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의 위협은 값싸졌는데, 방어는 여전히 비싸고 간접적이다. 대드론(C-UAS) 업계는 오랫동안 전파를 교란해 드론을 주저앉히는 소프트킬에 기대 왔다. 그 틈에 KF-21 을 만들던 국방과학연구소(ADD) 연구진이 위협 드론을 공중에서 직접 타격하는 '공대공 하드킬' 킬체인을 들고나왔고, 거기에 실리콘밸리 VC 사제파트너스가 방산 분야 첫 투자로 65억원을 붙였다12.

ADD 항공기 연구진 2년 만의 비행 실증 3종 하드킬 킬체인 양산·수출 경쟁력
65억 시리즈A · 사제파트너스 리드 · 누적 105억원
3종 요격 기체 라인업 — AB-U10 · AB-U2 · AB-U4L
2년 2023년 11월 설립부터 비행 실증까지

왜 '하드킬'이었나 — 전파를 끊는 것만으로는 부족한 하늘

대드론 시장의 주류는 소프트킬이었다. 재밍으로 조종 전파를 끊거나 스푸핑으로 항법을 속여, 위협 드론을 스스로 내려앉게 만드는 방식이다. 장비를 지상에 세워 두고 전파가 닿는 범위를 지키는 이 접근은, 상대 드론이 외부 통신과 위성 항법에 의존한다는 전제 위에 서 있다. 문제는 그 전제가 흔들리고 있다는 점이다. 통신 없이 스스로 판단하고 비행하는 드론일수록, 전파를 흔드는 방어는 닿지 않는다.

에어빌리티의 답은 물리적 요격이다. 고속 eVTOL 플랫폼 기반의 넷건형 요격기 AB-U10(시속 180km급)과 모선 AB-U60 을 축으로, 모선에 실려 전개되는 페이로드형 직격드론 AB-U2, 시속 300km급 고정익 런처형 AB-U4L 을 신규 출시한다1. 그물로 잡고, 직격으로 부수고, 고속으로 쫓는 — 위협의 층위마다 다른 기체를 내보내는 3종 요격 체제다. AB-U10 은 연내, 신규 2기종은 2027년 상반기 상용화가 목표다1.

기체만이 아니다. 요격 기체에 탑재되는 온보드 AI 는 통신 제한 환경에서도 독립적으로 임무를 수행하도록 자율 성능을 높이고, 레이더·전자광학(EO)·적외선(IR) 등 외부 탐지 자산과 연동해 탐지부터 효과 평가까지 전 단계를 단일 체계로 통합한다1. 탐지 따로, 요격 따로, 평가 따로인 장비 조합이 아니라 하나의 킬체인으로 묶겠다는 설계다.

이 설계를 만드는 손이 이 회사의 본질이다. 에어빌리티는 ADD 에서 KT-1, T-50, KF-21 등 국산 항공기 개발을 이끈 연구진과 현대자동차·LG전자 출신 인력이 2023년 11월 공동 설립했다1. 국가 단위 항공기를 설계하던 팀이 설립 2년 만에 비행 실증까지 도달했다. 이 속도가 이번 라운드의 실질적 근거다1.

소프트킬 vs 하드킬 — 같은 '대드론'이지만 다른 층에 서 있다

같은 C-UAS 로 묶이지만, 전파를 흔드는 쪽과 기체를 떨어뜨리는 쪽은 대응의 층 자체가 다르다. 앞의 것은 전자전 장비의 문제고, 뒤의 것은 항공기 개발의 문제다.

영역전통 소프트킬 중심 대응에어빌리티 하드킬 킬체인
무력화 방식재밍·스푸핑 등 전파 교란공대공 직접 타격 — 넷건·직격·고속 요격
대응 플랫폼지상 고정형 장비 중심고속 eVTOL·고정익 요격 기체 (시속 180~300km급)
통신 제한 상황상대의 통신·항법 의존이 전제온보드 AI 로 독립 임무 수행
킬체인 구성탐지·무력화·평가가 장비별 분절레이더·EO·IR 연동, 탐지~효과 평가 단일 체계
기체 조달외부 제조 의존·긴 조달 주기3D 프린팅·복합재 자체 제조 + 핵심 부품 국산화

하드킬의 진입 장벽은 소프트웨어가 아니라 기체다. 시속 300km 급으로 기동하며 움직이는 표적을 쫓는 물건을 만들려면 공력 설계, 비행 제어, 경량 구조 기술이 한 팀 안에 있어야 한다. 이 장벽이 전자전 장비 회사와 에어빌리티 사이의 거리이고, ADD 연구진이라는 팀 구성이 곧 해자인 이유다.

65억은 어디로 가나 — 3종 요격 체제까지의 세 걸음

  1. 연내 — AB-U10 상용화 시속 180km급 넷건형 요격기가 첫 상용 제품이다. 모선 AB-U60 과 함께 현재 라인업의 축을 이루며, 로드맵 전체의 신뢰도를 가늠하는 첫 시험대다1.
  2. 2027년 상반기 — 신규 2기종 투입 모선에서 전개되는 페이로드형 직격드론 AB-U2 와 시속 300km급 고정익 런처형 AB-U4L 이 합류해 3종 요격 체제가 완성된다. 위협의 속도·고도·규모에 따라 다른 기체를 내보내는 제품 논리가 이때 완결된다1.
  3. 양산 체계 구축 3D 프린팅·복합재 기체 제조 역량을 바탕으로 양산 체계를 정비한다. 공대공 하드킬 킬체인 고도화와 함께, 이번 투자금의 명시된 용처다1.
"위협 드론을 공중에서 직접 타격하는 공대공 하드킬 킬체인 — 탐지부터 효과 평가까지 전 단계를 단일 체계로 통합한다." — 에어빌리티 공식 포지셔닝16

The Bet — 컨슈머 VC 는 왜 방산의 문을 여기서 열었나

사제파트너스는 2018년 설립 이후 AI·소프트웨어·컨슈머 기업 100곳 이상에 투자해 온 실리콘밸리 VC 다. 국내 대표 AI 기업 업스테이지의 투자사이기도 하다1. 그런 하우스가 방산 분야 첫 투자처로 에어빌리티를 골랐다. 공개된 투자 배경은 네 가지 — 국산 항공기 개발 연구진의 역량, 설립 2년 만의 비행 실증, 핵심 부품 국산화, 수출 경쟁력이다1. 기존 주주 스톤브릿지벤처스의 후속 재참여와 IBK기업은행의 신규 합류, 삼호그린인베스트먼트·매쉬업벤처스·베이스벤처스·500 Global 로 이어지는 주주 명부가 이 판단을 받친다1. 때마침 국내에서도 국방 AI 센터 개소 등 국방 스타트업 실증 생태계가 갖춰지는 흐름이다3.

The Bet

국가 항공기를 설계하던 팀은 희소하고, 그 팀이 스타트업의 속도로 움직이는 경우는 더 희소하다. 설립 2년 만의 비행 실증이 그 속도의 증거라면, 핵심 부품 국산화와 자체 제조 역량은 그 속도를 수출 가격 경쟁력으로 바꾸는 장치다. 사제파트너스의 방산 첫 베팅은 특정 기체가 아니라, 이 팀이 '드론을 잡는 드론'이라는 신생 카테고리의 양산 표준을 먼저 세운다는 가능성에 걸려 있다.

다음 12개월에 지켜볼 지표 3개

  1. AB-U10 의 연내 상용화 완주 로드맵의 첫 관문이다. 계획된 일정이 실제 납품 가능한 제품으로 바뀌는지가 이 회사의 실행력을 가장 먼저 보여준다1.
  2. 3종 요격 체제의 완성 2027년 상반기 AB-U2·AB-U4L 상용화가 예정대로 이뤄지는지다. 두 기종이 합류해야 위협 층위별 대응이라는 제품 논리가 실물로 완결된다1.
  3. 수주·매출의 첫 공개 현재까지 매출·수주 수치는 공개되지 않았다. 양산 체계가 실제 수요와 만나는 시점 — 국내 조달이든 수출이든 — 의 숫자가 다음 라운드의 밸류에이션 근거가 된다.
결국 에어빌리티는 KF-21 을 만들던 설계 역량으로 '드론을 잡는 드론'이라는 새 카테고리를 판다.
그 기체가 국경 밖 가격표를 다는 순간이, 다음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