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전문은행이 '예금과 대출'의 울타리 안에 머무는 동안, 전통 시중은행들은 증권·펀드·신탁을 하나의 앱 안에 묶어 고객 자산을 관리해 왔다. 그 구조적 격차를 채울 라이선스 하나가 오래 빠져 있었다. 토스뱅크는 2026년 5월 금융위원회로부터 집합투자증권 투자매매업·투자중개업 금융투자업 본인가를 받았다1. 이미 23조 7,000억원이 지나간 '목돈 굴리기' 위에, 이제 펀드 판매권이 얹혔다1.

인터넷전문은행 출범목돈 굴리기 23.7조 연계금융투자업 본인가 획득종합 자산관리 플랫폼 전환
23.7조목돈 굴리기 누적 연계 금액 · 2025년 말 기준1
968억2025년 당기순이익 · 2년 연속 흑자5
4연속포브스 '세계 최고 은행' 국내 1위 선정3

왜 '펀드'를 23조 뒤에 꺼냈나

인터넷전문은행에 금융투자업 라이선스를 붙이는 것은 선택이 아니라 타이밍의 문제였다. 토스뱅크는 2025년 7월 예비인가를 취득한 뒤, 인력 확충과 IT 시스템 구축에 약 6개월을 쏟아 2026년 1월 본인가를 신청했다1. 최종 본인가까지 예비인가 취득으로부터 약 10개월이 걸린 셈이다. 속도보다 준비에 무게를 둔 행보다.

그 10개월의 준비가 의미 있는 이유는 '목돈 굴리기' 수치가 먼저 보여 줬다. 고객의 단기 유동 자금을 금융상품에 연계하는 이 서비스는 2025년 말 기준 누적 연계 금액 23조 7,000억원을 넘어섰다1. 수십 조 원 규모의 자금이 이미 토스뱅크 앱 안에서 움직이고 있었다는 뜻이다. 펀드는 이 흐름이 자연스럽게 도달할 다음 목적지였다.

펀드 라이선스는 '연계'를 '보유'로 전환하는 열쇠다. 목돈 굴리기가 자금을 외부 금융상품과 이어 주는 구조였다면, 직접 판매는 그 자금이 토스뱅크 생태계 안에서 운용되도록 한다. 고객 자산이 앱 밖으로 빠져나가지 않는 경로가 처음으로 완성된다.

수익 구조 측면에서도 변곡점이다. 토스뱅크는 2025년 당기순이익 968억원으로 2년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5. 이 흑자는 이자 수익 중심의 구조에서 나왔다. 펀드 판매가 본격화하면 운용보수 기반 비이자 수익이 새로운 선으로 합산된다. 이자 마진에만 기대지 않아도 되는 수익 구조가 처음으로 열리는 시점이다.

인터넷은행 vs 시중은행 — 자산관리 역할의 실질적 차이

비교 영역기존 시중은행토스뱅크 (본인가 후)
투자 상품 접근창구 방문 또는 별도 증권·투자 앱 이동 필요토스 앱 단일 UX 안에서 예금·연계·펀드 통합1
단기 유동 자금 연계CMA·MMF 등 별도 계좌 개설 요구목돈 굴리기로 즉시 연계, 누적 23.7조 검증1
펀드 라인업 구성자행 상품 중심, 국가·자산별 선택 제한적국가별·자산별 다양한 상품군 구성 예정1
수익 구조이자 수익 의존도 높음이자 수익 + 펀드 운용보수 비이자 수익 다변화1
브랜드 신뢰도전통 은행 인지도 기반포브스 '세계 최고 은행' 국내 1위 4년 연속3

23조에서 펀드까지 — 토스뱅크가 밟아온 세 단계

  1. 고객 신뢰 선점 포브스 '세계 최고 은행' 국내 1위를 4년 연속 달성했다3. 인터넷전문은행이 브랜드 신뢰에서 전통 시중은행을 앞서는 구도가 형성됐다. 비교적 보수적인 투자 상품 영역으로 이동할 수 있는 가장 큰 무형 자산이다.
  2. 자금 흐름 경로 확보 '목돈 굴리기'는 예금 이상의 수익을 원하는 고객의 단기 자금을 금융상품과 연계한다. 2025년 말 기준 누적 23조 7,000억원이 이 경로를 거쳤다1. 고객 행동 패턴과 자금 흐름 데이터를 동시에 쌓은 살아 있는 인프라다.
  3. 라이선스로 목적지 확장 2025년 7월 예비인가, 2026년 1월 본인가 신청, 2026년 5월 최종 획득1. 약 10개월의 시스템 준비 기간이 집합투자증권 투자매매업·투자중개업 라이선스로 마무리됐다. 자금이 외부로 이탈하는 구조에서 토스뱅크 생태계 안에서 운용되는 구조로 전환된다.
"투자자가 쉽고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구조의 상품을 중심으로 펀드 라인업을 구성해 나갈 것이다. 국가별·자산별로 다양한 상품군을 마련해 고객의 투자 성향과 니즈를 반영하겠다."— 토스뱅크 공식 발표1

The Bet — 23조짜리 경로가 펀드 전환율을 보증한다

The Bet

토스뱅크의 베팅은 하나다. 23조 7,000억원이 이미 지나간 자금 경로 위에 펀드라는 다음 스테이지를 올리면, 별도의 대규모 마케팅 없이도 전환이 일어난다는 것1. 인터넷전문은행이 '쉬운 은행'에서 '쉬운 자산관리'로 이동할 때, 전통 시중은행이 앱 UI를 고쳐도 추격이 어렵다. 이미 형성된 자금 흐름 습관과 브랜드 신뢰가 UX 격차보다 높은 전환 장벽이 되기 때문이다. 2년 연속 흑자(968억원)와 포브스 4연속 국내 1위는 이 전환을 신뢰 비용 없이 실행할 재무·브랜드 양쪽 여건이 갖춰졌음을 보여 준다53.

다음 12개월에 지켜볼 지표 3개

  1. 펀드 서비스 출시 시점과 초기 전환율 토스뱅크는 연내 펀드 투자 서비스 출시를 예고했다1. 출시 직후 가입자 수와 첫 달 유입 자금 규모가, 23조 7,000억원을 거친 '목돈 굴리기' 사용자의 실질 전환율을 보여 주는 첫 번째 지표가 된다.
  2. 비이자 수익 비중 변화 2025년 흑자 968억원은 이자 수익 중심으로 달성됐다5. 펀드 판매가 본격화되면 운용보수 기반 비이자 수익이 실적에 반영되기 시작한다. 2026년 연간 실적에서 비이자 수익 비중이 어느 수준까지 올라오는지가 수익 구조 다변화의 실질 척도다.
  3. 국고수납대리점 연계 활용도 토스뱅크는 2026년 5월 국고수납대리점 자격도 취득하며 국고금 환지급 서비스를 확대했다2. 이 자격이 법인·공공기관 고객과의 접점을 어떻게 넓히는지, 그리고 투자 서비스와의 교차 활용 가능성이 보조 지표로 주목할 만하다.
결국 토스뱅크는 '은행 면허를 가진 핀테크'가 아니라, 라이선스를 하나씩 쌓으며 종합 금융 플랫폼으로 이동하는 회사임을 스스로 증명하고 있다.
23조짜리 자금 경로 위에 올라탄 펀드 서비스가, 그 증명의 다음 챕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