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출물이 많으면 젖어서 갈고, 마르면 달라붙어서 갈고, 그 사이에 주변 피부가 상한다. 병원에서 가장 자주 쓰이는 소모품인데도 창상피복재의 소재는 오래 그 자리에 머물러 있었다. 소재 개발부터 제조·인허가까지 직접 쥔 제주의 의료기기 회사 다스온이 자가 수분 조절형 드레싱으로 이 반복을 끊겠다고 나섰다. 거기에 중소벤처기업부가 2년·8억원의 검증을 붙였다13.

소재·제조·인허가 내재화 → 제주 초기펀드 선투자 → TIPS 2년·8억 R&D → 150여 병·의원 거쳐 중국·일본
8억 TIPS 일반트랙 R&D 자금 · 2년 · 비R&D 최대 3억원 별도1
150여 대학병원과 함께 확보한 전국 병·의원 공급망1
35억 선행 투자한 제주 초기스타트업 육성 펀드 규모 · 제주센터·MYSC 공동 운용1

왜 창상피복재였나 — 가장 자주 쓰이는 소모품이 가장 늦게 바뀐다

다스온은 의료용 실리콘과 창상피복재를 중심으로 소재 개발, 제조, 품질관리, 의료기기 인허가까지 자체 역량을 갖춘 의료기기 전문기업이다13. 흔히 소재 스타트업은 소재만 만들고, 제조는 위탁하고, 인허가는 대행사에 맡기는 식으로 쪼개져 있다. 다스온은 이 네 단계를 한 지붕 아래 두고 있다는 점에서 출발선이 다르다. 연구 자금이 들어오면 논문이 아니라 제품 등록으로 연결될 수 있는 구조다.

이번 TIPS 과제의 목표는 명확하다. 화학적 미세 기공 제어 기술을 적용한 실리콘 소재와 하이드로콜로이드(CMC) 흡수 소재를 결합해 자가 수분 조절형 창상피복재를 만드는 것이다1. 상처 치유에 적합한 습윤 환경을 유지하면서 삼출물 관리와 피부 보호 기능을 강화하고, 장시간 안정적으로 부착되는 제품을 지향한다1. 핵심은 소재가 상처 상태에 맞춰 스스로 수분을 조절해, 드레싱을 갈아야 하는 횟수 자체를 줄이는 것이다1.

교체 횟수는 사소해 보이지만 의료 현장에서는 비용이자 노동이다. 드레싱을 한 번 갈 때마다 환자는 불편을 겪고 의료진은 시간을 쓴다. 다스온은 교체 횟수를 줄여 환자 편의성과 의료진의 관리 효율을 동시에 높이겠다고 밝혔다1. 소재 성능이 곧 현장의 인건비와 환자 경험으로 번역되는 영역이다.

그래서 정부 검증이 지금 의미를 갖는다. 창상피복재는 의료기기다. 소재가 아무리 좋아도 인허가 문턱을 넘지 않으면 병원에 들어가지 못한다. 이미 인허가 역량을 갖춘 회사에 R&D 자금이 붙으면, 8억원은 실험실 예산이 아니라 등록 가능한 제품을 만드는 예산이 된다1. 중기부가 2년이라는 시간표를 함께 건 이유다.

기존 드레싱과 무엇이 다른가 — 갈아서 대응하던 것을 소재가 대신한다

창상피복재는 종류가 많지만 현장의 운용 방식은 대체로 비슷하다. 상처 상태를 보고 드레싱을 고르고, 상태가 바뀌면 갈아 끼운다. 다스온이 겨냥하는 지점은 이 '갈아서 대응하는' 관행을 소재 자체가 흡수하는 것이다1. 아래 표는 회사가 공개한 설계 목표와 보유 자산을 기존 운용 방식과 나란히 놓은 것이다.

영역기존 창상피복재 운용다스온 자가 수분 조절형
수분 관리제품별로 흡수 또는 습윤 유지 중 한쪽에 맞춰 선택미세 기공 제어 실리콘 + CMC 흡수층 결합으로 자가 조절1
삼출물 대응양이 늘면 드레싱 교체로 대응흡수 소재가 삼출물을 관리해 교체 횟수 감소 목표1
부착 지속상태 변화에 따라 재부착·재교체장시간 안정 부착과 피부 보호를 설계 목표로 명시1
개발·제조·인허가소재사·제조사·인허가 대행이 분업소재 개발부터 제조·품질관리·인허가까지 자체 역량1
유통 접점신제품마다 대리점·병원 영업을 새로 구축대학병원·전국 150여 병·의원·대리점·OEM 파트너십 기보유1

표의 오른쪽 열에서 눈여겨볼 것은 위 세 줄이 아니라 아래 두 줄이다. 소재 성능은 과제가 끝나야 검증되지만, 제조·인허가 내재화와 150여 병·의원 공급망은 이미 갖춰진 자산이다1. 이번 TIPS 는 새 소재를 실험하는 돈이 아니라, 이미 깔린 파이프에 새 제품을 흘려보내는 돈에 가깝다. 소재만 있는 회사와 파이프까지 있는 회사는 같은 8억원으로 도달하는 거리가 다르다.

8억원은 어디로 가나 — 소재에서 인허가, 인허가에서 국경까지

다스온이 공개한 계획을 순서대로 놓으면 세 단계다. 소재를 결합해 제품을 만들고, 자체 인허가 역량으로 국내에 등록하며, 기존 공급망으로 판 뒤 해외로 나간다1.

  1. 소재 결합 화학적 미세 기공 제어 기술을 적용한 실리콘 소재와 하이드로콜로이드(CMC) 흡수 소재를 하나의 드레싱으로 결합한다1. 두 소재의 조합으로 상처 상태에 따라 수분을 스스로 조절하게 만드는 것이 목표다. 습윤 환경 유지, 삼출물 관리, 피부 보호, 장시간 부착이 이 단계의 설계 목표로 명시돼 있다1.
  2. 국내 등록과 진입 다스온은 제조와 품질관리, 의료기기 인허가를 외부에 맡기지 않는다1. 개발된 제품은 자체 인허가 절차를 거쳐 대학병원과 전국 150여 개 병·의원, 유통대리점, OEM 파트너십을 통해 국내 시장에 진입한다는 계획이다1. 이 단계에서 창업사업화 명목의 비R&D 지원 최대 3억원이 함께 붙는다1.
  3. 중국·일본으로 확장 국내 진입 이후 중국과 일본 등 해외 시장으로 사업을 확대하고, 국가별 의료기기 인허가를 단계적으로 추진한다1. 해외마케팅 역시 비R&D 지원 범위에 포함된다1. 순서는 공개됐지만 국가별 일정과 첫 진출국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세 단계 중 다스온이 새로 만들어야 하는 것은 첫 번째뿐이다. 두 번째와 세 번째는 이미 회사가 해 오던 일의 연장선이다.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가 이 회사를 추천한 근거로 의료소재 개발과 의료기기 제조, 인허가 역량을 꼽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1. 새 사업을 여는 돈이 아니라, 돌아가던 공정에 새 소재를 통과시키는 돈이다.

"상처 치유에 적합한 습윤 환경을 유지하면서 삼출물 관리와 피부 보호 기능을 강화하고, 장시간 안정적으로 부착할 수 있는 제품." — 다스온, TIPS 과제 개발 목표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 발표)1

The Bet — 정부가 산 것은 소재가 아니라 '한 지붕 아래의 공정'이다

TIPS 는 민간투자주도형 기술창업지원 프로그램이다. 정부가 먼저 고르는 것이 아니라, 민간 운용사가 먼저 투자하고 추천한 회사를 정부가 검증한다1. 다스온의 경우 그 민간이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와 MYSC 였다. 두 기관이 공동 운용하는 35억원 규모 '제주 초기스타트업 육성 펀드'가 2026년 6월 먼저 투자했고, 이후 제주센터 추천으로 이번 선정이 이뤄졌다1. 이 펀드에는 제주특별자치도와 한국모태펀드, 카카오가 출자했다1.

The Bet

중기부와 제주센터가 검증하려는 것은 소재 한 가지가 아니다. 소재 개발·제조·품질관리·인허가를 모두 안에 둔 회사에 2년·8억원을 주면, 연구비가 실험실에서 멈추지 않고 등록된 제품과 150여 병·의원의 매대까지 도달하는가1. 순수 연구형 스타트업이라면 소재 이후에 제조 파트너와 인허가 대행을 새로 붙여야 하지만, 다스온은 그 구간이 이미 내부에 있다. 베팅의 본질은 '좋은 소재'가 아니라 '소재가 병원에 도착하는 시간'이다. 비R&D 최대 3억원이 창업사업화와 해외마케팅에 붙는 이유도 같다1. 연구 성과가 아니라 시장 도달을 재는 프로그램이고, 다스온은 그 잣대에 맞는 회사로 골라졌다.

다음 12개월에 지켜볼 지표 3개

  1. 시제품과 국내 인허가 진행 단계 과제는 2년이지만 첫해에 자가 수분 조절형 드레싱의 시제품이 나오는지, 그리고 자체 인허가 절차가 어느 단계까지 진행되는지가 첫 신호다1. 실리콘과 CMC 의 결합이 설계 목표대로 작동하는지는 이 시점에 드러난다.
  2. 기존 공급망의 전환 대학병원과 전국 150여 개 병·의원, 유통대리점, OEM 파트너십은 이미 있다1. 신제품이 이 공급망에 실제로 올라가는지, 몇 곳이 기존 드레싱을 바꾸는지가 두 번째 지표다. 채택 수치는 현재 공개되지 않았다.
  3. 첫 해외 인허가 국가 중국과 일본이 다음 시장으로 명시됐고, 비R&D 지원에는 해외마케팅이 포함된다1. 어느 나라의 의료기기 인허가를 먼저 신청하는지가 다스온의 해외 우선순위를 말해 줄 것이다. 국가별 일정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결국 다스온은 드레싱이 아니라 교체 횟수를 판다.
8억원이 병원 카트 위의 습관을 바꾸는지가, 다음 이야기다.