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콘텐츠는 세계에서 팔리는데, 정작 국내 드라마 제작 편수는 2022년 141편에서 2025년 80여 편으로 3년 만에 거의 반토막이 났다1. 회당 제작비가 20억원대로 뛰고 출연료가 제작비의 3분의 1을 가져가면서, 현장에서 가장 비싼 자원은 배우의 시간이 됐다1. 보조출연 캐스팅 플랫폼으로 그 현장에 먼저 들어가 흑자를 내던 더블제로가, 대역의 체형과 움직임까지 주연 배우로 통째로 바꾸는 AI 쇼티(Shoty)를 들고 나왔다1. 거기에 15억원 시드 라운드가 열렸고, 리드 자리는 아직 비어 있다1.

보조출연 캐스팅으로 현장 장악 → 배우 교체 AI '쇼티' → 제작사 팀 구독 · 프로젝트 과금 → 제작비 구조를 바꾸는 프로덕션 AI
15억 시드 목표 · 2027년 1분기, 리드·참여 투자자 미정1
70% 쇼티 투입 시 후반 작업 시간 단축폭(이상) · 극장 상영 4K 품질 통과1
110억+ No.1 Casting 누적 출연료 정산 · 회원 13,263명, 흑자 운영1

왜 '배우의 몸'이었나 — 제작비의 3분의 1이 출연료다

숫자부터 보자. 글로벌 OTT 진출 이후 국내 드라마 회당 평균 제작비는 3~4억원대에서 20억원대로 뛰었고, 톱스타 출연료가 시장의 표준 단가가 됐다1.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25년 외주제작 거래 실태조사에서 출연료가 제작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방송사 32.5%, 제작사 32.7%로 모든 항목 중 가장 크다1. 들어오는 돈은 반대로 움직인다. 방송광고 시장은 2022년 4조원대에서 2025년 2.8조원 수준으로 줄었고, 글로벌 OTT는 제작비를 전액 대는 대신 마진을 3~10%로 눌러 IP를 가져간다1. 흥행해도 제작사에 남는 몫이 크지 않은 구조다.

그래서 현장의 병목은 카메라도 세트도 아닌 배우의 하루가 됐다. 회당 출연료가 억 단위인 배우가 현장에 하루 서 있으려면 스태프 수십 명과 장비가 그 하루에 함께 묶인다1. 상업영화 한 편의 촬영은 보통 50~80회차, 한 회차를 나가는 데만 수천만 원이 든다1. 예산이 모자랄 때 잘려나가는 것은 장비가 아니라 화면이다. 위험해서 못 찍는 씬, 배우 일정이 안 맞아 못 찍는 씬은 대본에서 지워지고, 그 여파는 촬영·조명·미술팀의 일감 감소로 내려간다1. 제작 편수가 줄면 스태프 생태계가 함께 마르는 이유다.

더블제로의 쇼티는 이 병목을 촬영 현장에서 후반 작업으로 옮긴다. 얼굴만 갈아 끼우는 페이스 스왑과 달리, 대역이 연기한 장면의 체형·실루엣·움직임까지 주연 배우로 교체한다1. 숏폼용 데모가 아니라 실제 장편 영화 후반작업에 투입돼 극장 상영 4K 품질을 통과했고, 후반 작업 시간을 70% 이상 줄였다는 것이 회사 설명이다1. 같은 조건에서 상용 영상 AI 서비스와 실측 비교한 결과는 8개 항목 중 6개 1위, 출원한 영상 AI 특허는 12건이다1. 배우가 현장에 없어도 그 배우의 장면이 찍히는 것이므로, 앞서 대본에서 지워지던 씬이 복원 대상이 된다.

주목할 점은 이 회사가 AI 회사로 시작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기반 사업인 보조출연 캐스팅 플랫폼 No.1 Casting은 2024년부터 상용 운영 중이고, 드라마 분야 제작사 8곳(메이저 6곳)이 쓰며 이미 흑자다1. 배우의 시간을 사고파는 현장에 먼저 들어가 있던 회사가, 그 시간을 대체하는 도구를 만들었다. 영상 AI 스타트업 대부분이 갖지 못한 순서다. 대표는 박이철이다1.

페이스 스왑과 무엇이 다른가 — 전통 현장 · 범용 영상 AI vs 쇼티

'배우를 AI로 바꾼다'는 문장은 이미 흔하다. 차이는 어디까지 바꾸고, 어떤 품질 기준에서 멈추고, 누구에게 파느냐에 있다.

영역전통 촬영 현장 · 범용 영상 AI더블제로 쇼티
주연 배우의 시간전 회차 현장 출석, 한 회차에 수천만 원 소요1대역 촬영 후 후반에서 주연으로 교체1
교체 범위페이스 스왑은 얼굴만 교체1체형·실루엣·움직임까지 교체1
동일 조건 실측 비교 (8개 항목)쇼티가 1위를 놓친 항목 2개16개 항목 1위1
후반 작업 시간기존 방식 기준 10070% 이상 단축, 극장 상영 4K 통과1
제작사 접점작품 단위 신규 영업No.1 Casting 으로 드라마 제작사 8곳(메이저 6곳)과 거래 중1

표의 다섯 줄 가운데 투자자가 봐야 할 줄은 마지막 줄이다. 영상 AI 품질은 분기마다 갱신되지만, 제작사가 매일 들어와 출연 배정과 정산을 돌리는 플랫폼은 하루아침에 생기지 않는다. 쇼티의 초기 타깃 120개 팀은 백지에서 찾는 리스트가 아니라, 이미 거래선이 있는 제작사부터 넘어가는 리스트다1. 다만 경계도 분명하다. 캐스팅 데이터가 쇼티 학습에 쓰이는지, 두 사업이 계약상 어떻게 묶이는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캐스팅으로 벌고, AI로 판다 — 사업이 쌓이는 순서

더블제로의 사업은 세 층으로 쌓인다. 아래층이 돈을 벌고, 가운데층이 팔리기 시작했으며, 위층은 아직 MOU 단계다.

  1. 캐스팅으로 현장을 먼저 잡았다 No.1 Casting은 2024년 상용 운영을 시작해 등록 회원 13,263명, 누적 출연 배정 82,737건, 역할 충족률 95%를 기록했다1. 누적 출연료 정산은 110억원을 넘겼고, 드라마 분야 제작사 8곳이 쓰는 이 사업은 이미 흑자다1. 보조출연 시장은 연간 약 500억원 규모로 크지 않지만, 제작사의 현장 운영에 매일 닿아 있는 자리라는 점이 중요하다1.
  2. 쇼티로 후반 작업에 들어간다 쇼티는 2026년 7월 유료 전환을 시작해 7~8월 두 달 동안 신규 매출 5만 달러를 올렸다1. 과금은 제작사·에이전시 팀 구독에 고해상도 렌더링 같은 프로젝트 단위 과금을 얹는 구조다1. 초기 타깃은 국내 영화·드라마 제작사 120개 팀으로 좁게 잡았고, 그중 8곳은 이미 캐스팅 고객이다1.
  3. 공동사업화로 판을 넓힌다 2026년 9월 16일 스튜디오메타케이와 AI 영상 제작 플랫폼 기술협력·공동사업화 MOU를 맺었다1. 청년창업사관학교 16기, 경기콘텐츠진흥원 초기성장 스케일업 패키지, 2026 판교허브 투자유치 밸류업 패키지, 경기도 AI 멤버십에 선정됐고 NIPA AI 챔피언십 본선에 올랐다14. 인프라 쪽에서는 NVIDIA Inception, Google Cloud, OpenAI 스타트업 프로그램, Alibaba Cloud 파트너 프로그램에 들어가 있다1.
“결국 가장 비싼 자원은 배우의 시간이 됐다. 예산이 모자라면 결국 화면이 잘려나간다.” — 판교허브 밸류업 더블제로 소개 기사 중1

The Bet — 유통이 먼저 있는 영상 AI

The Bet

영상 생성 AI가 넘쳐나는 시장에서 이 라운드가 사야 할 것은 모델이 아니라 순서다. 더블제로는 제작사 8곳과 출연료를 정산하는 캐스팅 플랫폼을 흑자로 돌리고 있고, 쇼티는 그 거래선 위에 팔린다1. 대역의 출연 배정과 주연 배우의 교체가 한 회사 안에서 이어지면, 쇼티는 도구가 아니라 제작비 설계의 일부가 된다. 반대 방향의 리스크도 또렷하다. 아직 개인사업자이고, 5만 달러는 두 달치 매출이며, 리드 투자자는 미정이다1. 15억원은 법인 전환과 함께 들어오는 돈이고, 그 돈으로 공략할 초기 타깃은 120개 팀이다1. 그러니 이 베팅은 ‘AI 품질이 극장을 통과하느냐’가 아니라 ‘캐스팅 흑자가 AI 세일즈를 얼마나 오래 버텨주느냐’에 걸려 있다. 전자는 이미 한 번 통과했다고 회사가 말하고, 후자는 아직 아무도 숫자를 보지 못했다.

다음 12개월에 지켜볼 지표 3개

  1. 시드 클로징과 리드의 이름 목표는 2027년 1분기 15억원, 리드·참여 투자자는 미정이다1. 법인 전환이 라운드와 함께 진행되는 만큼, 누가 리드로 앉느냐가 이 회사가 ‘캐스팅 회사’로 평가받는지 ‘AI 회사’로 평가받는지를 결정한다1.
  2. 쇼티 유료 팀 수와 매출 속도 7~8월 두 달 5만 달러가 출발선이다1. 초기 타깃 120개 팀 중 몇 팀이 구독으로 들어오는지, 프로젝트 단위 과금이 구독 매출을 얼마나 키우는지가 다음 라운드 밸류에이션의 근거가 된다1.
  3. 극장 개봉작 크레딧과 공동사업화 결과물 실제 장편 영화 후반작업 투입과 4K 통과는 아직 회사 설명이다1. 개봉작 크레딧으로 작품명이 공개되는지, 스튜디오메타케이 MOU가 공동 제작물로 이어지는지가 ‘8개 중 6개 1위’를 외부에서 검증할 첫 지표다1.
결국 더블제로는 배우의 시간을 판다. 현장에서는 캐스팅으로, 후반에서는 AI로.
15억원이 들어오느냐보다, 누가 그 돈의 리드로 앉느냐가 다음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