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드테크는 오랫동안 남의 식별자 위에서 굴러갔다. 쿠키와 디바이스 ID 가 플랫폼 정책 한 줄에 닫힐 때마다 업계는 대체 ID 를 찾아 헤맸다. 원셀프월드는 식별자를 빌리는 대신 사용자에게 디지털자산 지갑 MyB 를 쥐여주고, 거기 쌓이는 소울바운드토큰(SBT) 을 광고의 원장으로 삼는 길을 골랐다. 그 구조가 2분기 월평균 매출 10억원 을 돌파했고, 상반기 매출은 전년 동기의 3배 가 됐다12.
왜 '지갑'이었나 — 식별자가 닫히는 시장에서 원장을 직접 만들었다
디지털 광고의 타깃팅은 누가 누구인지 아는 데서 시작한다. 그 '앎'을 지탱하던 서드파티 쿠키와 광고 식별자는 브라우저와 모바일 OS 의 정책 변화에 따라 하나씩 힘을 잃어 왔다. 애드테크 회사 대부분은 그 공백을 확률 매칭이나 퍼스트파티 데이터 제휴로 메우려 했다. 식별자를 빌려 쓰는 구조 자체는 바꾸지 않은 채, 빌리는 곳만 바꾼 셈이다.
원셀프월드는 스스로를 지갑 기반 온체인 데이터 플랫폼 으로 규정한다1. 사용자에게 디지털자산 지갑 MyB 를 배포하고, 그 지갑에 양도가 불가능한 소울바운드토큰(SBT) 을 발행해 사용자의 참여와 속성을 기록한다13. 지갑은 결제나 자산 보관의 도구이면서 동시에 사용자 한 명의 이력이 축적되는 원장이 된다. 회사가 밝힌 규모는 지갑 사용자 600만명, 누적 SBT 7,700만개 다1. 식별자를 빌리는 대신, 식별자가 생성되는 그릇을 직접 쥐고 있는 회사 라는 뜻이다.
이 그릇 위에 올린 수익 모델이 지갑 기반 애드네트워크 마이비 애드체인 이다1. 회사는 매체 한 곳이 열릴 때마다 수백만 규모의 새로운 사용자 접점이 지갑 구조 위로 편입된다고 설명한다1. 매체 수주가 매출만 늘리는 게 아니라 데이터의 모수도 같이 늘린다는 논리다. 회사는 이를 매출과 데이터가 같은 방향으로 함께 늘어나는 구조 라고 표현했다1.
이번 반기의 직접적 계기도 그 매체 수주였다. 원셀프월드는 국내 선도 인터넷전문은행 비딩에서 애드테크 6개사 와 경쟁해 선정됐고, 글로벌 K팝 팬덤 플랫폼과의 연동도 확정했다1. 회사는 이 결과를 단가가 아닌 광고 성과와 운영 안정성으로 검증받은 것이라고 설명했다1. 두 건의 연동 효과는 하반기에 본격 반영될 예정이라, 상반기 3배 라는 수치에는 아직 들어가 있지 않다1.
타이밍도 있다. 회사는 민간 정책포럼인 온체인데이터포럼 등에서 진행되는 지갑주권·KYW(Know Your Wallet) 관련 논의에 대응하겠다고 밝혔다1. 지갑을 누가 소유하고 지갑 데이터를 누가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가 제도 차원에서 정리되는 시점에, 이미 600만 지갑과 특허 등록을 마친 식별 기술을 들고 테이블에 앉아 있다는 것이 이 회사의 현재 위치다1.
쿠키 애드테크 vs 지갑 애드테크 — 다섯 줄로 갈리는 차이
차이는 광고 상품의 종류가 아니라 데이터가 어디에 남느냐에서 갈린다. 전통 애드테크는 식별자를 플랫폼에서 빌리고, 데이터를 광고 플랫폼 서버에 쌓는다. 원셀프월드는 식별자를 지갑주소로 대체하고, 데이터를 사용자 지갑에 토큰으로 남긴다. 다섯 줄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 영역 | 쿠키·디바이스 ID 기반 애드테크 | 원셀프월드 지갑 기반 구조 |
|---|---|---|
| 사용자 식별자 | 서드파티 쿠키·광고 ID, 플랫폼 정책에 종속 | 지갑주소 + SBT 속성 결합 (W3ID)1 |
| 데이터가 남는 곳 | 광고 플랫폼·매체 서버, 사용자는 접근 불가 | 사용자 지갑에 양도 불가 토큰으로 귀속1 |
| 매체 확장 방식 | 매체마다 태그·SDK 개별 연동, 데이터는 사일로 | 매체 한 곳당 수백만 접점이 같은 지갑 구조로 편입1 |
| 광고주 검증 기준 | 단가·노출량 중심 경쟁 | 광고 성과·운영 안정성으로 은행 비딩 선정 (6개사 경쟁)1 |
| 데이터의 다음 용도 | 광고 최적화 외 활용 제한 | W3ID 금융권 활용 구체화 · 국내 특허 등록, 미국 심사 통과1 |
표에서 눈여겨볼 줄은 네 번째다. 회사는 인터넷전문은행 비딩 선정을 단가 경쟁의 결과가 아니라 성과와 안정성 검증의 결과로 설명한다1. 이 설명이 사실이라면 지갑 기반 구조는 값싼 인벤토리가 아니라 성과가 측정되는 채널로 자리 잡았다는 뜻이고, 그 위치는 단가 인하로는 흔들리지 않는다. 다만 광고 단가·광고주 수·매체별 매출 비중 같은 세부 수치는 공개되지 않았다.
매출이 3배가 된 경로 — 지갑, 토큰, 매체의 순서
상반기 매출 3배는 한 분기의 영업 성과라기보다 몇 해에 걸쳐 쌓인 순서의 결과에 가깝다. 지갑을 뿌리고, 토큰을 쌓고, 그 다음에야 매체가 열렸다. 순서가 뒤바뀌면 성립하지 않는 구조다.
- 지갑을 먼저 뿌렸다 광고 상품보다 먼저 배포된 것은 디지털자산 지갑 MyB 였다. 회사는 MyB 와 애드체인 두 서비스로 600만명 의 지갑 사용자를 확보했다고 밝혔다1. 지갑은 한 번 깔리면 사용자 쪽에 남는 인프라라, 광고 캠페인이 끝나도 접점이 사라지지 않는다.
- SBT 로 속성을 쌓았다 지갑에 발행된 SBT 는 누적 7,700만개 다1. 양도할 수 없는 토큰이 지갑주소에 붙으면서 '이 지갑이 어떤 이력을 가졌는가' 가 온체인에 기록된다. 이 지갑주소와 SBT 속성을 결합해 사용자를 식별·분석하는 기술이 원천기술 W3ID 이고, 국내 특허 등록을 마쳤으며 미국 특허도 심사를 통과했다1.
- 매체를 수주해 현금으로 바꿨다 인터넷전문은행 비딩 선정과 K팝 팬덤 플랫폼 연동이 대표 사례다1. 그 결과가 2분기 월평균 매출 10억원 돌파와 상반기 3배 성장이며, 회사는 이 추세로 올해 연매출 200억원 을 전망한다12.
The Bet — 월 10억이 바꾼 것은 매출 규모가 아니라 회사의 티어다
월 10억이라는 숫자 자체보다 중요한 것은 그 숫자를 만든 고객의 성격이다. 인터넷전문은행은 광고 성과와 운영 안정성을 가장 까다롭게 따지는 광고주 축에 든다. 그 비딩에서 6개사 를 제치고 선정됐다는 것은, 지갑 기반 타깃팅이 실험 단계를 지나 금융권 광고 예산이 집행되는 채널로 인정받았다는 신호다1. 여기에 박태규(전 클레이스왑·오지스 대표)·강영훈(전 더샌드박스코리아 대표) 이사 영입이 겹친다1. 두 사람의 역할은 광고 영업이 아니라 W3ID 의 금융권 데이터 활용 방안 구체화와 지갑주권·KYW 논의 대응이다1. 광고로 번 돈으로 검증한 지갑 데이터를, 다음엔 금융권 데이터 상품으로 판다 는 것이 이 회사가 걸고 있는 베팅이다. 반대로 말하면, 지갑주권과 KYW 를 둘러싼 정책 논의가 회사에 불리하게 흐르면 데이터 상품의 문이 좁아진다. 이 베팅의 성패는 광고 매출이 아니라 금융권 활용 사례가 실제로 나오는지로 판정된다.
다음 12개월에 지켜볼 지표 3개
- 연매출 200억원의 실제 도달 2분기 월평균 10억원 을 단순 연장하면 200억원에 미치지 못한다. 회사가 전망을 세운 근거는 하반기에 반영될 인터넷전문은행·K팝 팬덤 플랫폼 연동 효과다1. 하반기 월매출이 어느 선까지 올라가는지가 전망의 신뢰도를 결정한다.
- 지갑 사용자·SBT 의 증가 속도 회사 논리대로라면 대형 매체가 열릴 때마다 수백만 접점이 편입돼야 한다1. 600만명·7,700만개 라는 현재 수치가 하반기에 얼마나 움직이는지가, 매출과 데이터가 같이 늘어난다는 주장의 검증 지표다.
- W3ID 의 금융권 활용 사례 국내 특허는 등록됐고 미국 특허는 심사를 통과했다1. 신임 이사진의 과제가 금융권 데이터 활용 방안 구체화인 만큼, 광고 이외의 첫 데이터 계약이 나오는지가 다음 티어의 관문이다1.
그 데이터가 은행 창구까지 닿는지가, 다음 이야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