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 시장에서 액션판타지는 오랫동안 "가장 많이 읽히지만 가장 만들기 어려운" 장르로 남아 있었다. 동세와 이펙트, 배경 표현의 작화 난도가 높아 제작 기간이 길고, 그릴 수 있는 인력 자체가 부족했다. 그 병목을 스토리·콘티·작화·검수 전 공정 내재화로 뚫겠다는 스튜디오가 부산에 있다. 네이버 웹툰 「테러맨」 원작자 고진호가 세운 몬스터라이엇에, 유니온투자파트너스가 시리즈A 첫 티켓으로 약 7억원을 넣었다12.

작가 출신 창업자 → 액션판타지 전 공정 내재화 → 일본 플랫폼 직계약 연재 → 게임·영상 2차 판권
7억 시리즈A 라운드 첫 투자 · 유니온투자파트너스1
10작 보유 원천 IP · 이 중 3작 게임·영상화 판권 계약 완료1
8개국 해외 작품 공개 국가 · 도쿄 지사 거점 일본 직계약 연재1

왜 액션판타지였나 — 가장 읽히는 장르가 가장 비어 있었다

회사가 내놓은 논리는 간단하다. 액션판타지는 웹툰 시장에서 수요가 가장 높은 동시에 공급은 제한적인 장르라는 것이다1. 애니메이션과 게임 같은 2차 사업으로 확장하기에도 유리해 업계의 관심은 커지고 있다1. 그런데 정작 만들 수 있는 스튜디오는 구조적으로 제한된다. 이유는 작화에 있다. 동세와 이펙트, 배경 표현의 난도가 높아 제작 기간이 길고, 이를 소화할 전문 인력도 부족하다1. 수요와 공급의 비대칭이 장르 단위로 고정돼 있는 셈이다.

몬스터라이엇은 이 비대칭을 정면으로 겨냥했다. 보유 IP의 90% 이상이 액션·판타지·스릴러 장르로 구성돼 있다1. 장르를 분산해 리스크를 낮추는 일반적인 스튜디오 전략과 반대다. 가장 어려운 장르 하나에 제작 역량을 몰아넣고, 그 장르 안에서 공정을 표준화하는 쪽을 택했다. 남들이 못 그려서 비어 있는 자리를, 그릴 수 있는 조직이 통째로 가져가겠다는 계산이다.

그 '그릴 수 있는 조직'의 중심에 고진호 대표가 있다. 1990년대 출판만화 작가로 데뷔해 게임 캐릭터 디자인과 일본 연재, 웹툰 프로듀싱까지 30년 넘게 흥행 IP를 만들어 왔다1. 네이버 인기 웹툰 「테러맨」의 원작자이기도 하다1. 지금도 스토리·콘티·캐릭터 디자인을 직접 챙기며 전 공정의 품질을 총괄한다1. 작가가 경영자를 겸하는 스튜디오는 드물지 않지만, 창업자의 작업 이력이 곧 회사의 장르 정체성인 경우는 많지 않다. 몬스터라이엇의 장르 집중은 전략이기 전에 창업자의 이력에서 나온 결과다.

자본 이력도 장르만큼 일관된다. 공식 홈페이지 기준 2024년 7월 시리즈벤처스 시드 투자, 2025년 1월 스케일업 팁스 선정을 거쳐 이번 시리즈A 첫 투자에 닿았다3. 시드에서 시리즈A 까지 약 2년, 그 사이에 일본 연재 개시와 판권 계약 3건이라는 실적이 붙었다1. 부산 본사와 도쿄 지사라는 지리적 배치도 이 기간에 갖춰졌다1.

외주 분업형 스튜디오와 무엇이 다른가 — 공정 비교

웹툰 스튜디오의 일반적인 형태는 분업이다. 스토리 작가, 콘티 작가, 작화 팀, 배경·채색 외주가 각각 다른 곳에 있고, 플랫폼 PD 가 이를 조율한다. 몬스터라이엇은 이 분업을 한 지붕 아래로 끌어왔다1. 차이를 공정별로 놓고 보면 다음과 같다.

영역외주 분업형 웹툰 스튜디오몬스터라이엇
장르 포트폴리오로맨스·일상 등 다장르 분산액션·판타지·스릴러 90% 이상1
제작 공정스토리·콘티·작화 외주 분업스토리·콘티·작화·검수 전 공정 내부 처리1
품질 총괄플랫폼 PD · 외부 편집자「테러맨」 원작자 대표가 스토리·콘티·캐릭터 디자인 직접 총괄1
해외 유통국내 플랫폼의 번역·수출 채널 의존도쿄 지사 거점, 일본 주요 플랫폼 직계약 · 8개국 공개1
2차 사업흥행 확인 후 사후 판권 협상10작 중 3작 게임·영상화 판권 계약 완료1

표에서 가장 눈에 띄는 칸은 마지막 두 줄이다. 일본 플랫폼과의 직계약은 국내 플랫폼의 수출 창구를 거치지 않는다는 뜻이고, 판권 계약 3건은 작품이 흥행을 증명하기 전에 2차 사업 파트너가 붙었다는 뜻이다1. 액션판타지가 애니메이션·게임 확장에 유리하다는 회사의 주장이, 계약으로 일부 확인된 셈이다.

세 겹으로 쌓은 구조 — IP 생산, 공정, 유통

  1. 원천 IP 를 두 갈래로 생산한다 웹소설 원작과 오리지널 기획, 두 트랙이다1. 현재 보유 원천 IP 는 10작이고, 3년 내 누적 100작 확보가 목표다1. 이번 투자금 일부는 전속 작가 확보와 오리지널 IP 기획 강화에 쓰인다1. 외부 원작을 받아 그리는 스튜디오가 아니라, 원천 IP 를 직접 소유하는 쪽으로 무게를 둔다는 의미다.
  2. 전 공정 내재화 위에 자동화를 얹는다 스토리와 콘티, 작화, 검수까지 전 제작 공정을 내부에서 소화하는 체제다1. 여기에 웹툰 제작 자동화 관련 특허 4건을 출원했고, 투자금은 AI 기반 제작 도구 고도화에도 투입된다1. 액션판타지의 병목이 작화 시간이라면, 자동화는 이 장르에서 다른 어느 장르보다 레버리지가 크다.
  3. 일본과 2차 판권으로 수익화한다 도쿄 지사를 거점으로 일본 주요 웹툰 플랫폼과 직계약을 맺고 2025년 9월부터 연재 실적을 쌓고 있다1. 해외 8개국에서 작품을 선보이고 있으며, 원천 IP 10작 중 3작은 게임·영상화 판권 계약을 마쳤다1. 회사는 만화·애니메이션·게임으로 이어지는 IP 확장이 가장 활발한 일본에서 실적을 늘릴 방침이다1.
"액션판타지는 웹툰 시장에서 수요가 가장 높은 동시에 공급은 제한적인 장르다. 작화 난도가 높아 만들 수 있는 스튜디오는 구조적으로 제한적이다."1 — 몬스터라이엇 회사 측 설명

The Bet — 유니온은 작품이 아니라 공정을 샀다

시리즈A 첫 투자자가 단독으로 7억원을 넣는 구조는, 라운드 전체 그림보다 특정 논리에 먼저 동의했다는 뜻이다. 유니온투자파트너스가 동의한 논리는 공급 병목이다.

The Bet

유니온이 산 것은 작품 10개가 아니라 '작품을 계속 만들어내는 공정'이다. 액션판타지의 공급 부족이 작화 인력과 제작 기간에서 온다면, 전 공정을 내부에 두고 자동화로 속도를 끌어올린 스튜디오는 공급 쪽 협상력을 쥔다1. 여기에 「테러맨」 원작자가 스토리·콘티·캐릭터 디자인을 직접 보는 품질 레이어가 얹힌다1. 리스크도 분명하다. 7억원은 시리즈A 첫 투자이며, 전체 라운드 규모와 밸류에이션은 공개되지 않았다1. 일본 연재 실적은 2025년 9월부터 쌓이기 시작해 아직 1년 남짓이고, 구체적인 매출·조회 수치는 공개되지 않았다. 3년 내 100작 목표는 현재 보유 10작의 열 배다1. 결국 이 베팅은 자동화 특허 4건과 AI 도구가 작화 병목을 실제로 얼마나 줄이는가에 걸려 있다.

다음 12개월에 지켜볼 지표 3개

  1. 시리즈A 라운드 완결 규모 7억원은 진행 중인 라운드의 첫 투자다1. 후속 투자자가 붙어 라운드가 닫히는지, 총액이 얼마로 확정되는지가 이 공정 논리에 시장이 얼마나 동의하는지를 보여준다. 공개 시점과 참여 기관 구성을 함께 봐야 한다.
  2. 일본 직계약 연재작의 수와 성과 2025년 9월 시작한 일본 연재는 아직 작품 수·플랫폼 수·순위가 공개되지 않았다1. 도쿄 지사가 실제 매출 거점이 되려면 이 수치가 나와야 한다. 일본이 IP 확장 시장이라는 회사의 전제가 맞다면, 일본 연재작에서 2차 판권 계약이 추가로 나오는지도 신호다.
  3. 판권 계약 3작의 제작 착수와 IP 카운트 게임·영상화 판권 계약 3건이 발표 단계를 넘어 실제 제작에 들어가는지가 관건이다1. 동시에 원천 IP 가 10작에서 얼마나 늘었는지를 봐야 한다. 3년 내 100작이라면 연 30작 페이스가 필요하고, 그 속도는 자동화 도구가 작화 시간을 줄였을 때만 가능하다.
결국 몬스터라이엇은 액션판타지라는 가장 비싼 장르의 공정을 판다.
그 공정이 100작을 감당하는지가, 다음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