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 소송은 오랫동안 시간과 인건비가 방어력 그 자체인 시장이었다. 침해 여부를 따지기 전에, 변호사와 전문 검색 인력이 선행기술과 청구항을 몇 주씩 뒤져야 했다. 그런데 스웨덴 스톡홀름의 스틸타가 이 첫 분석 구간을 에이전트 AI 로 압축하겠다고 나섰고, 거기에 1,050만 달러, 한화 기준 136.5억원의 시드 자금이 붙었다1. 라운드를 주도한 쪽은 앤드리슨 호로위츠, 참여자는 와이콤비네이터1.

특허 번호 입력대규모 문헌 탐색청구항별 근거 정리소송 전략의 초안
1,050만 달러Seed 라운드 · a16z 주도, Y Combinator 참여1
1.43조+특허 1억8,000만 건, 과학 출판물 2억5,000만 건, 웹 아카이브 1조 건 이상 탐색1
30분무선 네트워킹 특허 시연에서 868건의 선행기술 후보 도출1

왜 특허 소송 분석이었나

특허는 AI 가 읽기 좋은 문서처럼 보이지만, 실제 업무는 단순 검색이 아니다. 핵심은 청구항의 문장을 분해하고, 그 문장과 대응되는 과거 기술의 근거를 찾아, 무효성·침해·자유실시 분석으로 연결하는 일이다. 스틸타가 겨냥한 지점은 법률 문서 작성의 마지막 문장이 아니라, 소송과 라이선스 협상 전에 반드시 지나야 하는 증거 탐색의 병목이다.

스틸타는 특허 번호를 입력하면 여러 AI 에이전트가 특허, 과학 논문, 웹 아카이브, 미국 특허청 심사 이력 등을 탐색한다고 설명한다1. 이 구조가 중요한 이유는 한 데이터베이스 안에서 답을 찾는 검색 제품과 다르기 때문이다. 선행기술은 특허 문헌에만 있지 않다. 논문, 오래된 웹 페이지, 심사 과정의 기록, 제품 설명서처럼 흩어진 흔적이 방어 논리의 핵심이 될 수 있다.

회사가 내세우는 탐색 범위는 특허 1억8,000만 건, 과학 출판물 2억5,000만 건, 웹 아카이브 1조 건 이상이다1. 숫자만 보면 데이터 커버리지 경쟁처럼 보이지만, 진짜 포인트는 그 다음 단계다. 시연에서는 무선 네트워킹 특허를 대상으로 약 30분 만에 868건의 선행기술 후보를 찾고, 청구항별 근거를 차트로 정리했다1.

이것이 곧 변호사를 대체한다는 뜻은 아니다. 오히려 반대다. 스틸타의 초기 가치는 최종 법률 판단이 아니라, 전문가가 검토할 수 있는 후보군과 근거 표를 빠르게 만드는 데 있다. 특허 소송의 비용 구조에서 첫 번째로 자동화될 영역은 판단이 아니라 탐색이다.

전통 특허 리서치와 스틸타는 무엇이 다른가

영역전통 방식스틸타 방식
시작점검색어와 분류체계를 사람이 설계특허 번호 입력 후 에이전트가 탐색 범위 확장1
데이터 레이어특허 데이터베이스 중심특허·논문·웹 아카이브·USPTO 심사 이력 결합1
결과물후보 문헌 목록과 수작업 메모청구항별 근거 차트와 무효성·침해·FTO 분석 지원1
속도사안별로 긴 리서치 사이클 필요시연 기준 약 30분 만에 868건 후보 도출1
확장성전문 인력 투입량에 비례스톡홀름 인력 채용과 뉴욕 사무소 설립으로 GTM 확장 계획1

비교의 핵심은 AI 가 문서를 요약한다는 사실이 아니다. 특허 리서치는 검색어 하나를 잘못 잡으면 전체 방어 전략이 빗나간다. 그래서 좋은 분석자는 관련 기술의 변형 표현, 오래된 구현 방식, 심사 과정에서 이미 다뤄진 논리를 함께 본다. 스틸타는 이 탐색의 폭을 에이전트 구조로 넓히려 한다.

특히 자유실시, 즉 FTO 분석까지 언급한다는 점은 방어 소송만 겨냥한 제품이 아니라는 신호다1. 기업은 제품 출시 전에도 특허 리스크를 점검해야 하고, 인수합병이나 라이선스 협상 전에도 같은 질문을 반복한다. 이 반복성이 SaaS 의 자리를 만든다.

스틸타가 먼저 증명해야 할 3단계

  1. 검색 품질의 신뢰성 868건의 후보를 빠르게 찾는 것과, 그중 실제로 법률 전략에 쓸 수 있는 근거를 가려내는 것은 다른 문제다1. 스틸타는 탐색 속도뿐 아니라, 청구항별 근거의 정확도와 재현성을 고객 현장에서 입증해야 한다.
  2. 전문가 워크플로 안착 이 제품은 변호사나 특허 전문가가 이미 쓰는 검토 흐름에 들어가야 한다. 회사가 무효성·침해·FTO 분석 지원을 내세운다는 점은, 단독 챗봇보다 사건 검토의 중간 산출물을 겨냥한다는 뜻이다1.
  3. 엔터프라이즈 신뢰 확보 스틸타는 제품을 2026년 2월 공식 출시했고, 이후 로슈, 알파라발, 머스크 등을 고객으로 확보했다고 밝혔다1. 초기 고객의 이름은 강하지만, 실제 반복 사용과 계약 확대 여부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스틸타의 공식 포지셔닝은 특허 분석을 완전 자동화해, 방어 가능한 첫 분석 결과를 더 빠르게 만드는 것이다3.— 스틸타 공식 홈페이지

왜 a16z는 이 베팅을 샀나

The Bet

앤드리슨 호로위츠가 산 것은 법률 AI 의 넓은 구호가 아니라, 특허 소송이라는 고비용·고반복·고전문 업무의 첫 병목이다1. 특허 분쟁에서 리서치 품질은 협상력과 직결되고, 기업 고객은 좋은 방어 근거에 비용을 지불할 명확한 이유가 있다. 스틸타의 베팅은 변호사를 없애는 것이 아니라, 변호사가 처음 보는 증거 지형을 바꾸는 데 있다.

창업 배경도 이 서사와 맞물린다. 스틸타는 2025년 12월 맥킨지 출신 엔지니어 4명이 설립한 회사로 알려졌다1. 제품 공식 출시는 2026년 2월이다1. 설립과 출시, 시드 라운드가 매우 짧은 간격으로 이어졌다는 것은 시장이 아직 정리되기 전, 제품 카테고리를 먼저 차지하려는 움직임으로 읽힌다.

다만 경쟁은 이미 형성되고 있다. 특허 업무용 AI 시장에서는 패틀리틱스솔브 인텔리전스도 최근 대규모 투자를 유치하며 경쟁 구도가 빠르게 만들어지고 있다고 보도됐다1. 따라서 스틸타의 우위는 단순한 모델 성능만으로 유지되기 어렵다. 데이터 접근, 워크플로 통합, 고객 보안 요구, 법률 전문가의 검증 습관까지 제품 안에 들어와야 한다.

다음 12개월에 지켜볼 지표 3개

  1. 고객군의 반복 사용 로슈, 알파라발, 머스크 같은 초기 고객 이름은 강한 출발점이다1. 다음 질문은 이들이 파일럿을 넘어 반복 계약과 팀 단위 사용으로 확장되는가다.
  2. 뉴욕 진출의 실제 속도 조달 자금은 스톡홀름 내 엔지니어링·시장 진출 인력 채용과 연내 뉴욕 사무소 설립 준비에 쓰일 계획이다1. 미국 특허 소송 시장에 가까워지는 속도가 매출 전환의 속도와 맞물릴 가능성이 크다.
  3. 분석 결과의 방어 가능성 공식 홈페이지는 완전 자동화로 약 17분 만에 방어 가능한 첫 분석 결과를 도출한다고 설명한다3. 시장이 확인해야 할 것은 시간이 아니라, 그 결과가 실제 전문가 검토에서 얼마나 자주 채택되는가다.
결국 스틸타는 특허 소송의 첫 장, 즉 무엇을 찾아야 하는지조차 불명확한 시간을 판다.
다음은 속도가 아니라, 그 속도가 법정과 협상 테이블에서 신뢰로 바뀌는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