 작다. 그러나 누구를 향해, 어떤 자금과 어떤 외부 신호 위에서 냈는지를 겹쳐 보면 베팅의 윤곽이 드러난다. 스퀘어스는 2025년 6월 현대투자파트너스 주도로 신용보증기금과 스트롱벤처스가 참여한 22억원 규모 시리즈A 를 유치했고1, 그로부터 1년여 뒤인 2026년 8월 11일 마크앤컴퍼니가 발표한 혁신의숲 어워즈 2차 후보 30개사 명단에 들었다23. 그 사흘 뒤에 나온 것이 스튜디오 에디터다1.
스퀘어스의 베팅은 세 겹이다. 첫째, AI 생성이 홈페이지 전체를 만들어 주는 단계를 지나 섹션·페이지 단위 편집으로 내려왔다는 것1. 한 번에 만들어 주는 AI는 초보자에겐 충분하지만 전문 제작자에겐 손볼 수 없는 결과물이다. 필요한 영역만 골라 다시 구성하는 AI는 그 벽을 낮춘다. 둘째, 자체 사이트를 운영하는 브랜드·마케팅 조직을 대행사·디자이너와 같은 타깃으로 묶었다는 것1. 제작은 전문가가 하고 운영은 담당자가 하는 분업을 마스터-인스턴스 컴포넌트가 받친다. 셋째, 22억원 시리즈A 를 받은 지 1년여 지난 시점에서1 혁신의숲 어워즈 2차 후보 30개사에 이름을 올렸다는 것23. 이 어워즈는 서비스 방문자 수·소비자 거래액·고용인원 추이·투자 이력 같은 비즈니스 지표로 최근 1년의 성장세를 본다3. 제품 확장을 뒷받침할 성장 신호가 회사 바깥에서도 잡히기 시작했다는 뜻이다.
다음 12개월에 지켜볼 지표 3개
- 스튜디오 에디터의 실제 채택층 대행사와 디자이너가 클라이언트 프로젝트 단위로 쓰는지, 브랜드 조직이 자체 운영에 쓰는지에 따라 이 제품의 성격이 갈린다. 회사가 밝힌 타깃은 두 층 모두다1. 대행사가 주력이 되면 프로젝트 수와 납품 속도가, 브랜드 조직이 주력이 되면 캠페인 대응 빈도가 핵심 지표가 된다. 사용자 수와 요금 체계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 한 계정에 얹히는 사이트 수 컴포넌트 기능은 동일 계정으로 여러 페이지와 사이트를 운영하는 사용자를 전제로 설계됐다1. 대행사 한 곳이 여러 클라이언트 사이트를 큐샵 위에 올리는 패턴이 실제로 나타나는지가 이 기능의 존재 이유를 증명한다. 사이트 수가 늘수록 마스터 컴포넌트 하나의 수정이 아끼는 시간도 커지므로, 이 지표는 락인의 강도를 그대로 보여 준다.
- 혁신의숲 어워즈 결과와 후속 투자 2차 후보 30개사에 대한 회원 투표는 8월 11일부터 24일까지 진행돼 회차별 상위 5개사를 뽑고, 11월 최종 결선을 거쳐 12월 시상식에서 결과가 나온다3. 시리즈A 이후 후속 라운드는 공개되지 않았다.
그 두 번째 층에 대행사가 실제로 올라타는지가, 다음 이야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