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효 원료 사업은 오랫동안 '공장'으로 읽혔다. 브랜드가 스펙을 정하고 제조사는 물량을 맞추는 구조에서, 마진은 공장 쪽에 오래 머물지 않았다. 그런데 원료 단계에 전달 기술을 심어 소재 자체를 기술 제품으로 바꾼 회사가 나왔고, 그 회사의 영업이익이 3년 만에 11억원에서 144억원으로 뛰었다1. 그 숫자를 들고 케이엠에프가 코스닥 상장을 위한 한국거래소 예비심사를 통과했다1.
왜 '발효 원료'였나 — 가장 흔한 카테고리에서 가장 가파른 레버리지가 나왔다
콤부차와 애사비(애플사이다비니거)는 건강기능식품 매대에서 가장 흔한 이름이다. 흔하다는 것은 원료 공급이 가격 경쟁으로 흐르기 쉽다는 뜻이기도 하다. 케이엠에프는 바로 이 카테고리에서 국내 정상급 생산량을 확보했다고 밝혔다1. 그런데 물량만으로는 이 회사의 손익이 설명되지 않는다. 물량 경쟁을 하는 공장의 이익률은 이렇게 생기지 않기 때문이다.
숫자를 보자. 매출은 2023년 72억원, 2024년 176억원, 2025년 258억원으로 3개년 연평균성장률 89.3%를 기록했다1.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1억원, 67억원, 144억원이다1. 매출이 약 3.6배 느는 동안 영업이익은 약 13배 늘었다. 단순 계산으로 영업이익률은 15%에서 38%, 다시 56%로 계단을 올랐다. 매출보다 이익이 훨씬 가파르게 뛰는, 전형적인 영업레버리지 곡선이다. 회사도 이 흐름을 "높은 영업레버리지 효과"로 설명한다1. 눈여겨볼 대목은 2025년이다. 매출 증가율은 전년 대비 약 47%로 그 전해의 세 자릿수 성장에서 내려왔지만, 영업이익은 두 배 넘게 늘었다. 고정비가 먼저 깔리고 그 위에 매출이 얹히는 구조라는 뜻이다. 2026년 9월 18일, 회사는 이 실적표를 든 채 예비심사 통과를 알렸다1.
레버리지의 근거로 회사가 내세우는 것은 두 겹의 기술이다. 첫 번째는 미생물 발효와 저분자화 메커니즘이다. 원료 단백질을 미세 구조로 치환해 쓴맛·이취 같은 관능적 한계를 개선하면서, 동시에 체내 생체이용률을 높이는 방식이다1. 두 번째는 표적 전달 체계, 즉 TDS다. 위산 분해 환경을 극복하기 위해 미세 코팅과 리포좀 기반 캡슐화를 접목해, 유효 물질이 체내 목적 부위까지 안정적으로 도달하도록 설계했다1. 먹기 좋게 만드는 기술과 몸에 닿게 만드는 기술을 원료 단계에서 한꺼번에 처리한다는 얘기다.
여기에 소재 기획, 커스텀 엔지니어링, 양산까지 밸류체인을 수직계열화했다1. 기획과 양산을 한 회사가 쥐면 고객 브랜드가 원하는 스펙을 원료 설계 단계에서 맞춰 줄 수 있고, 그 설계값은 외부 공장이 그대로 복제하기 어렵다. 흔한 원료를 파는 회사가 아니라, 원료에 '전달'을 얹어 파는 회사로 자리를 옮긴 것이다. 다만 어느 고객에게 얼마를 파는지, 원가 구조가 어떻게 생겼는지, 수출 비중이 얼마인지는 이번 발표에 없다. 그 검증은 증권신고서의 몫이다.
전통 발효 원료 OEM 과 무엇이 다른가 — 다섯 가지 레이어
발효 원료 제조사와 케이엠에프의 차이는 공정 하나가 아니라 레이어 전체에 걸쳐 있다. 회사가 공개한 사업 구조를 기준으로 다섯 가지 영역에서 비교하면 다음과 같다1.
| 영역 | 전통 발효 원료 OEM | 케이엠에프 |
|---|---|---|
| 사업 구조 | 브랜드가 스펙을 정하고 공장이 물량을 맞춘다 | 소재 기획 → 커스텀 엔지니어링 → 양산 수직계열화 |
| 기술 레이어 | 발효·추출 단일 공정 | 저분자화 + TDS(미세 코팅 · 리포좀 캡슐화) |
| 관능(맛 · 향) | 쓴맛·이취를 완제품 단계에서 가린다 | 원료 단백질 미세 구조 치환으로 원료 단계에서 개선 |
| 체내 전달 | 위산 분해 환경에서 유효 성분 손실 | 목적 부위까지 안정 도달하도록 설계 · 생체이용률 제고 |
| 다음 성장 동력 | 카테고리 트렌드 추종 | SCFAs + TDS 결합 비의약품 소재 'GLP-1 Pair' |
표의 왼쪽 컬럼은 물량과 단가로 경쟁한다. 오른쪽 컬럼은 같은 원료가 체내에 얼마나 도달하느냐로 경쟁한다. 두 컬럼의 가격표가 같을 수 없다는 것이 이 회사 영업이익률의 논리다. 물론 이 논리가 회계로 확인된 것은 아직 회사가 공개한 3개년 손익뿐이다1. 고객이 실제로 전달 기술에 프리미엄을 지불하는지, 아니면 생산량 우위가 만든 규모의 경제인지는 증권신고서의 매출 구성이 말해 줄 것이다.
발효에서 전달로, 전달에서 파이프라인으로 — 세 겹의 확장
케이엠에프의 성장은 세 단계가 겹쳐 있다. 각 단계는 앞 단계가 만든 것을 지렛대로 쓴다. 발효가 규모를 만들고, 규모가 전달 기술의 단가를 낮추며, 전달 기술이 다음 카테고리의 입장권이 된다.
- 발효로 스케일을 확보했다 콤부차·애사비 원료에서 국내 정상급 생산량을 확보했고, 곡물 발효물과 효소 카테고리로 제품 스펙트럼을 넓혔다1. 매출 258억원의 기반이 여기다1. 흔한 카테고리라서 시장이 크고, 시장이 커서 양산 규모가 나온다. 양산 규모가 나오면 고정비를 깔 수 있고, 그 고정비 위에서 레버리지가 작동한다.
- 전달 기술로 마진을 만들었다 저분자화로 관능과 생체이용률을 동시에 잡고, TDS로 위산 환경을 통과시킨다1. 같은 콤부차 원료라도 체내 도달률이 달라지면 가격표가 달라진다. 회사가 말하는 '기능성 식품 시장 내 기술 장벽'의 실체가 이 레이어다1.
- 파이프라인으로 다음 카테고리를 예약했다 모발 케어 조성물 관련 지식재산권을 선제 확보했고, 식욕 조절 기전의 천연 단쇄지방산(SCFAs) 상용화에 성공했다1. 이 SCFAs 와 TDS 를 결합한 비의약품 기능성 소재가 GLP-1 Pair다. 비만·대사 질환 타깃 수요를 흡수하는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육성하고 있다1. 발효 카테고리에서 검증한 전달 플랫폼을 대사 건강 카테고리로 옮기는 시도다.
세 겹이 동시에 돌아가면 나오는 것이 '커스텀 소재'다. 고객 브랜드가 원하는 기능과 관능을 원료 단계에서 설계하고, 자체 양산으로 납품한다. 대표가 "맞춤형 소재 생산 시스템"을 시장에 입증하겠다고 말한 배경이 여기 있다1.
The Bet — 왜 영업이익 144억이 티어를 바꿨나
예비심사 통과는 그 자체로 매출을 만들지 않는다. 그러나 이 회사가 코스닥 심사 테이블에 올린 것은 성장 스토리가 아니라 이미 찍힌 이익이었다. 어떤 트랙으로 심사를 받았는지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발표문이 앞세운 것은 기술 장벽과 3개년 손익 두 가지다1. 베팅의 구조는 거기서 출발한다.
질문은 하나다. 단순 계산으로 56%에 이르는 영업이익률이 발효 트렌드에서 온 것인가, 전달 기술에서 온 것인가. 전자라면 콤부차·애사비 수요가 꺾일 때 마진도 같이 꺾인다. 후자라면 TDS 는 카테고리를 바꿔 가며 같은 마진을 다시 만든다. 회사는 SCFAs 와 TDS 를 결합한 GLP-1 Pair로 후자를 증명하려 한다1. 비만·대사 질환 수요를 겨냥하되, 비의약품 소재로 접근해 의약품 인허가에 드는 시간과 비용을 우회하는 경로다1. 이 회사의 기업가치는 콤부차 공장으로 읽히느냐, TDS 플랫폼으로 읽히느냐에 달렸다. 영업이익 144억원은 전자로 읽어도 충분히 좋은 숫자고, 후자로 읽히는 순간 티어가 바뀐다1. 공모 규모, 상장 시기, 주관사, 카테고리별 매출 비중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다음 12개월에 지켜볼 지표 3개
- 증권신고서의 숫자 예비심사 통과 다음은 공모다. 공모 규모, 밸류에이션, 주관사, 카테고리별·고객별 매출 비중은 이번 발표에 없다1. 영업이익률 56%의 원가 구조와 고객 집중도가 처음 공개되는 순간이 여기다. 상위 고객 몇 곳이 매출을 얼마나 차지하는지가 마진의 지속성을 가른다.
- 콤부차·애사비 밖의 매출 곡물 발효물·효소, 모발 케어 조성물, GLP-1 Pair 가 실제 매출에 얼마나 잡히는지1. 이 비중이 커질수록 '트렌드 마진'이 아니라 '플랫폼 마진'이라는 서사가 힘을 얻는다. 특히 GLP-1 Pair 는 상용화 단계와 첫 고객이 언제 나오느냐가 관건이다.
- 신규 생산 인프라와 마진의 줄다리기 대표는 신규 생산 인프라와 글로벌 시장 진출 속도를 함께 언급했다1. 설비 투자와 해외 개척 비용이 들어가면 영업레버리지는 일시적으로 눌릴 수 있다. 성장에 돈을 쓰면서 이익률을 어디까지 지키는지가 상장 첫해의 시험이다.
그 전달이 콤부차 다음 카테고리에서도 같은 마진을 만드는지가, 다음 이야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