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딩 교육은 오랫동안 온라인이냐 오프라인이냐를 골라야 하는 시장이었다. 온라인은 넓지만 화면 안에서 끝나고, 오프라인 학원은 현장은 있지만 커리큘럼이 교실 밖으로 확장되지 못했다. 그 사이에서 온라인만으로 흑자를 낸 코드잇이 서울 강남역 인근 16개 층 건물을 통째로 교육 공간으로 바꿨다1. 로보틱스·피지컬 AI처럼 장비 없이는 가르칠 수 없는 영역, 즉 화면 밖 수요를 여는 제품이다1.
왜 오프라인이었나 — 온라인이 가르칠 수 없는 과목이 생겼다
코드잇은 온라인 코딩·AI 교육 기업이다. 개인 구독형 교육 코드잇 멤버십, 기업교육, 취업 부트캠프 스프린트라는 세 갈래 사업을 운영한다1. 이 모델로 2024년 매출 172억원을 올리며 손익분기점을 넘겼고, 2025년에는 매출 307억원, 순이익 73억원(일반기업회계기준)을 기록했다1. 온라인만으로 이 숫자를 만든 회사가 굳이 건물 한 채를 교실로 바꾼 이유가 질문의 출발점이다.
회사의 첫 번째 답은 과목이다. 코드잇은 온라인에서 다듬어 온 커리큘럼에 로보틱스처럼 장비가 필요한 실습과 학습자 간 교류를 더하겠다고 밝혔다1. 소프트웨어 코딩은 노트북 한 대와 브라우저면 충분하다. 그러나 로보틱스와 피지컬 AI는 다르다. 모터와 센서가 달린 장비를 직접 만져야 하고, 그 장비는 수강생 집으로 배송할 수 없다. 온라인 교육의 한계는 전달 방식이 아니라 가르칠 수 있는 과목의 범위였다. 코드잇은 그 범위를 넓히기 위해 공간을 택했다.
텐엑스(10x) 강남은 그 선택의 크기를 보여준다. 서울 강남역 인근 건물의 지하 1층부터 지상 15층까지 16개 층 전체를 교육 공간으로 쓴다1. 그중 10개 층에는 프로그램 규모에 따라 나눠 쓸 수 있는 강의실을 배치했고, 로보틱스 등 실습 장비가 필요한 교육을 위한 전용 교육장은 따로 마련했다1. 동시에 교육받을 수 있는 인원은 600명 이상이다1. 강의실 몇 개를 빌려 시험해 보는 규모가 아니다. 온라인에서 쌓은 수강생 풀을 통째로 오프라인에 흡수하겠다는 규모다.
두 번째 답은 사람이다. 1:1 커리어 상담과 휴식·네트워킹을 위한 텐엑스 라운지, 자습 공간인 스터디 라운지를 갖췄다1. 온라인 교육이 가장 자주 받는 비판, 즉 혼자 배우다 멈춘다는 문제를 공간과 동료로 풀겠다는 설계다. 강영훈 대표는 이 공간을 온라인에서 설계해 온 교육 경험에 “오프라인에서만 얻을 수 있는 현장의 가치”를 더하는 첫걸음이라고 표현했다1. 커리큘럼은 온라인에서 이미 검증됐고, 부족했던 것은 장비와 동료였다는 진단이다.
온라인 전용 교육과 무엇이 다른가 — 다섯 가지 축
텐엑스 강남을 기존 오프라인 코딩 학원의 변형으로 읽으면 핵심을 놓친다. 출발점이 반대다. 교실에서 시작해 온라인을 덧붙인 것이 아니라, 온라인에서 흑자를 낸 커리큘럼을 교실로 옮긴 구조다1. 그래서 비교 대상은 다른 학원이 아니라 코드잇 자신의 온라인 모델이다. 공개된 정보를 기준으로 다섯 축을 나눠 보면 아래와 같다.
| 축 | 온라인 전용 코딩 교육 | 텐엑스 강남 |
|---|---|---|
| 커리큘럼 출발점 | 화면 안에서 설계·운영 | 온라인에서 다듬은 커리큘럼을 오프라인에 이식1 |
| 공간 규모 | 서버와 브라우저 | 16개 층 건물 전체 · 600명 이상 동시 수용1 |
| 가르칠 수 있는 과목 | 노트북으로 끝나는 소프트웨어 | 로보틱스·피지컬 AI 등 장비 기반 분야까지1 |
| 실습 장비 | 수강생 개인 노트북 | 로보틱스 등 실습 장비 전용 교육장1 |
| 교류·커리어 | 비대면 커뮤니티 | 텐엑스 라운지 네트워킹 · 스터디 라운지 · 1:1 커리어 상담1 |
표에서 눈에 띄는 것은 세 번째와 네 번째 축이다. 가르칠 수 있는 과목과 실습 장비는 온라인이 구조적으로 못 하는 영역이고, 다섯 번째 축인 교류와 커리어 상담은 온라인이 하려다 늘 부족했던 영역이다. 텐엑스 강남은 온라인의 약점을 보완하는 공간이 아니라, 온라인으로는 열 수 없던 과목을 여는 공간이다. 다만 수강료 체계와 온라인 멤버십과의 연계 조건은 공개되지 않았다.
흑자에서 건물까지 — 세 단계
오프라인 공간은 에듀테크가 가장 피하고 싶어 하는 고정비다. 코드잇이 그 비용을 감당하기로 한 순서는 공개된 숫자만으로도 읽힌다.
- 온라인에서 커리큘럼을 검증했다 개인 구독형 멤버십, 기업교육, 취업 부트캠프 스프린트라는 세 갈래로 수요를 받았다1. 2024년 매출 172억원으로 손익분기점을 넘긴 것이 이 단계의 결과다1. 과목이 팔리는지, 수강생이 돈을 내는지를 건물 없이 먼저 확인한 셈이다.
- 흑자로 공간 비용을 감당할 체력을 만들었다 2025년 매출 307억원, 순이익 73억원을 기록했다1. 1년 만에 매출이 172억원에서 307억원으로 늘었다1. 건물 임차 조건과 투자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이 손익이 16개 층을 감당하는 밑천이다.
- 장비 기반 과목으로 범위를 넓힌다 이달(2026년 10월)부터 취업 직무 교육 부트캠프와 주 단위 정규 프로그램, 원데이 세션이 운영된다1. 회사는 로보틱스와 피지컬 AI처럼 장비가 있어야 가르칠 수 있는 분야로 교육 범위를 넓히고, 온라인 학습과 연계한 강의와 스터디도 함께 열 계획이다1.
The Bet — 왜 지금, 왜 강남역인가
이 베팅의 핵심은 공간이 아니라 타이밍이다. AI 교육 수요가 소프트웨어 코딩에서 로보틱스·피지컬 AI로 번지는 시점에, 그 과목을 가르칠 수 있는 공간을 먼저 확보했다는 점이다.
코드잇의 베팅은 세 겹이다. 첫째, AI 교육의 다음 수요는 로보틱스·피지컬 AI처럼 장비가 있어야 가르칠 수 있는 분야라는 판단이다1. 장비는 공간을 요구하고, 온라인 전용 경쟁자는 이 과목을 열 수 없다. 둘째, 공간 자체가 진입장벽이라는 판단이다. 강남역 인근 16개 층과 600명 이상 수용 규모는 흑자를 내는 회사만 감당할 수 있는 고정비다1. 셋째, 온라인에서 이미 모인 수강생을 오프라인으로 옮기는 비용이 신규 모객보다 싸다는 판단이다. 멤버십·기업교육·스프린트 세 라인이 그 풀이다1. 리스크도 분명하다. 공간은 비워 두면 그대로 비용이 되고, 2025년 순이익 73억원이 2026년에도 유지되는지가 이 베팅의 성적표다1.
다음 12개월에 지켜볼 지표 3개
- 공간 가동률 600명 이상 동시 수용 공간이 실제로 얼마나 차는가1. 수강생 수는 공개되지 않았다. 부트캠프·주 단위 정규 프로그램·원데이 세션 가운데 어느 포맷이 층을 채우는지가 첫 신호다1.
- 장비 기반 과정의 실제 개설 로보틱스·피지컬 AI 과정이 계획에서 커리큘럼으로 넘어오는가1. 전용 교육장이 어떤 장비로 채워지고 어떤 과정이 열리는지가 이 공간의 차별점을 결정한다. 계획만 있고 과정이 없다면 텐엑스 강남은 큰 학원에 머문다.
- 2026년 손익 16개 층 고정비가 더해진 뒤에도 흑자가 유지되는가. 2024년 172억원, 2025년 307억원이라는 매출 궤적이 꺾이지 않는지가 기준선이다1. 임차 조건이 공개되지 않은 만큼, 결과로만 확인할 수 있는 지표다.
16개 층이 채워지는 속도가, 다음 이야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