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 플랫폼은 경기의 온도를 가장 빨리 맞는 업종이다. 기업이 사람을 덜 뽑으면 매출이 흔들리고, 채용이 늦어지면 플랫폼의 성장 서사도 함께 식는다. 그런데 원티드랩은 그 사이 채용을 버리지 않고, 채용 앞단의 조직 전환 문제로 사업의 무게중심을 옮겼다. 그리고 2026년 2분기, 그 전환에 매출 117억원·영업이익 12억원이라는 숫자가 붙었다1.
왜 흑자전환이었나 — 비용 절감보다 사업 정의의 변경이었다
원티드랩의 2분기 매출은 117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32%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12억원으로 전분기보다 22억원 개선됐다1. 단순한 회복이라고 보기에는 숫자가 가리키는 방향이 다르다. 회사가 강조한 것은 채용 시장의 정상화가 아니라, 기업의 AI 네이티브 전환을 중심으로 한 사업구조 개편이다12.
핵심은 원티드랩이 ‘사람을 연결하는 회사’에서 ‘조직이 AI를 쓰게 만드는 회사’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이다. 기업용 에이전트 생성·운영 솔루션 엔노이아를 기반으로 교육, 변화관리, 에이전트 구축, 인재 채용까지 이어지는 패키지를 제공한다는 설명이다1. 채용은 여전히 매출의 큰 축이지만, 이제 채용은 AX 전환의 마지막 단계로 재배치되고 있다.
이 전환은 고객군에서도 확인된다. 한국관광공사, 한국무역협회, 경희대학교, 숙명여자대학교, 가톨릭대학교가 원티드랩의 AI 교육을 도입했고, AI 교육 관련 매출은 전분기 대비 18% 상승했다1. 기업·공공기관·대학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였다는 것은, 이 수요가 특정 산업의 일시적 예산 집행에만 묶여 있지 않다는 뜻이다.
정책 환경도 같은 방향이다. 기사에 따르면 올해 정부 AI 예산은 9조9000억원 규모이고, 이 중 AI 인재 양성 및 산업 AX 지원에 약 3조8000억원이 배정됐다1. 원티드랩의 흑자전환은 그래서 손익계산서의 한 줄보다 크다. AI 도입이 선언에서 운영으로 내려오는 순간, 교육·에이전트·채용을 한 번에 묶는 사업자가 유리해지는 구조가 만들어졌다.
무엇이 달랐나 — 채용 중개와 AX 실행의 차이
| 영역 | 전통 HR 플랫폼 | 원티드랩 |
|---|---|---|
| 수요 출발점 | 기업의 채용 공고와 후보자 매칭 | 기업의 AI 네이티브 전환 수요1 |
| 제품 레이어 | 채용 광고, 추천, 지원자 관리 | 교육·변화관리·에이전트 구축·채용 패키지1 |
| AI 접점 | 채용 효율화 도구에 머무는 경우가 많음 | 엔노이아 기반 기업용 에이전트 생성·운영1 |
| 검증 신호 | 공고 수와 지원자 트래픽 | 20여 개 기업·기관, 700여 개 에이전트 가동1 |
| 확장 경로 | 채용 경기 회복에 민감 | AX 교육, 글로벌 채용, 일본 HR 시장 협력으로 확장13 |
어떻게 매출 구조가 바뀌었나
- 교육이 문을 열었다. 기업이 AI를 도입하려면 먼저 구성원이 도구를 써야 한다. 원티드랩의 AI 교육 관련 매출은 전분기 대비 18% 늘었고, AX 챔피언 등 AI 인재 양성 프로그램의 누적 참여자는 4,000명을 넘었다1. 교육은 단발 강의가 아니라 이후 변화관리와 에이전트 구축으로 이어지는 진입점이다.
- 에이전트가 반복 매출의 근거가 됐다. 원티드랩은 현재 20여 개 기업·기관에서 700여 개의 엔노이아 기반 AI 에이전트가 가동 중이라고 밝혔다1. 이 숫자가 중요한 이유는 명확하다. 교육만으로는 프로젝트 매출에 그치지만, 현업 에이전트가 돌아가기 시작하면 운영·개선·확장 수요가 따라붙는다.
- 채용은 다시 살아났지만, 의미가 달라졌다. 2분기 채용사업 매출은 69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11% 증가했다1. 전체 채용 공고의 66%에 AI 키워드가 포함됐다는 점은 더 중요하다1. 원티드랩의 기존 채용 데이터와 고객 접점이 이제 AI 인재 수요를 포착하는 센서가 됐다.
The Bet — 왜 이 숫자가 티어를 바꿨나
이번 흑자전환의 베팅은 원티드랩이 채용 시장의 회복만 기다리는 플랫폼이 아니라는 데 있다. 117억원 매출과 12억원 영업이익은 손익의 회복을 보여주지만, 더 큰 신호는 700여 개 에이전트, 4,000명 이상 교육 참여자, 66% AI 키워드 공고가 하나의 흐름으로 묶였다는 점이다1. 기업이 AI를 도입하는 방식은 채용, 교육, 업무 자동화, 조직 설계가 따로 움직이지 않는다. 원티드랩은 그 분절된 예산을 하나의 AX 여정으로 묶으려 한다. 이 전략이 맞다면 회사의 비교 대상은 더 이상 단순 채용 플랫폼이 아니라, 기업의 AI 전환을 실행하는 B2B SaaS 파트너가 된다.
다음 12개월에 지켜볼 지표 3개
- AX·글로벌 매출 비중. 이복기 대표는 2026년 4분기까지 글로벌·AX 사업 비중을 전체의 50% 수준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1. 이 비중이 실제로 올라가야 원티드랩의 리레이팅 논리가 성립한다.
- 엔노이아 에이전트의 확산 속도. 현재 기준은 20여 개 기업·기관, 700여 개 에이전트다1. 다음 관전 포인트는 고객 수보다 고객당 에이전트 수와 실제 운영 부서의 확장이다. 에이전트가 파일럿에 머무르면 교육 매출의 연장선이고, 부서 단위로 퍼지면 운영 SaaS가 된다.
- 채용사업의 AI 전환율. 채용사업 매출 69억원, 전분기 대비 11% 증가는 바닥 확인 신호다1. 하지만 더 중요한 수치는 전체 공고의 66%에 AI 키워드가 포함됐다는 점이다1. 이 데이터가 AI 인재 채용 상품과 글로벌 멤버십으로 이어지는지가 관건이다.
다음은 흑자전환이 일회성 회복인지, AX 매출 믹스의 구조적 전환인지 증명하는 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