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 반도체의 미세화는 노광 장비만의 문제가 아니다. 회로 패턴이 새겨진 마스크를 오염으로부터 지키는 펠리클이 버티지 못하면, EUV 공정의 수율도 흔들린다. 어썸레이는 이 병목을 탄소나노튜브(CNT) 멤브레인으로 풀겠다고 온 회사다1. 그리고 그 전환점에 75억원의 Series B Bridge 자금이 붙었다1.

CNT 멤브레인 → EUV 펠리클 → 안양 클린룸 생산라인 → 고객 평가·초기 공급
75억Series B Bridge · S&S인베스트먼트 등 참여1
전용 라인경기도 안양 EUV 펠리클 멤브레인 클린룸 생산라인 구축1
Deep-tech중기부 딥테크챌린지 펠리클 분야 기술개발사업 수주1

왜 펠리클이었나 — 장비보다 작은 부품이 공정을 막는다

EUV는 첨단 반도체 제조에 쓰이는 극자외선 노광 기술이다1. 이 공정에서 펠리클은 마스크를 오염물질로부터 보호하는 핵심 부품으로 설명된다1. 문제는 보호막이라는 말보다 요구 조건이 훨씬 가혹하다는 점이다. 높은 EUV 투과율과 내열성이 동시에 필요하고, 고출력 환경에서는 소재의 열·기계적 안정성이 곧 공정 신뢰도로 이어진다1.

어썸레이가 잡은 지점은 이 얇은 막이다. 회사는 CNT 기반 멤브레인과 섬유 소재를 다루는 기업으로 소개되며, EUV 펠리클용 멤브레인을 개발하고 있다1. CNT 기반 멤브레인은 얇고 가벼우면서도 열에 강한 후보로 거론된다1. 이 회사의 질문은 반도체 장비를 더 크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가장 얇은 보호막이 고출력 EUV를 견딜 수 있느냐다.

이번 라운드가 단순한 운영자금처럼 보이지 않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어썸레이는 경기도 안양에 EUV 펠리클 멤브레인 전용 클린룸 생산라인을 구축했다고 밝혔다1. 연구개발 중심 단계에서 고객 공급을 위한 사업화 단계로 전환한다는 설명도 함께 나왔다1. 기술 논문이나 파일럿 샘플의 문제가 아니라, 반복 생산과 품질관리의 문제로 넘어간다는 뜻이다.

투자자 구성도 이 해석을 보강한다. 포토마스크 및 EUV 펠리클 제조사 S&S TECH 계열의 S&S인베스트먼트가 전략적 투자자로 참여했고, 원익투자파트너스와 한화투자증권은 Co-GP 공동 운용 펀드를 통해 들어왔다1. 소재 스타트업의 라운드에 펠리클 제조 밸류체인과 금융투자자가 함께 들어온 것은, 기술 검토가 고객 공급 가능성 검토로 이동하고 있다는 신호다.

무엇이 달랐나 — 기존 펠리클 접근과 어썸레이의 접근

영역전통 방식어썸레이 방식
소재 출발점기존 펠리클 소재의 투과율·내열성 개선 경쟁CNT 기반 멤브레인을 EUV 펠리클 후보로 개발1
사업 단계연구개발 성과와 샘플 검증 중심안양 전용 클린룸 생산라인 구축 후 고객 평가 진행1
고객 접점소재 공급사가 제조사 뒤에 남는 구조펠리클 제조사 계열 전략적 투자자를 라운드에 포함1
품질관리공개 정보상 개별 프로젝트 단위 검증투자금을 생산 안정화와 품질관리 체계 고도화에 사용 예정1
확장 레이어반도체 단일 적용처 중심CNT 섬유·멤브레인의 우주항공·방산 적용 가능성까지 거론1

비교의 핵심은 소재의 이름이 아니다. CNT라는 단어만으로는 사업이 되지 않는다. 반도체 부품은 고객사 평가, 공급 안정성, 품질관리, 양산 대응이 모두 통과되어야 의미가 생긴다. 어썸레이가 투자금의 사용처로 생산 안정화, 품질관리 체계 고도화, 고객사 공급 대응을 명시한 점이 중요한 이유다1.

어썸레이가 지금 통과해야 할 세 단계

  1. 고객 평가를 끝내야 한다. 회사는 현재 고객사 평가를 진행하고 있으며, 평가 완료 후 초기 공급과 매출 발생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1. 아직 대량 매출이 공개된 단계는 아니다. 따라서 이번 라운드의 첫 번째 검증 지점은 평가 통과 여부다.
  2. 전용 생산라인을 안정화해야 한다. 안양의 EUV 펠리클 멤브레인 전용 클린룸 생산라인은 연구개발에서 공급 단계로 넘어가는 장치다1. 하지만 생산라인 구축은 출발점일 뿐이다. 반복 생산에서 같은 품질을 유지할 수 있어야 소재 회사가 부품 공급사로 인정받는다.
  3. 반도체 밖의 옵션을 증명해야 한다. 원익투자파트너스와 한화투자증권이 Co-GP로 공동 운용하는 방산펀드가 참여하면서, CNT 섬유와 멤브레인의 우주항공·방산 분야 적용 가능성도 주목받았다고 보도됐다1. 다만 해당 분야의 구체 고객, 계약, 매출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다. 옵션은 있다. 아직 숫자는 없다.
탄소나노튜브를 활용해 얇고 가벼우면서도 열에 강한 EUV 펠리클용 멤브레인을 개발한다13.— 어썸레이 공식 포지셔닝 요약

The Bet — 왜 이 투자자들은 이 병목을 샀나

The Bet

이번 베팅은 75억원이라는 금액보다 투자자 조합에 더 무게가 있다1. 포토마스크·EUV 펠리클 제조사 계열의 전략적 투자자, 반도체 소재·장비 이해도가 있는 투자자, 방산펀드가 같은 라운드에 들어왔다1. 이들이 산 것은 완성된 매출 곡선이 아니라, EUV 펠리클의 소재 병목이 고객 공급 단계로 넘어갈 가능성이다. 어썸레이가 고객 평가를 통과하면, 회사의 정체성은 CNT 연구기업에서 EUV 공정 부품 공급 후보로 바뀐다.

이 베팅에는 리스크도 선명하다. 고객사 평가 완료 시점, 초기 공급 규모, 매출 발생 시점은 공개되지 않았다1. EUV 펠리클은 요구 조건이 높고, 공정 신뢰성이 검증되지 않으면 채택되기 어렵다. 그래서 이 회사의 다음 뉴스는 기술 설명이 아니라 공급 증거여야 한다.

다음 12개월에 지켜볼 지표 3개

  1. 고객사 평가 완료 여부. 현재 평가는 진행 중이며, 완료 후 초기 공급과 매출 발생을 목표로 한다는 설명만 공개됐다1. 평가 완료 고객의 성격과 범위가 공개되면 회사의 단계가 달라진다.
  2. 안양 클린룸 라인의 생산 안정화. 투자금은 EUV 펠리클 멤브레인 생산 안정화와 품질관리 체계 고도화에 쓰일 예정이다1. 소재 회사의 평가는 샘플 성능보다 반복 생산의 편차에서 갈린다.
  3. 방산·우주항공 적용의 구체화. CNT 섬유와 멤브레인의 우주항공·방산 적용 가능성이 언급됐지만, 공개된 계약이나 공급 숫자는 없다1. 여기서 구체 고객이나 과제가 나오면 반도체 의존도를 낮추는 두 번째 축이 된다.
결국 어썸레이는 CNT라는 소재를 파는 회사가 아니라, EUV 공정의 얇은 병목을 파는 회사다.
다음은 고객 평가가 숫자로 바뀌는 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