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장은 오랫동안 회원이 오늘 얼마나 힘을 냈는지를 잴 방법이 없었다. 국내 유료 운동시설 등록자의 71%가 한 달 안에 그만두는데, 체성분 분석기가 보여주는 것은 한 달 전과 지금의 몸 상태 차이뿐이다1. 그 공백에 앨리스프로가 기존 기구에 붙이는 애드온 모듈 HAPTREX를 들고 들어왔고, 관장들이 먼저 “근력 측정이 되네요?”라고 반응했다1. 시드와 TIPS 를 거친 이 회사가 이제 3억원 규모 프리시리즈A 를 2026년 3분기 목표로 연다1.
왜 ‘애드온’이었나 — 10억짜리 교체 대신 기구에 붙였다
스마트 피트니스라는 시도는 전에도 있었다. 문제는 방식이었다. 매장 전체를 새 장비로 바꾸려면 10억원 이상이 들고, 낯선 기구와 조작법 때문에 회원은 오히려 불편해했다1. 할부로 들여놓은 기존 장비를 처분해야 하는 것도 관장에게는 부담이었다1. 결과는 신통치 않았다. 헬스장은 여전히 회원에게 운동을 계속할 이유를 주지 못했고, 그 이유를 만들어 줄 측정 수단도 갖지 못했다. 이 구조적 단절이 오래 이어져 왔다1.
앨리스프로의 선택은 기구를 바꾸지 않는 것이었다. HAPTREX는 기존 웨이트 기구에 부착하는 애드온 모듈이다. 액추에이터로 양방향으로 힘을 전달하고, 로드셀로 힘을 직접 측정한다1. 채용한 로드셀의 오차율은 0.05% 수준이다1. 가격은 핀 머신형 단방향이 대당 200만원, 액추에이터 두 개가 들어가는 스미스머신형이 350만원으로 예상된다1. 헬스장 한 곳이 평균 30대의 부착 가능 기구를 보유하고 있으니, 관장은 매장을 갈아엎는 대신 필요한 기구부터 골라 붙일 수 있다1. 할부가 남은 장비를 처분할 필요도, 회원에게 새 조작법을 가르칠 필요도 없다. 진입 장벽을 낮춘 것은 기술이 아니라 형태였다.
흥미로운 것은 현장 반응이 회사의 예상과 달랐다는 점이다. 앨리스프로는 편리함과 안전성을 앞세워 시장에 다가갔다. 그런데 관장과 회원이 기구 앞에서 놀란 지점은 전혀 다른 곳, 바로 측정이었다1. 헬스장은 이 모듈을 붙이는 순간 처음으로 회원이 오늘 낸 힘을 숫자로 갖게 된다. 체성분 분석기가 알려주는 것은 한 달 전과 지금의 몸 상태 차이뿐이고, 매일의 운동에서 쌓이는 근력 변화는 어디에도 기록되지 않았다1. 로드셀은 그 빈칸을 세트 단위로 채운다. 회사가 팔려던 것과 시장이 산 것이 달랐다는 사실은, 이 제품의 진짜 가치가 안전 장치가 아니라 데이터에 있다는 뜻이다.
이 숫자가 왜 중요한지는 이탈률이 말해 준다. 국내 유료 운동시설 등록자의 71%가 한 달 안에 그만두고, 글로벌 기준으로도 신규 회원의 절반가량이 등록 후 6개월 안에 떠난다1. 업계는 이를 의지의 문제로 치부해 왔지만, 정작 헬스장에는 회원이 오늘 얼마나 힘을 냈고 얼마나 성장했는지 보여줄 수단이 거의 없었다1. 앨리스프로의 가설은 단순하다. 성장이 보이면 계속할 이유가 생긴다. 애드온은 그 가설을 10억원짜리 교체 없이 검증할 수 있게 만든 진입 방식이고, 이 가설이 맞는지는 아직 검증 전이다. 회사는 인증 뒤 실증(POC) 단계에서 이를 확인하겠다고 밝혔다1.
전면 교체형과 무엇이 다른가 — 5가지 비교
| 영역 | 전면 교체형 스마트 피트니스 | 앨리스프로 HAPTREX 애드온 |
|---|---|---|
| 도입 방식 | 매장 전체를 새 장비로 교체1 | 기존 웨이트 기구에 모듈 부착1 |
| 초기 비용 | 10억원 이상1 | 대당 200만~350만원, 기구 단위로 선택1 |
| 측정 데이터 | 체성분 분석기, 월 단위 몸 상태 비교1 | 로드셀 직접 측정, 오차율 0.05%, 매 세트 근력 기록1 |
| 기존 장비 처리 | 할부 중인 장비 처분 부담1 | 그대로 유지, 조작법 변화 최소화1 |
| 수익 구조 | 장비 일회성 판매 | 하드웨어 판매 후 B2B SaaS 구독 · 회원용 운동 게임 구독1 |
표의 핵심은 두 번째 행과 다섯 번째 행이다. 초기 비용을 기구 단위로 쪼갠 것은 관장의 결정 단위를 ‘매장 리뉴얼’에서 ‘기구 한 대’로 내린 것이다. 10억원은 대출과 리모델링이 따라붙는 결정이지만, 200만원은 기구 한 대의 교체 비용과 비교되는 결정이다1. 결정 단위가 작아지면 영업 사이클도 짧아진다.
다섯 번째 행은 앨리스프로가 장비 회사가 아니라 데이터 회사가 되겠다는 선언이다. 하드웨어를 팔고 끝나는 전면 교체형과 달리, 모듈이 깔린 뒤 헬스장 대상 B2B SaaS 구독과 회원용 운동 게임 구독을 얹는다1. 다만 구독의 요금 구조와 출시 시점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지금 확인 가능한 것은 하드웨어 단가와 부착 가능 기구 수뿐이다.
어떻게 돈을 버나 — 하드웨어에서 구독으로 가는 3단계
- 인증을 넘고 정식 판매로 하드웨어 시제품 개발은 끝났다. 남은 것은 KC 전기안전인증을 포함한 3종 인증이고, 목표는 2026년 11월이다1. 인증이 끝나면 실증(POC) 단계에서 정식 판매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1. 이 회사의 매출은 아직 이 관문 앞에 서 있고, 이번 라운드의 자금은 사실상 이 관문을 통과하는 데 쓰인다.
- 기구 단위로 매장에 침투 핀 머신형 200만원, 스미스머신형 350만원 모듈을 헬스장이 보유한 평균 30대 기구에 붙여 나간다1. 3년 안에 국내 상업용 헬스장 1만5천 개 중 3%, 480개 센터를 전환하는 것이 목표다1. 관장이 한 대를 붙여 보고 회원 반응을 확인한 뒤 나머지 기구로 넓히는 구조라, 첫 한 대의 경험이 곧 영업이다.
- 하드웨어 위에 구독을 얹는다 모듈이 깔린 뒤에는 헬스장 대상 B2B SaaS 구독과 회원용 운동 게임 구독으로 확장한다1. 하드웨어가 데이터를 만들고, 구독이 그 데이터를 회원 유지 도구로 바꾼다. 해외는 홍콩 파트너와 10만 달러 규모 MOU를 맺었고 아직 계약 전 단계이며, 일본·칠레·중국 바이어와 논의 중이다1.
세 단계 모두 아직 1단계 앞에 서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해 둘 필요가 있다. 시제품은 완성됐지만 인증은 진행 중이고, 정식 판매는 인증과 POC 뒤의 일이다.1 현재 POC 참여 센터 수와 초기 매출은 공개되지 않았다. 국내 특허 5건 등록·2건 추가 출원, 해외 5개국 PCT 출원은 이 타임라인이 밀려도 기술 자산이 남는다는 방어선 역할을 한다1.
The Bet — 이 라운드가 사야 할 것
이 라운드는 아직 리드 투자자가 정해지지 않았다. 앨리스프로는 경기콘텐츠진흥원 판교허브 투자유치 밸류업 패키지 지원 기업으로 IR 자료 고도화 컨설팅을 받으며 3억원을 2026년 3분기 목표로 모으는 중이다12. 앞선 검증은 있다. 2026년 5월 윤민창의투자재단이 시드를 넣었고, 이어 TIPS 최종 선정과 경기 글로벌 IP 스타기업 선정이 따라왔다1. 국내 특허 5건 등록에 2건 추가 출원, 해외 5개국 PCT 출원도 마쳤다1. 그러니 이번 라운드에 들어올 투자자가 사는 것은 기술이 아니라 전환이다. 애드온이라는 진입 방식이 관장의 지갑을 실제로 여는가, 하드웨어 매출이 SaaS 와 게임 구독으로 이어지는가, 그리고 480개 센터라는 숫자가 3년 안에 현실이 되는가1. 리스크도 같은 자리에 있다. 인증 전이고, 시제품 단계이고, 정식 판매 전이다1. 관장이 먼저 알아본 것이 편의성이 아니라 측정이었다는 현장 반응은 이 베팅의 유일한 실증 근거이자, 아직 매출로 번역되지 않은 신호다1. 3억원은 성장 자금이 아니라 인증과 POC 라는 관문을 통과하는 돈이다.
다음 12개월에 지켜볼 지표 3개
- 2026년 11월 인증 3종 완료 여부 KC 전기안전인증을 포함한 3종 인증이 목표대로 끝나야 POC 에서 정식 판매로 넘어간다1. 일정이 밀리면 라운드의 전제였던 매출 타임라인이 함께 밀린다. 하드웨어 스타트업의 첫 매출은 대개 인증 완료일에 종속된다.
- 프리시리즈A 클로징과 투자자 구성 목표 시기는 2026년 3분기였다1. 누가 리드로 들어오는지, 목표 금액 3억원을 채우는지가 시드 이후 첫 외부 밸류에이션 신호가 된다. 클로징 여부와 투자자 명단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 첫 유료 센터 수와 홍콩 MOU 의 계약 전환 3년 480개 센터 목표를 역산하면 첫 해 유료 전환 센터 수가 곧 속도계다1. 해외는 10만 달러 규모 홍콩 MOU 가 계약으로 넘어가는지, 일본·칠레·중국 논의가 실제 주문이 되는지를 본다1.
그 숫자가 회원을 붙잡는지가, 다음 이야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