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막 질환 치료의 상식은 오랫동안 "눈에 놓는 주사"였다. 습성 황반변성처럼 망막에 문제가 생기는 병은 약을 안구 가장 안쪽까지 보내야 하는데, 그 길이 주삿바늘 말고는 마땅치 않았다. 그런데 안약처럼 넣은 약물을 망막까지 도달시키겠다는 점안형 후보물질이 미국 임상 1/2a상 파트2에 들어갔고, 거기에 바이오 투자 한파 속에서 220억원이 붙었다1. 기존 투자사가 앵커를 서고 증권사까지 새로 이름을 올린 시리즈B다1.

안구 주사의 한계 → 점안형 약물전달 기술 → 美 임상 1/2a상 파트2 → IPO 포함 다음 단계
220억 시리즈B · 우리벤처파트너스 앵커, 신규 3곳 합류1
390억 누적 투자 유치액 · 2026년 9월 18일 납입 완료1
6.2글자 美 임상 1/2a상 파트1 고농도군 최대교정시력 평균 개선 · 초기 결과1

왜 '점안'이었나 — 가장 당연했던 주사가 가장 큰 병목이었다

습성 황반변성은 망막에 비정상적인 혈관이 생겨 시력이 떨어지는 질환이다1. 현재 치료에는 눈 속에 약물을 주사하는 방식이 주로 쓰인다1. 약이 없어서가 아니다. 약을 망막까지 보내는 방법이 그것뿐이었다. 안약은 눈 표면에 머물고 망막은 안구 가장 안쪽에 있다. 이 거리 하나 때문에 안과 치료의 큰 축 하나가 '시술'의 형태로 굳어져 왔고, 환자도 의료진도 그것을 기본값으로 받아들였다.

주사가 환자에게 어떤 경험인지는 긴 설명이 필요 없다. 눈에 바늘이 들어가는 치료를 받아들이는 것, 그 치료를 위해 병원에 앉아 있는 것 자체가 부담이다. 의료진에게도 이것은 처방이 아니라 시술이다. 업계는 이 불편을 알면서도 투여 경로를 바꾸지 못했다. 투여 경로가 바뀌지 않는 한 습성 황반변성 치료는 '좋은 약'의 문제가 아니라 '견딜 수 있는 치료'의 문제로 남는다. 넥스세라가 파고든 지점이 정확히 여기다.

회사는 자체 약물전달 기술을 활용해 안약처럼 넣은 약물이 망막까지 도달하도록 하는 점안형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1. 후보물질 이름은 NT-101이다1. 현재 미국 임상 1/2a상 파트2 단계에 있고, 앞선 파트1에서는 고농도 투여군의 최대교정시력이 평균 6.2글자 개선됐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1. 시력 검사표의 글자 수로 효과를 세는 지표에서, 점안만으로 개선 방향의 숫자가 나왔다는 것이 파트1의 요지다.

이 수치를 읽을 때 붙여야 할 단서가 있다. 초기 단계에서 관찰된 결과이고, 효과와 안전성은 후속 임상에서 추가로 확인해야 한다는 점이다1. 회사 스스로 그 단서를 달았다. 대신 다른 종류의 검증이 하나 더 붙었다. 지난 4월 국가신약개발사업 과제에 선정된 것이다1. 민간 자본과 정부 과제가 같은 해에 같은 후보물질을 가리킨 셈이고, 그 위에 시리즈B가 얹혔다.

주사에서 안약으로 — 표의 오른쪽 열은 아직 약속이다

비교표는 단순하다. 왼쪽은 지금 시장에서 쓰이는 방식이고, 오른쪽은 넥스세라가 임상으로 증명하려는 방식이다. 다섯 행 가운데 위의 세 행은 투여 경로가 바뀌면 자동으로 따라오는 변화이고, 아래 두 행은 아직 열리지 않은 질문이다.

영역기존 안구 주사 치료넥스세라 NT-101
투여 경로눈 속에 약물을 직접 주사1안약처럼 점안, 자체 약물전달 기술로 망막 도달1
치료의 형태의료진이 수행하는 시술점안형 제제 · 시술 없는 투여를 겨냥1
환자 경험안구 내 바늘 삽입안약을 넣는 동작
개발 단계시장에서 쓰이는 표준 치료美 임상 1/2a상 파트2 진행 중1
확인된 것임상·시장에서 검증된 효능파트1 고농도군 6.2글자 개선 · 후속 확인 필요1

왼쪽 열은 이미 시장이고 오른쪽 열은 아직 임상이다. 그 비대칭이 이 회사의 리스크이자 밸류다. 점안형이 주사에 견줄 만한 효능을 보이는 순간 표의 두 번째·세 번째 행이 시장을 움직이는 변수가 된다. 반대로 효능이 따라오지 못하면 편의성은 논외가 된다. 넥스세라의 220억은 이 비대칭이 파트2에서 어느 쪽으로 닫히는지를 보기 위한 돈이다.

220억은 어떻게 모였나 — 기존·후속·신규, 세 겹의 자본

바이오 벤처 투자가 위축된 상황에서 기존 투자사의 후속 투자와 신규 투자사 유치를 함께 이끌어냈다는 점이 이번 라운드의 핵심이다1. 투자금 납입은 9월 18일 완료됐고, 누적 투자 유치액은 390억원이 됐다1. 투자자 구성을 세 겹으로 나눠 보면 각 겹이 다른 신호를 보낸다.

  1. 기존 투자사가 앵커를 섰다 우리벤처파트너스는 넥스세라의 기존 투자사다. 그 회사가 이번 시리즈B의 앵커 투자자로 나섰다1. 파트1 결과를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본 자본이 가장 큰 자리를 잡았다는 뜻이다. 한파 속 바이오 라운드에서 앵커가 외부가 아니라 내부에서 나왔다는 것은 그 자체로 데이터다.
  2. 후속이 따라왔다 KB인베스트먼트와 한국비엠아이도 후속 투자에 참여했다1. 기존 투자사 세 곳이 돈을 더 넣은 라운드다. 후속 투자는 신규 투자보다 정보 우위가 크다. 이미 회사 안을 본 자본이 다시 들어왔다는 사실은, 파트1 수치에 붙은 단서를 알고도 내린 결정이라는 의미다.
  3. 신규가 합류했다 유안타인베스트먼트, 뮤어우즈벤처스, 미래에셋증권이 새로 들어왔다1. 박세광 대표가 IPO 를 포함한 다음 단계를 언급한 라운드에 증권사가 투자자로 이름을 올렸다는 점은 눈여겨볼 대목이다1. 이 라운드가 임상 자금인 동시에 상장 전 단계의 자본 구성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세 겹을 합치면 한 문장이 된다. 안에서 본 자본이 앵커를 서고, 밖에서 본 자본이 따라 들어왔다. 라운드 명칭은 시리즈B이지만 구성은 이미 다음 단계를 가리키고 있다.

"확보한 자금으로 미국 임상 1/2a상 파트2를 마무리하고 기업공개(IPO)를 포함한 다음 단계를 준비하겠다." — 박세광, 넥스세라 대표1

The Bet — 투자자가 산 것은 '6.2글자'가 아니라 '경로'다

The Bet

파트1의 6.2글자는 초기 결과이고, 회사도 효과와 안전성은 후속 임상에서 확인해야 한다고 못 박았다1. 그런데도 기존 투자사가 앵커를 서고 신규 세 곳이 합류했다1. 이들이 산 것은 효능 수치 하나가 아니다. 안구 주사라는 투여 경로를 점안으로 바꿀 수 있다는 약물전달 기술 자체가 베팅 대상이다. 그 기술이 파트2에서 효능과 안전성을 같이 증명하면, 넥스세라는 치료제 하나가 아니라 '망막까지 약을 보내는 방법'을 가진 회사가 된다. 반대로 파트2가 파트1을 재현하지 못하면 점안의 편의성은 논점에서 사라진다. 220억은 그 갈림길까지 가는 비용이다. 임상 무대가 처음부터 미국이고 이번 자금이 미국 임상에 투입된다는 점1도 이 베팅의 크기를 말해 준다. 국내 검증을 거쳐 해외로 가는 순서가 아니라, 가장 큰 시장에서 바로 답을 받겠다는 선택이다.

다음 12개월에 지켜볼 지표 3개

  1. 美 임상 1/2a상 파트2 결과 파트1 고농도군의 6.2글자 개선이 파트2에서도 재현되는지, 안전성 신호에 이상이 없는지가 전부다1. 박 대표가 이번 자금으로 파트2를 마무리하겠다고 했으니1, 결과 공개 시점 자체가 첫 번째 시계다.
  2. IPO 준비의 구체화 회사는 IPO 를 포함한 다음 단계를 준비하겠다고 밝혔다1. 상장 시장·일정·주관사는 공개되지 않았다. 증권사가 투자자로 들어온 라운드 뒤에 어떤 절차가 이어지는지가 두 번째 시계다.
  3. 약물전달 기술의 확장 넥스세라의 서사는 NT-101 하나가 아니라 '망막까지 보내는 기술'이다. 그 기술이 다른 후보물질이나 적응증으로 확장되는지는 아직 공개된 바 없다. 파트2 이후 파이프라인이 열리는지가 세 번째 시계다.
결국 넥스세라는 치료제가 아니라 '눈에 약을 넣는 방법'을 판다.
그 방법이 미국 임상 파트2에서 살아남는지가, 다음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