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 설계 공모전은 오랫동안 오프라인 행사였다. 대상지를 3D 로 만드는 데 고가 장비와 수주가 들었고, 심사가 끝나면 수천 건의 설계안은 그대로 소멸했다1. 그 공모전을 통째로 웹으로 옮기고 설계안을 3D 데이터로 남기는 플랫폼이 등장했고, 설립 2년 반 남짓한 그 회사 메타로지에 씨엔티테크가 고유계정으로 투자했다. 금액은 양사 합의로 비공개다1.

AI+3DGS 원천 엔진 → 공모전 플랫폼 '온전' → 설계안 3D 아카이브 → 디지털 트윈 · 눈바디 확장
씨엔티테크 고유계정 투자 · 금액은 양사 합의로 비공개1
1일 수주 걸리던 3D 모델링을 자체 엔진으로 줄인 완성 기간1
40~60% 기존 방식 대비 운영·제작 비용 절감 폭 · 회사 발표1

왜 '공모전'이었나 — 가장 아날로그였던 행사가 가장 좋은 데이터 입구였다

3DGS(3D Gaussian Splatting) 는 촬영된 현실 공간을 폴리곤 메시 대신 수많은 가우시안 점으로 표현해 실시간으로 렌더링하는 기법이다. 메타로지는 2024년 2월 설립과 함께 AI 와 3DGS 를 결합한 자체 파이프라인을 세웠고, 스스로를 “현실 공간을 실시간 3D 로 재구성하는 실감형 3D 콘텐츠 솔루션 기업” 으로 규정한다1. 3D 원천기술 회사가 흔히 향하는 곳은 게임이나 엔터테인먼트다. 메타로지는 공모전을 골랐다.

이유는 공모전의 구조에 있다. 공모전은 열릴 때마다 대상지를 3D 로 만들어야 하고, 참가자가 내는 결과물 자체가 3D 모델이며, 운영 주체는 공공기관과 학교다. 3D 수요가 반복되는데 공급은 고가 장비와 수주 단위 모델링에 묶여 있었다1. 온전(ON:展)은 이 병목을 3D 공간정보 API 연동으로 푼다. 전국 어디든 대상지를 즉시 3D 로 띄우고, 참가자가 제출한 3D 모델을 실제 지형 위에 자동 배치해 다면 심사부터 전시까지 한 플랫폼에서 끝낸다1. 웹 브라우저에서 이것이 돌아가려면 렌더링이 가벼워야 하는데, 회사가 기술력의 축으로 내세우는 것도 정확히 3DGS 렌더링과 경량화다1. 수주가 걸리던 작업이 1일로 줄면, 공모전은 행사가 아니라 데이터 입구가 된다.

회사가 발표한 숫자는 두 개다. 자체 엔진으로 모델링을 1일 내 완성 단계로 단축했고, 운영·제작 비용은 기존 대비 40~60% 이상 줄였다1. 제3자 검증 수치는 공개되지 않았다. 그러나 더 눈여겨볼 대목은 비용이 아니라 행사 이후다. 지금까지 1회성 행사 뒤 소멸되던 수천 건의 학생·공공 설계안을 플랫폼 안에 3D 데이터로 아카이빙해, 향후 도시계획과 정책 홍보에 재활용할 수 있게 했다1. 공모전 운영비로 들어가서 공간 데이터 자산으로 나오는 구조다. 운영 대행은 한 번 받는 돈이고, 아카이브는 쌓일수록 값이 붙는 자산이다.

이 회사에 들어온 돈의 크기는 알 수 없다. 투자는 씨엔티테크 고유계정으로 집행됐고 금액은 양사 합의로 비공개다1. 고유계정 투자란 운용 펀드가 아니라 투자사 자체 자본으로 집행하는 투자를 말한다. 회사가 금액 대신 내놓은 것은 매출이나 고객 수가 아니라 기술 검증과 확장 축이다. 투자자가 산 것이 트랙션이 아니라 엔진이라는 뜻이고, 그 엔진의 쓰임새가 공모전 하나에 그치지 않는다는 것이 이 투자의 전제다.

전통 공모전 vs 온전 — 다섯 줄로 보는 차이

영역전통 오프라인 공모전온전(ON:展) 공모전
대상지 3D 화고가 장비 · 수주 단위 모델링3D 공간정보 API 연동 · 즉시 시각화
제출물 심사오프라인 중심 전시·심사실제 지형 위 자동 배치 · 다면 심사
제작 기간수주1일 내 완성
운영·제작 비용기준선40~60% 이상 절감
행사 이후 설계안1회성 소멸3D 아카이빙 · 도시계획·정책 홍보 재활용

표의 다섯 줄 모두 출처는 회사 발표다1. 앞의 네 줄은 비용과 속도의 이야기고, 마지막 한 줄만 자산의 이야기다. 비용과 속도는 경쟁자가 따라잡을 수 있다. 더 싼 모델링 외주, 더 빠른 포토그래메트리 툴은 언제든 나온다. 그러나 특정 공모전의 설계안 수천 건이 지형 위에 배치된 채로 한 플랫폼에 쌓여 있는 상태는 따라잡는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다시 모아야 한다. 메타로지의 사업이 운영 SaaS 인지 공간 데이터 회사인지는 이 마지막 줄이 결정한다.

엔진 하나로 세 개의 문 — 메타로지의 확장 순서

  1. 원천 엔진을 먼저 세웠다 현실 공간을 실시간 3D 로 재구성하는 AI+3DGS 파이프라인이 출발점이다. 핵심 엔진 관련 특허는 1건 등록, 2건 출원을 마쳤다1. 설립 2년 반 회사로서는 의미 있는 숫자지만, 등록 1건이 어떤 범위를 보호하는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2. 공모전으로 첫 수요를 묶었다 온전은 그 엔진을 공공·학교가 반복해서 여는 공모전에 붙인 첫 제품이다. 대상지 시각화, 제출 모델 자동 배치, 다면 심사, 전시, 아카이빙까지 한 흐름으로 묶었다1. 기존에 오프라인 중심으로 돌던 행사를 웹으로 “완벽히 구현했다” 는 것이 회사의 표현이다1.
  3. 같은 엔진을 다른 몸에 넣었다 협력사 GENKS 의 수질정화 시스템에 메타로지의 3DGS-AI 융합 솔루션이 핵심 디지털 트윈 기술로 탑재됐고, 이 시스템이 CES 2026 혁신상(Honoree) 을 받았다1. 공간 다음은 사람이다. 스마트폰 촬영 한 번으로 신체 3D 아바타를 만들고 11개 부위의 체형·자세 변화를 추적·측정하는 디지털 헬스케어 솔루션 눈바디를 선보였다1. 수질정화 설비와 사람의 몸은 전혀 다른 시장이지만, 둘 다 “촬영해서 3D 로 재구성하고 변화를 추적한다” 는 같은 동사 위에 있다.
“고가의 장비와 수주가 걸리던 기존 모델링 방식을 자체 엔진을 통해 1일 내 완성 단계로 단축시켰다.” — 메타로지, 투자 유치 발표문1

The Bet — 씨엔티테크는 무엇을 샀나

투자자가 왜 샀는지는 발표문에 없다. 발표문이 보여주는 것으로 역산하면, 이 베팅은 매출 곡선이 아니라 엔진의 이식 범위에 걸린 베팅이다. 공모전, 수질정화 디지털 트윈, 신체 아바타는 서로 다른 고객에게 팔리지만 파이프라인은 하나다1. 한 엔진이 세 시장에서 작동한다는 증거를 설립 2년 반 안에 모았다는 점이, 금액을 공개하지 않은 투자의 가장 큰 공개 정보다.

The Bet

매출도 고객 수도 공개되지 않은 회사에 투자자가 고유계정을 열었다1. 산 것은 세 가지로 읽힌다. 첫째, 수주를 1일로 바꾸는 공급 속도의 격차. 둘째, 공모전이 열릴 때마다 플랫폼에 쌓이는 설계안 아카이브. 셋째, 수질정화 디지털 트윈과 신체 아바타까지 같은 엔진으로 건너간 이식성1. 공모전은 매출처가 아니라, 공공 공간 데이터가 자발적으로 모이는 입구다. 리스크도 분명하다. 공모전 시장은 공공·학생 중심이라 단가 상한이 낮고, CES 수상은 협력사 시스템의 이름으로 받은 것이며, 눈바디는 아직 선보인 단계다1. 베팅의 성패는 엔진이 공모전 밖에서 돈을 버는지에 달렸다.

다음 12개월에 지켜볼 지표 3개

  1. 아카이브의 첫 재활용 계약 수천 건의 설계안을 도시계획·정책 홍보에 재활용하겠다는 것이 회사의 핵심 주장이다1. 지자체나 공공기관이 이 아카이브를 실제로 사 가는 첫 계약이 나오는지가 “데이터 회사” 서사의 진위를 가른다. 계약이 없으면 온전은 공모전 운영 대행 SaaS 로 남는다.
  2. 눈바디의 상용 수치 11개 부위 체형·자세 측정은 기술 데모로는 충분하다1. 유료 사용자 수든 B2B 파트너 수든, 공간에서 사람으로의 확장이 숫자로 나오는 시점이 다음 라운드의 재료가 된다. 헬스케어는 공모전보다 시장이 크지만 경쟁도 훨씬 두텁다.
  3. 두 번째 디지털 트윈 레퍼런스 출원 중인 특허 2건의 등록 여부와, GENKS 외에 메타로지 엔진을 탑재한 두 번째 산업 고객이 나오는지1. 하나는 사례고 둘은 패턴이다. 패턴이 확인되면 이 회사는 공모전 플랫폼이 아니라 3DGS 엔진 라이선스 회사로 다시 평가받는다.
결국 메타로지는 1회성 행사를 영구 3D 데이터로 바꾸는 엔진을 판다.
그 엔진이 공모전 밖에서도 팔리는지가, 다음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