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인암 진단은 오랫동안 영상과 조직생검, 두 도구에 기대 왔다. 둘 다 이미 자란 병변을 확인하는 방식이라 '미리'라는 단어와는 거리가 멀었다. 혈액 속 혈소판 RNA를 읽어 난소암과 자궁내막암을 동시에 조기 확인하겠다는 회사가 포항에서 나왔고, 카카오벤처스·퓨처플레이·블루포인트·KB인베스트먼트 심사역 4인이 약 60개 신청사 가운데 이 회사를 최우수로 꼽았다15.

혈소판 유래 RNA 시퀀싱 → AI 암판별 알고리즘 → 난소암·자궁내막암 동시 조기 확인 → VC 4곳 심사 무대 최우수
60 → 1 약 60개 신청사 · 본선 5개사 중 최우수 기업1
4곳 심사위원 VC · 카카오벤처스·퓨처플레이·블루포인트·KB인베스트먼트1
2종 난소암·자궁내막암 동시 판별 · 혈소판 RNA 액체생검 (회사 홈페이지)

왜 헬스케어 AI였나 — 다섯 분야 중 가장 늦게 돈이 되는 곳이 뽑혔다

본선 무대에 오른 다섯 회사는 분야가 전부 달랐다. 베이스앤파워시티는 로보틱스, 퓨처워크랩은 제조 AI, 온투원은 AI 에이전트, 뉴럴디는 우주 딥테크, 그리고 포어텔마이헬스가 헬스케어 AI였다1. 각 회사는 6분 피칭 뒤 심사위원 질의응답과 현장 피드백을 받았고, 심사 기준은 시장성 및 성장 가능성, 제품·서비스 경쟁력, 실행 역량, 확장 가능성(글로벌·협업), 사업 성과 다섯 가지였다1.

무대의 성격도 짚어둘 필요가 있다. 이번 행사는 AI Summit Seoul&Expo 2026과 연계해 열렸고, 글로벌 테크 리더와 대기업, 기업형 벤처캐피탈과 벤처캐피탈, 참관객이 한자리에 모인 자리였다1. 약 60개사가 신청했고, 코스포의 1차 심사를 거쳐 본선 5개사가 추려졌으며, 그 다섯 가운데 하나가 최우수로 뽑혔다1. 두 번 걸러진 결과라는 뜻이다. 초기 AI 스타트업이 투자자 앞에서 비즈니스 모델을 직접 검증받는 자리로 설계됐다는 주최 측 설명1을 그대로 받으면, 이 상은 '기술이 좋다'는 평가보다 '사업으로 성립한다'는 평가에 가깝다.

이 다섯 기준 가운데 '사업 성과'는 진단 스타트업에 구조적으로 불리한 항목이다. 제조 AI나 AI 에이전트는 파일럿 계약이 먼저 찍히는 분야지만, 암 진단은 임상 근거와 인허가가 매출보다 앞에 온다. 그럼에도 최우수는 헬스케어 AI로 갔고, 우수 기업은 로보틱스의 베이스앤파워시티였다1. 매출이 늦게 붙는 분야가 매출이 빨리 붙는 분야를 제쳤다는 건, 심사위원이 '지금 숫자'보다 '문제의 크기와 접근의 독자성'에 점수를 줬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세부 점수는 공개되지 않았다.

그 접근이 무엇인지는 회사 홈페이지에 정리돼 있다. 혈소판 유래 RNA(TEP RNA)의 염기서열 분석과 데이터 프로파일링 기술 위에 AI 암판별 알고리즘을 얹은 액체생검이다. 암의 조기 단계에서부터 영향을 받는 혈소판 내 RNA를 바이오마커로 쓴다는 것이 핵심 가설이고, 영상진단·조직생검이 가진 난소암 조기진단의 한계를 보완해 난소암과 자궁내막암을 동시에 조기 확인하는 것이 목표다. 검체는 혈액, 판독은 알고리즘, 대상은 두 부인암 동시. 이 세 조건이 한 문장에 들어간다. 회사는 이를 '혈소판 RNA 기반 액체생검 서비스'로 부르고, 목표를 조기암 관련 유전자 신호의 확인으로 못 박는다(회사 홈페이지). 키트를 파는 회사가 아니라 신호를 읽는 회사라는 자기 규정이다.

팀은 시퀀싱과 생명정보학 쪽으로 무겁다. 대표 안태진은 삼성전자 종합기술원에서 16년을 보낸 생명정보학 박사이고, CTO 안은용은 테크니언 공대 박사다(회사 팀 소개 기준). 설립은 2022년 5월, 본사는 경북 포항시 북구 흥해읍의 창업보육센터다(THE VC 등록 기준). 심사 기준의 '실행 역량' 항목1에서 이 구성이 어떻게 읽혔을지는 추정 영역이지만, 시퀀싱 데이터 파이프라인과 판별 알고리즘을 외주 없이 내부에서 감당할 수 있는 조합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서울이 아니라 포항의 보육센터에서 시작한 회사가 코엑스 메인스테이지에 섰다는 점도 이번 수상의 서사 중 하나다. 그 사이에는 2025년 하반기 아산나눔재단 마루 입주 스타트업 선정이 있었다1. 포항의 보육센터에서 서울의 마루로, 다시 코엑스 무대로 옮겨 온 경로는 지방 딥테크 팀이 수도권 투자 네트워크에 접속하는 전형적인 순서이기도 하다.

전통 진단 경로와 무엇이 다른가 — 검체·대상·판독·시점·데이터

회사가 설명하는 접근을 기존 부인암 진단 경로와 나란히 놓으면 차이는 다섯 줄로 정리된다. 아래 표는 회사 공개 설명과 보도 내용을 기준으로 정리했고, 임상 성능 수치는 공개된 것이 없어 표에 넣지 않았다.

영역전통 부인암 진단 경로포어텔마이헬스
검체영상 촬영 · 조직 채취(생검)혈액 · 혈소판 유래 RNA
확인 대상병변 부위별 개별 확인난소암·자궁내막암 동시
판독영상·병리 판독RNA 염기서열 프로파일링 + AI 암판별 알고리즘
시점병변이 보인 뒤조기 단계 위험 신호 확인 (회사 목표)
데이터검사마다 개별 판독으로 종결프로파일링 데이터 축적 → 알고리즘 고도화

표에서 가장 무거운 줄은 '시점'이다. 회사 미션은 "기존의 검사로는 놓칠 수 있었던 조기암의 위험 신호를 쉽고 빠르게 확인하여 치료의 골든타임을 앞당긴다"는 것이고(회사 홈페이지), 그게 되려면 혈소판 RNA가 영상보다 먼저 반응한다는 가설이 데이터로 입증돼야 한다. 그 데이터가 어디까지 와 있는지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심사위원단이 본 것은 6분 피칭 안에 있었고, 보도에 담긴 것은 결과뿐이다15.

두 번째로 무거운 줄은 '확인 대상'이다. 난소암과 자궁내막암은 서로 다른 장기의 암이고, 기존 경로에서는 각각 다른 검사로 접근한다. 회사는 이 둘을 한 번의 혈액 검체와 한 알고리즘으로 동시에 확인한다고 설명한다(회사 홈페이지). 이게 성립하면 검사 경로가 둘에서 하나로 줄어들고, 검진 기관 입장에서는 도입 명분이 두 배가 된다. 마지막 줄 '데이터'는 이 회사가 진단 키트 회사가 아니라 알고리즘 회사라는 점을 드러낸다. 판독을 사람이 아니라 알고리즘이 하므로, 검체가 쌓일수록 프로파일링 데이터가 쌓이고 알고리즘이 다시 좋아지는 구조다. 심사 기준의 '확장 가능성' 항목1이 이 줄과 맞닿아 있다.

무대까지 온 경로 — 창업 4년, 검증 세 번

이번 수상은 갑자기 나온 결과가 아니다. 2022년 5월 설립 기준으로 4년 남짓, 공개된 이력을 시간순으로 놓으면 세 단계다. 각 단계마다 다른 종류의 검증자가 있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정책금융, 액셀러레이터, 재단, 그리고 이번에는 VC다.

  1. 포항에서 시작한 시퀀싱 팀 2022년 5월 설립(THE VC 기준).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16년 경력의 생명정보학 박사와 테크니언 공대 박사 CTO 조합으로, 혈소판 RNA 염기서열 분석과 데이터 프로파일링을 기술 축으로 잡았다(회사 홈페이지).
  2. 세 번의 외부 검증 신용보증기금 창업대회 최우수상(약업신문 보도), 2024년 12월 씨엔티테크 포트폴리오 편입(회사 보도자료), 2025년 하반기 아산나눔재단 마루 입주 스타트업 선정1. 컴업 2024와 FIX 2025에도 참가해 투자사 앞에 섰다(회사 홈페이지).
  3. VC 4곳 앞 6분 2026년 8월 21일 코엑스, AI Summit Seoul&Expo 2026 연계 무대에서 약 60개 신청사 중 본선 5개사로 올라 최우수 기업 트로피를 받았다15. 부상은 컴업(COMEUP) 2026 참가 기회와 부스 무료 제공, 투자자·생태계 파트너와의 후속 투자 미팅 지원, 코스포 홍보 채널 마케팅 지원이다1.

부상의 구성을 보면 이 상이 무엇을 사 주는지 보인다. 컴업 2026 부스는 노출이고, 후속 투자 미팅은 딜 파이프라인이고, 코스포 홍보 채널은 유통이다1. 본선 5개사 공통으로는 AIS 메인스테이지 IR 피칭 기회와 AIS 스타트업 부스, 배민스타트업스퀘어 오피스 공간 패스트트랙, 투자사·산업 관계자와의 현장 네트워킹이 붙었다1. 상금이 아니라 접점을 주는 패키지다. 포항에 본사를 둔 회사에 서울 오피스 패스트트랙이 얼마나 쓰이는지도 다음 12개월에 확인할 대목이다.

"기존의 검사로는 놓칠 수 있었던 조기암의 위험 신호를 쉽고 빠르게 확인하여, 치료의 골든타임을 앞당긴다." — 포어텔마이헬스 미션, 회사 홈페이지

The Bet — 이 수상이 시장 신호인 이유

진단 스타트업을 투자자 앞에 세우는 무대는 최근 한 달 새 겹겹이 열렸다. 같은 날 서울바이오허브와 로슈진단은 진단 스타트업 스프린트 데모데이 개최를 예고했고4, 9월에는 제노헬릭스가 그 무대에서 우승했다3. 서울 바이오·디지털헬스 스타트업 6곳은 실리콘밸리에서 나흘간 투자자 검증을 받았다2. 지난달에는 메디스비가 서울경제진흥원 지원사업에 선정돼 4억원을 확보했고, 올메이드는 pre-SeriesA 투자를 유치했다1. 무대가 많아질수록 '최우수'라는 단어는 가벼워진다. 그래서 누가 심사했는지가 상 이름보다 중요해진다.

이번 심사위원단은 김기준 카카오벤처스 대표, 성윤모 퓨처플레이 수석심사역, 이인성 블루포인트 이사, 장상혁 KB인베스트먼트 이사였다1. 네 명 모두 초기 라운드를 실제로 집행하는 자리에 있는 사람들이다. 부상에 '투자자·생태계 파트너와의 후속 투자 미팅 지원'이 들어 있다는 것도1, 이 무대가 표창보다 딜 소싱에 가깝다는 뜻이다. 상의 무게는 트로피가 아니라, 다음 미팅 테이블에 누가 앉아 있느냐로 결정된다.

The Bet

VC 4곳이 6분 안에 산 것은 매출이 아니라 문제 정의다. 혈액 한 번으로 두 부인암을 동시에, 영상보다 먼저 걸러낸다는 가설이 데이터로 입증되면 영상·조직생검 앞단에 새 검사 층이 생긴다. 그 층을 혈소판 RNA라는 바이오마커로 잡겠다는 접근이 심사위원이 본 '제품·서비스 경쟁력'이고, 두 암을 한 알고리즘으로 다룬다는 것이 '확장 가능성'이다1. 반대로 임상 성능이 공개되지 않은 지금, 이 베팅은 아직 가설에 대한 베팅이다. 상은 그 가설이 투자자 4명의 검토를 한 번 통과했다는 기록이지, 가설이 맞았다는 증명은 아니다.

다음 12개월에 지켜볼 지표 3개

  1. 후속 투자 라운드 코스포가 지원하는 후속 투자 미팅1이 실제 라운드로 이어지는가. 현재까지 공개된 기관 투자 유치 금액은 없다. 심사위원 4곳 중 한 곳이라도 리드에 나서면 이 상은 소급해서 딜 소싱으로 기록된다. 2024년 12월 씨엔티테크 포트폴리오 편입(회사 보도자료) 이후 공개된 기관 라운드가 없다는 점에서, 다음 라운드의 유무 자체가 첫 번째 신호다.
  2. 임상 성능 수치 공개 민감도·특이도, 대상 코호트 규모, 논문 혹은 학회 발표. 지금은 회사 홈페이지의 기술 설명만 공개돼 있고 성능 숫자는 없다. 이 숫자가 나와야 비교표의 '시점' 줄이 가설에서 사실로 바뀐다. 두 암을 동시에 다루는 만큼, 암종별 성능이 따로 공개되는지도 봐야 한다.
  3. 컴업 2026 이후의 파트너 부상으로 받은 컴업 2026 부스1와 심사 기준의 '확장 가능성(글로벌·협업)' 항목1이 맞물린다. 병원·검진기관·해외 진단사와의 협업 발표가 있는지, 그 상대가 누구인지가 다음 티어를 가른다. 컴업 2024와 FIX 2025 참가(회사 홈페이지)가 노출에 그쳤다면, 이번 부스는 계약으로 이어져야 의미가 달라진다.
결국 포어텔마이헬스는 부인암 진단에서 '시간'을 판다. 영상이 보기 전에 혈소판이 먼저 말하게 하겠다는 것이다.
다음은 그 시간을 민감도와 특이도라는 숫자로 바꾸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